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너머의 무한한 세상을 담다.”
별이 빛나는 밤에
한반도는 동부 등줄기가 산맥 지역인데, 아메리카 대륙은 서쪽에 남북으로 산맥이 길게 뻗어 있다. 땅이 넓은 만큼 산맥의 규모도 놀랍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안데스산맥은 길이가 7000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산맥이다. 그 다음이 4500km에 이르는 북아메리카 대륙의 로키산맥. 캐나다를 지나는 구간을 ‘캐나디언 로키’라고 부르는데, 빙하를 이고 선 해발 3000m가 넘는 산과 그 사이사이 보석처럼 박혀 있는 호수가 아름다워 전 세계에서 여행자들이 몰려든다. 에메랄드빛을 띤 호수, 달리 보석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석회질을 함유한 빙하가 녹으면서 호수에 흘러드는데, 이것이 햇빛을 받아 이런 오묘한 색을 낸다고 한다. 주로 캐나다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캘거리에서 출발하는데, 광활한 대지 너머 저 멀리 펼쳐진 산이 점점 가까워 오는 압도감은 경이롭기 그지없다.
캐나디언 로키의 백미는 밴프Banff와 재스퍼Jasper를 이어주는 약 300km 거리의 길을 달려보는 것. 깎아지른 산봉우리가 끝없이 이어지고, 어느 샛길로 들어가도 아름다운 호수가 맞이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경치 좋은 10대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캐나디언 로키의 위용과 경사를 보면 감히 산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등산로보다는 산책로에 가까운 트레일 코스가 수백 개 존재한다. 그 길을 모두 이으면 1만km가 넘을 정도. 대자연을 이루는 이곳은 다양한 야생동물이 공존하므로 곰이나 엘크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자나 깨나 곰 조심!
※ 천체사진가 권오철은 나사NASA의 ‘오늘의 천문학 사진Astronomy Picture of the Day’에 선정된 최초의 한국인이다. 캐나다 옐로나이프의 오로라와 독도의 별 궤적 사진 등으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도 그 이름을 알렸다. 여덟 번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