“책에서 포착한 모험적 순간.”
식물은 자기표현을 하기 위해 상대에 따라, 전하려는 내용에 따라 다양한 차원의 언어를 활용한다. 우리가 그걸 듣지 못해서 식물이 보내는 건강 진단과 구조 요청에 대응하지 않으면, 식물은 더욱 능동적으로 태세를 전환한다. 아마존 국립연구소는 열대성 나무가 허기를 표현하며 내뿜는 기화성 분자들 이 심각한 가뭄 땐 수증기를 빗방울 형태로 응결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렇듯 식물은 물을 달라는 요구를 진짜 소나기로 바꿔내기도 한다.
지구는 변환점에 서 있다.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며 위기 상황에 처했다. 만약 식물이 자기방어를 위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 생산을 10배로 늘린다면 어떻게 될까? 이를 소멸시킬 것인가? 인간은 식물 없이는 살지 못한다. 반면 식물은 인간 없이도 살 수 있다. 이는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기 이전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 온 식물 그 자체로 입증된다. 지금 식물은 우리에게 바라고 있다. 잃어버린 자율성을 돌려달라고. 식물이 가진 자연 회복 능력과 순환계로서의 역할이 절실하다. 그러므로 생태계의 균형과 조화를 복원하기 위해 무엇보다 식물의 언어와 감정에 귀 기울여야 할 때!
BEHIND THE SCENES
<식물의 은밀한 감정>(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연금술사)은 식물의 뿌리부터 지금의 인류까지, 마치 신화와도 같은 과학적 현실을 이야기한다. 벨기에 영화감독 자크 도샹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꽃의 노래>는 식물의 감정에 공감하고 교감하는 아마존 키추와 부족이 환경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초대받은 그들은 외부인이 아닌, 원주민이 직접 광활한 자연보호구역을 맡아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 있는 숲’이라고 제목 붙인 결의문을 낭독했다. “동물과 식물, 광물 세계의 감수성과 지성을 재발견해야 합니다”. 지지를 보내며, 그들이 고집스럽게 아마존에서부터 타고 온 10m 카누가 프랑스 라빌레트 운하를 가로지르는 장면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