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스탄주의 공작들
거의 반평생 전 내가 처음 인도를 방문했던 때가 떠오른다. 기억은 라자스탄Rajasthan주의 중심부인 조드푸르 Jodhpur시에 위치한 조드푸르 정션Jodhpur Junction 기차 역 5번 승강장에 있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서 한 점쟁이가 자신이 웅크리고 앉아 있는 그늘로 오라고 내게 손짓했다. 나는 북서쪽으로 300km 남짓 달려 라자스탄주의 타르 사막Thar Desert 변두리에 있는 자이살메르Jaisalmer 시까지 실어다 줄 2등석 열차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루피 동전 하나를 건넨 다음, 나는 점쟁이의 주석 찻잔에서 접혀 있는 종이 한 장을 골랐다. 종이를 펼치자, 인도어와 영어로 내 운명이 적혀 있었다. “공작 한 쌍이 왕들의 땅 Land of Kings에 대해 알려줄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나는 ‘왕들의 땅’으로 알려진 라자스탄주를 방문해왔다. 그리고 그곳의 소도시와 도시들을 누비고 다니는 동안, 조드푸르 정션에서 만난 그 점쟁이는 한 시도 내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다. 매번 여정에 오를 때마다, 나는 결국 인도의 국조인 ‘공작’이 이끄는 대로 발길을 옮긴 셈이다. 인도 북서쪽에 위치한 라자스탄주에는 과거 인도 왕국의 군주 ‘마하라자’들이 무모하게 만들어낸 기막히게 멋진 궁전들이 있다.
그 후 수 년 동안, 나는 라자스탄주 북서부의 비카네르Bikaner시로 갔다가 다시 조드푸르 정션5번 승강장에서 기차를 타고 자이살메르Jaisalmer 시로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한번 조드푸르의 뒷골목에 있는 어느 창고에 이르렀다. 문이 열리고, 나는 마치 알라딘의 동굴 같은, 전리품으로 가득한 어마어마한 곳을 발견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이전보다 더 놀라운 물건들이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내내 감탄사를 터뜨리며 상점 안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그러다가 홀연히 눈에 띈 것이 있었다. 손잡이 부분이 길고 자루를 금상감한 공작 모양을 본떠 만든 아름다운 단검 두 자루가 보였다. 공작을 찾아 나선 길고 긴 나의 여정이 이제야 끝나는구나 싶었다. 여러 차례 흥정한 끝에 가격이 정해졌고 나는 단검을 챙겨 자리를 떴다. 그곳에서 나와 정처 없이 다시 조드푸르 정션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그 점쟁이의 예언이 결국 현실이 됐다는 것에 감사했다. 한 쌍의 공작을 찾아다니던 수십 년 동안, 나는 이 ‘왕들의 땅’에서 여러 다양한 보물을 발견했다.
디테일에서 발견하는 진짜 콜카타
인도 북동쪽 해안의 서벵골West Bengal주에 자리 잡고 있는 콜카타시는 18세기부터 1911년까지, 다시 말해 과거 영국령 인도 제국 정권이 인도 북부의 뉴델리시로 이동하기 전까지 인도의 수도였다. 영국인들이 떠나자마자, 진짜 캘커타가 사람들 사이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영국 통치 시절의 오래된 건물들은 이 여정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놓치지 말고 들어가보자. 그러면 콜카타의 진짜 모습, 즉 영국인들이 존재하지 않던 것처럼 가장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콜카타 중심부에 자리한 보바자Bowbazar 곳곳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작은 보석상에서는 그들의 공방에서 공들여 만든 예물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콜카타의 유서 깊은 서적 시장, 칼리지스트리트College Street에서는 셀 수 없을 만큼 수차례 재활용되고 있는 교과서가 kg 단위로 무게를 달아 팔려나가고 있다. 근처 유명한 카페 ‘인디안 커피 하우스Indian Coffee House’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시인, 지식인, 문학가들이 150여 년 동안 과거의 학자들이 이 자리에서 그래왔듯이 오늘날의 뜨거운 사안들을 논의하고 있다. 인도인들에게 이 도시는 지적인 엘리트 계층이 배출한 마더 테레사를 포함한 다섯 명의 노벨상 수상자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콜카타 출신의 열혈 청년, 이프테 아산Ifte Ahsan의 투어 서비스를 이용해 콜카타 구석구석까지 돌아다니며 인도의 실체를 파악한다. 몇 년 전 가이드 업체인 캘커타 웍스Calcutta Walks를 설립해 운영 중인 아산은 누구보다도 콜카타를 속속들이 잘 아는 전문가다. 벌써부터 북적거리기 시작하는 거리를 함께 거닐던 아산은 말한다. “당신은 이곳 콜카타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고, 느껴야 해요. 절대 이곳을 이해하려 들지 마세요. 결코 이해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말한 뒤 나를 이끌고 혼잡한 보도를 따라 내려간다. 