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서 깊은 도시이자 할리스코주의 주도인 과달라하라가 슬슬 국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테킬라와 마리아치mariachi 음악의 본고장인 과달라하라Guadalajara는 멕시코의 문화적 정체성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멕시코시티와 칸쿤이 연중 내내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반면, 서쪽 연안에 있는 할리스코주Jalisco의 주도인 이곳은 여유로운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거리는 식민지 시대의 웅장한 성당과 토르타 아오가다tortas ahogada(흠뻑 젖은 샌드위치)에 칠리소스를 듬뿍 뿌려 파는 노점상, 갤러리와 브런치 레스토랑이 뒤섞여 있다. 재작년 11월에는 열한 번째 게이 게임(성소수자를 위한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을 홍콩과 공동 주최하면서 과달라하라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새롭게 이끌어내기도 했다.
넓게 뻗어 있는 이 도시는 여행자에게 탐험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첫날은 도심 서쪽에 있는 파나데리아 데 바리오Panadería de Barrio에서 아침식사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해본다. 칠라킬레스chilaquiles(살사소스에 버무린 토르티야 칩스에 치즈를 뿌린 음식) 같은 멕시코 정통 요리를 현대식으로 해석해 내놓는 카페다. 여기에서부터 소나센트로Zona Centro 역사 지구를 향해 걸으면서 아르마스 광장에서 시작하는 가로수길을 산책해보자. 고풍스러운 17세기 과달라하라 대성당을 구경한 다음 1800년대 멕시코의 독립투사 미겔 이달고Miguel Hidalgo 동상이 자리한 리베라시온 광장Plaza de la Liberación으로 이동한다. 이 역사적인 광장은 매년 6월 최고의 라틴아메리카 영화를 1주일 동안 선보이는 과달라하라 영화제가 열리는 장소 중 한 곳이다.
panaderiadebarrio.com, ficg.mx
데고야도 극장에서 신고전주의 양식의 극장 디자인을 감상하고 나면,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 중 하나로 지금은 세계문화유산이자 문화센터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카바냐스 병원Hospicio Cabañas으로 향할 것. 멕시코 화가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José Clemente Orozco가 20세기 초반에 병원 내 예배당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강렬한 벽화를 그렸다.
ofj.com.mx/teatro-degollado, museocabanas.jalisco.gob.mx
마리아치 광장에서는 마리아치 음악을 즐긴 후 비리아birria로 유명한 현지 레스토랑인 비리에리아 라스 누에베 에스키나스Birriería Las 9 Esquinas에서 배를 든든히 채워본다. 비리아는 양고기나 염소고기를 푹 익힌 매콤한 스튜로 이 도시의 별미다. 음식이 담긴 알록달록한 과달라하라 현지 그릇을 구입하고 싶다면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실내 시장인 근처의 리베르타드 시장Mercado Libertad(산 후안 데 디오스 시장Mercado San Juan de Dios으로도 불린다)으로 갈 것. 3개 층으로 이뤄진 이 시장은 수공예품부터 식재료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las9esquinas.com
할리스코주의 지방으로 가보면 다양한 당일 여행 선택지가 여행자를 기다린다. 18세기부터 이 지방에서 생산된 테킬라를 가족 경영 양조장에서 직접 맛보는 체험도 인기다. 호세 쿠에르보 익스프레스Jose Cuervo Express 기차가 과달라하라에서 출발해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인 라 로헤나La Rojena까지 손님들을 실어 나르고, 테킬라 마을과 아가베 농장도 지나간다. 여러 버스 투어는 여행객들이 길가에서 칸타리토cantarito(테킬라, 오렌지주스, 자몽주스를 섞은 칵테일)를 사 먹을 수 있게끔 잠시 정차하기도 한다.
mundocuervo.com
조금 색다른 과달라하라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도심 남쪽에 있는 틀라케파케Tlaquepaque를 추천한다. 멕시코의 푸에블로스 마히코Pueblos Mágico(풍부한 멕시코 역사를 가진 장소에 지정된 ‘마법의 도시’) 중 한 곳인 이 지역의 식민지시대 거리들은 다채로운 색깔로 넘쳐난다. 거리에는 부티크 갤러리와 상점,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노점상 그리고 마리아치 밴드가 줄지어 있고, 도자기로 유명한 틀라케파케는 과거로 낸 창문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토르타 아오가다 또는 포솔레pozole(전통 고기 수프)를 아직 못 먹었다면, 조용한 산타 테레시타Santa Teresita 구역에 있는 푸에르토 아레시페Puerto Arrecife에서 저녁식사를 즐기자. 이곳의 아구아칠레aguachile(매콤한 새우 세비체)는 최고로 손꼽힌다. 힙한 구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콜로니아 아메리카나Colonia Americana를 향해 걷다 보면 슬슬 소화가 될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과달라하라의 유흥 중심지인 차풀테펙 거리Avenida Chapultepec와 그 주변은 여행자의 주머니 사정에 맞는 즐길 거리가 즐비하다. 모든 메뉴가 23페소(한화 약 1770원)인 세르베세리아 차풀테펙Cerveceria Chapultepec 또는 아가베를 베이스로 한 정교하게 제조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고급스러운 엘 가요 알타네로El Gallo Altanero를 추천한다. 파티는 동틀 때까지 이어지지만 어떤 시간에 들르든 간식 노점상은 항상 열려 있다.
puertoarrecifemx, jardinchapultepecmx, galloaltanero.com.m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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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Q+ 나이트라이프 스폿
과달라하라 태생의 모니카 산체스는 2023년 게이 게임의 위원장을 역임했다.
gggdl2023.org
1 카바레 브이아이피CABARET VIP
멕시코에서 가장 큰 드래그 쇼로 발레단까지 무대에 오른다. 과달라하라에서 가장 화려한 볼거리로 공연이 끝날 때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장담한다.
2 바벨 클럽BABEL CLUB
이 클럽의 3개 층에서 일렉트로닉 음악과 상의 탈의한 근육질의 남성들, 1990년대와 2000년대 팝 음악과 힙스터 장르 음악을
모두 즐길 수 있으며, 테라스는 덤이다.
3 캘리포니아스 바CALIFORNIA’S BAR
역사 지구의 게이 유흥가 중심지에 있는 과달라하라 최고의 게이바 중 하나인 이곳은 카우보이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이들의 발길을 이끈다. 음악과 맥주 또한 훌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