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마니오비의 가을, 양치기들은
여름 내내 산에서 머물던 양들을 몰고
마을로 내려온다. 그리고 겨우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채비에 들어간다.”
길을 가득 메운 양 무리와 가장 앞선 세 명의 양치기가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풍경. 양치기들이 양떼를 몰면서 폴란드 남부의 연례 전통 행사인 ‘양떼 몰기’ 레디크redyk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은 도로표지판의 제한 속도 숫자가 무의미해진다. 여름이 되면 양치기들은 산으로 양을 이끌고 가 방목한다. 전기와 수도조차 없는 작은 오두막에 머물며 자연에서 얻은 자원으로 생활을 한다. 양은 널따랗게 펼쳐진 목초지에서 풀을 뜯고 자유롭게 자연을 누빈다. 그리고 10월, 양치기가 양떼와 함께 산을 내려오면 마을 사람들은 환호와 음악으로 이들을 맞이한다. 양들이 일으키는 교통체증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은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양치기들을 반갑게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