음식 가판대들과 기름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큰 냄비들 사이를 능숙하게 헤쳐나간다. 웅장한 규모의 외관이 눈길을 끄는 영국 통치 시절의 건축물인 데드 레터 오피스Dead Letter Office를 지나간다. 이내 웅장했던 콜카타의 중심가, 초우링기로드Chowringhee Road로 방향을 틀더니 그 자리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저걸 봐요.” 그는 어느 벽에 박혀 있는 대리석 명판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그 명판에 적힌 글을 큰 소리로 읽는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식량 수입업자 페데리코 펠리티 Federico Peliti.” 아산은 자신의 아이패드를 꺼내더니 차분해 보이는 갈색 톤의 이미지를 띄워 보여준다. 남자 하인들이 문 바깥에 차렷 자세로 서 있는 시뇨르 펠리티Signor Peliti의 전설적인 상점이 큼지막하게 보인다. 상점 맨 위로 왕족의 문장이 불룩 튀어나와 있다. 아산은 사진에서 어느 세부 양식 하나에 엄지 손가락을 갖다 댄다. 문 오른쪽에 있는 동글납작한 타원형 대리석 판암이다. “저기 벽에 붙어 있는 명판과 같은 거예요. 남은 건 그게 다죠.” “조금 서글프지 않아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 “전혀요. 아시다시피, 콜카타는 지나간 역사가 아니니까요.”
- 타히르샤 TAHIR SHAH
히말라야의 행복한 캠퍼
우리는 지금 히말라야 서부에 있는 해발 3000m의 산등 성이에 서 있다. 눈 덮인 바위투성이의 험준한 산령이 마치 작은 왕관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우리 일행은 인도 북부 히마 찰프라데시Himachal Pradesh주에 위치한 히말라야의 피르 판잘산맥the Pir Panjal Range에서 9일간의 일정으로 오지 도보 여행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뇌우가 내리치기 전에 야 영장에 확실하게 진을 칠 수 있도록 일정을 짰다. 떠나갈 듯 요란한 천둥 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융단처럼 깔려 있는 풀과 계속해서 야생화를 우적우적 씹고 있는 조랑 말 무리만이 차분해 보인다. 두 시간쯤 흘렀을까. 폭풍이 약해지고, 또다시 우리 눈앞에는 아주 멋진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왼쪽으로 는 다울라다르Dhaola Dhar산맥이, 오른쪽으로는 피르판잘 산맥의 거대한 봉우리들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인더스강의 지류인 베아스강the Beas River이 흐르고 있다. 가랑눈 이 새로 흩뿌려진 설원과 빙하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 산꼭대기가 보여주는 웅장함은 결코 질리지 않는다. 며칠 후에 해발 3500m에 자리한 차클라니Chaklani 야영장의 눈밭에서 어린아이들이 엉덩이 썰매를 탄다. 소나무, 오크나무, 마로니에 나 무가 빼곡히 들어찬 숲의 고요함을 만끽한다.
어느 날 밤, 우리는 두 개의 산 개울과 향긋한 보랏빛 진달랫과 식물이 지천에 활짝 핀 산비탈 사이에 있는 도라날라Dohra Nala 야영장에서 캠핑을 한다. 쿨루 계곡의 아름다 운 풍광을 볼 수 있는 마티코차르 마을Matikochhar village 근처에서, 독수리들이 대기를 뚫고 날아오른다. 녀석들은 인접한 카이스 야생동물보호구역Kais Wildlife Sanctuary에 서식 하는 먹잇감의 위치를 파악한 게 틀림없다. 차클라니 야영장에서 보낸 마지막 날 저녁에, 골짜기 에서 벗어난 태양의 그늘이 산봉우리 꼭대기 언저리를 분홍 과 노란빛으로 물들인다. 나는 성인들, 힌두교의 은둔 성자들, 힌두교의 지도자(구루)들이 왜 이곳을 영혼의 안식처로 삼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에너지가 샘솟는 이곳을 찾는 모두가 기운을 되찾는다. 큰까마귀들의 울음소리가 희미해지고, 어둠이 내려앉는다. 우리는 태양광 램프 하나로만 빛을 밝힌 식사용 천막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곳 히말라야산맥에 걸터앉아, 우리 모두는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 소박한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 닐루퍼 벤카트라만NILOUFER VENKATRAMAN
오디샤에서 올리는 기도
최근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도 공예품 원산지를 찾아갈 계획을 세웠다. 오디샤주에서는 파타치트라pattachitra 화가들이 캔 버스 하나를 펼쳐놓고 수개월 동안 세밀하게 그림을 채워 나간다. 파타치트라는 인도 동부 서벵골주의 메디니푸르 Medinipur 지방에서 제작되는 두루마리 그림으로 ‘옷감 위에 그려진 그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오디샤주에서는 무희 들이 한평생을 바쳐 오디시Odissi를 배운다. 오디시는 인도의 공연예술에 관한 고대 산스크리트어Sanskrit 문헌인 <나티아 샤스트라Natya Shastra>에 언급돼 있을 정도로 오래도록 이어져온 춤의 한 형태다.
나의 첫 번째 방문지는 오디샤주의 주도 부바네스와르Bhubaneshwar에서 자동차로 남쪽으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예술가 마을 라구라즈푸르Raghurajpur다. 150 가구 거의 모든 사람이 천 캔버스에 파타치트라 그림을 그리는 일이나 야자나무 잎으로 만든 캔버스에 탈라 파타치트라 판화를 제작하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 집집마다 붙어 있는 바깥쪽 작은방을 스튜디오로 꾸며, 방문객들이 그곳에서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나 전시 중인 작업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내가 마구니 모하파트라Maguni Mohapatra의 집에 들어갔을 때, 그는 가는 붓으로 춤추는 인물을 그리고 있었다. 그의 아들이 나에게 여러 장의 그림을 보여준다. 흑백 그림도 있고 파스텔 색깔로 가득 찬 그림도 있다. 장식 모티프는 종교적 색채가 짙다. 마을의 저편 끝에서, 청년 아브히마뉴 바리키Abhimanyu Bariki의 집으로 들어서니 바리키는 쌓여 있는 두루마리 그림 더미 쪽으로 가서는 그의 할아버지가 그린 난해하고도 아름다운 그림 한 점을 빼낸다. 적어도 80년은 됐을 그림을 받아 들었다. 나는 궁금했다. 적어도 수개월은 걸려서 그린 그림 한 점이 고작 600달러에 팔리는 데도 불구하고, 그는 왜 여전히 아버지와 할아버지처럼 이 예술 작업에 평생을 바치고 있는 것인지. “우리는 신들을 위해 이 작업을 해요.” 그는 힌두어로 말한다. “자간나트 신 Lord Jagannath을 위해서 하죠. 우리가 이런 기술을 계속 갈 고닦지 않는다면, 누가 신을 숭배하겠어요?” 자간나트 신은 라구라즈푸르에서 남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해변 도시 푸리Puri의 자간나트 힌두교 사원Shree Jagannath Temple을 관장하는 신이다. 1100년경에 지어진 이 사암 사원은 고대 힌두교 사원으로 힌두교도가 대표적으로 찾는 순례지다. 그리고 이 같은 사원의 무도장에서, 오디시라는 전통 춤이 탄생 했다. 오디시의 기원은 신을 섬기는 어린 소녀들로 알려진 데바다시devadasi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무희들은 부바네스와르의 구시가에 있는 빈두사가르 탱크Bindusagar Tank를 배경으로 짧은 공연을 펼친다. 그녀들의 머리에는 솜씨 좋게 만든 필리그리filigree장신구가 얹혀 있다. 비슷한 세선세공 장신구를 찾고 싶은 나는, 다음 날 오디샤주의 고대 수도인 쿠타크Cuttack의 니라카르 다스 Nirakar Das 공방을 찾았다. 다스의 가족은 이곳 쿠타크에 서 타라카시tarakasi로 알려진 세선세공 작업을 수세대에 걸쳐 해오고 있다. 파타치트라와 오디시처럼, 은선 세공 기법도 신들을 숭배하려는 갈망에서 탄생했다. 장신구를 보면서 신의 이름으로 기술 하나를 완벽히 연마하는 데 평생을 바치는 바리키와 다스 같은 예술가들의 존재를 떠올리게 됐다.
- 네하 다라 NEHA DARA
매혹적인 향신료의 땅 케랄라
케랄라주에서 코끼리 똥과 잭프루트가 익어가는 냄새가 진동하는 1만 2000m2 규모의 향신료 농원을 돌아다니는 동안 이곳 사람들의 삶에서 후추는 마치 종교만큼이나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다. 과거 무역상들도 4000년 이상에 걸쳐 금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온 향신료를 따라 이곳으로 찾아들었다. “로마제국 시절부터, 사람들은 검은 후추를 찾아 이곳으로 왔어요.” 애틀랜타에서 주로 활동하는 요리사 아샤 고메즈Asha Gomez는 말한다. 그녀는 케랄라주의 주도 티루바난타푸람Thiruvananthapuram에서 태어났지만, 10대 시절 미국으로 이주 했다. 이번 여행이 그녀에게는 고향의 음식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도에 처음 방문하는 나는, 인도 서부를 종단하는 서고츠Western Ghats산맥을 온통 뒤덮고 있는 차 밭과 향신료 농장을 직접 보고 싶었다. 여행은 결국 농장에 서 시작해 식탁에서 끝나는 ‘팜 투 테이블 트립farm-to-table trip’으로 마무리된다. 식사하기 좋은 최고의 장소들을 잘 알 고 있는 포토저널리스트 마노즈 바수데반Manoj Vasudevan 이 우리의 여행 가이드 역할을 했다. 하루 종일 산을 따라 여행을 하러 떠나기 전날 밤, 바수 데반은 우리가 도착한 항구도시 코치Kochi에서 인도 남부 지역의 바삭바삭한 크레페 ‘도사’를 먹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우리는 코치에 지점이 여러 군데 있는 ‘도사’ 전문점 파이 브라더스Pai Brothers로 우르르 몰려갔다. 그곳에 서는 무려 175가지의 ‘도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날, 우리는 거의 5시간 가까이 밴을 타고 느긋하게 산을 넘어 코치를 지나 향신료와 차가 자라는 카르다몸 구릉Cardamom Hills까지 올라갔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니 작은 향신료 농원들이 ‘직접 따서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의 길가 사과 과수원처럼 불쑥불쑥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리의 첫 번째 방문지는 인도 남부의 최대 차 생산지인 문나르Munnar 북동쪽에 위치한 브라이어 차 방갈로들 Briar Tea Bungalows이다. 1925년, 영국인들은 산꼭대기에 탈라야르 방갈로Talayar bungalow를 지었다. 지금은 그 방갈로가 1000만 m2 규모의 숙소이자 차 교육 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방갈로에 포함된 기다란 대지에서는 마치 교외의 관목 숲처럼 깔끔하게 다듬어진 차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차나무를 감상하는 우리에게 바수데반이 말한다. “영국인들이 이곳에서 벌인 일 대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정말 많지만, 차는 얘기가 다르죠. 수억 명 넘는 사람들 가운 데 아침에 찻주전자에 물을 올리지 않는 집은 한 군데도 없 다는 게 상상이 되나요?” 이곳에서는 26달러 정도를 내면, 관광객들도 아침에 본인들이 직접 찻잎을 따서, 그것을 건조시켜 오후에 차로 마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밴에 올라 남쪽으로 9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테카디Thekkady로 간다. 그곳 향신료 마을에 있는 방갈로들은 페리야르 야생동물 보호구역Periyar Wildlife Sanctuary 외곽에 자리한 친환경 호텔인 셈이다. 여기서는 카르다몸과 검은 후추로 만든 거품 커피를 금속 텀블러에 담아 내준다. 이 지역 어디에서나 후추는 여전히 법정 화폐로 통용되고 있다. 소수의 부유한 지주들이 방대한 토지를 관리 감독하고 있지만, 모든 마을과 소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어음이 만기 되거나 목돈이 들어가는 결혼식이 예정돼 있을 경우 작은 후추를 재배해 몇 kg씩 내다 팔기도 한다. 이 곳 고지대에서는 최상의 후추가 재배되는데, 푸른 열매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그늘에 둔다. “사람들은 바로 이 후추 때문 에 수많은 전쟁을 벌여왔죠.” 그는 자신이 수확한 후추로 연 간 7000 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 나는 농장 한 켠에 자리 잡은 작은 가게를 우연히 발견했다. 그곳에서 여태껏 봐온 중 알이 가장 토실토실한 말 린 검은 후추 열매 한 봉지를 구매했다. 나는 조심스레 봉지를 열어본다. 열린 틈으로 확 풍기는 냄새를 맡으니 옅은 베르가 못 향기와 함께 짙은 삼나무 향기 훅 코로 들어온다. 나는 열매 하나를 꺼내 깨물어본다. 이 사이에서 톡 터진 후추 덕분에 혀 깊숙한 곳이 아려온다. 과일 향이 강하고, 개성이 넘친다.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두 봉지를 더 구매한다. 문 밖으로 나서는데 등 뒤에서 점원이 나를 부른다. “화끈한 하루 되세요"
- 킴 세버슨 KIM SEVERSON
INSIDER: 인도
숙소
오베로이 라즈빌라스 Oberoi Rajvilas
곳곳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스파가 자리한 이 고급 리조트는 자이푸르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다. oberoihotels.com
맛집
큐피스Kewpie’s
콜카타시 엘린Elgin2가에 있는 전통 가정집에서 한 끼 식사를 사전 예약해두자. 가족 사진으로 꾸민 식당에 앉아 진짜 벵갈 가정식을 즐길 수 있다. bengalcuisine.in /kewpie’s_kitc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