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이 외딴섬에서는 요가와 귀여운 조랑말을 결합한 에퀸 요가와 스파 사파리를 통해 고대의 전통과 현대적인 럭셔리가 만난다.

바라보기
초목이 무성한 숨바섬은 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서남태평양 제도 등을 아우르는 오스트랄라시아를 생물지리적으로 나누는 월리스 선Wallace Line을 가로지른다. 인도네시아 군도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하며, 발리에서 동쪽으로 몇 개의 섬을 건너면 닿을 수 있다. 참고로 군도 전체의 길이는 약 5150km이다. 숨바섬에서 호주 서부의 브룸Broome까지의 거리와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숨바섬까지의 거리는 비슷할 정도로 가깝다. 두 개의 주요 도로가 교차하고, 구릉이 많고, 거의 개발이 안 된
날것의 섬은 그 크기가 싱가포르의 15배에 달한다. 숨바섬에서의 삶은 외딴곳에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들게 한다. 초가집 마을을 거대한 돌무덤이 둘러싸고 있으며 대부분의 현지인이 조상 숭배에 뿌리를 둔 전통적인 토착 마라푸Marapu 신앙을 고수한다. 토착어가 인도네시아어보다 더 널리 사용되고, 중요한 행사에서는 여전히 동물을 제물로 바쳐 기념한다. 특히 해마다 2월이나 3월에 열리는 파솔라 축제Pasola Festival에서는 말을 타고 창을 던지는 대회가 열린다.
섬의 가장자리를 험준한 화산 절벽과 금빛 해변이 둘러싸고 있으며 어느 외딴곳에는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하얗게 부서진다. 이캇으로 염색한 정교한 직물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인파로 북적이는 관광지가 아니라서 여전히 신선하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자연에 몰입하기
니히 숨바Nihi Sumba 리조트는 오랫동안 섬의 야생 환경에 의지해 험준하고 외딴 자연 속에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리조트는 샌들우드 조랑말과 마구간으로도 유명한데, 이 귀여운 말은 수백 년 동안 숨바와 공존하는 삶의 일부였고 지금도 여전히 전통적인 의식에 이용된다. 이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말에게 먹이를 주거나 빗질을 해주는 등 말을 이용한 에퀸 테라피equine therapy를 경험해보거나, 말에 올라탄 채로 요가 호흡법을 배워보거나, 조랑말을 타고 니히와투 해변으로 이동해 청록색 얕은 물가에서 수영을 하며 몸을 회복할 수 있다. 니히와투 해변 곳곳에는 특이한 암석이 흩어져 있고 흰 모래사장도 펼쳐진다.
자연과 웰빙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많다. 물을 기반으로 하는 명상이나 수중 운동은 물론, 자연 속에서 마사지와 아로마 테라피 등 서비스를 받는 ‘스파 사파리’로 야생에 몰입해볼 수도 있다. 반나절이나 하루 코스 중 고르면 되는데 정글을 통과하는 여정으로 시작해 원하는 만큼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사륜구동 차량, 산악자전거, 도보, 승마 등으로 약 6km를 이동하게 된다.
니히에서 동쪽으로 약 6km 떨어진 고요한 해안가로 가면 신성한 샘과 바다와 맞닿은 인피니티 풀이 있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들리는 절벽 위에는 스파 오두막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숨바 세븐 디톡스 해독 오일로 숨바식 두피 마사지 등 트리트먼트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영국의 약리학자 사이먼 잭슨Simon Jackson 박사가 니히를 위해 개발한 이 오일은 치유 효과가 있는 7가지 웰니스 식물로 만들었다. 베텔넛, 계피, 고수 씨앗, 갈랑가(생강과 뿌리채소), 생강, 망고스틴 껍질, 강황을 혼합해 매콤달콤 매혹적인 향이 난다.

머무르기
니히 숨바의 ‘에지 오브 윌더니스’, 즉 황무지의 끝이라는 이 이름은 이곳에 마침내 도착한 손님을 맞이하는 적절한 표지판이다. 사륜구동 차로 공항에서 섬을 가로질러 니히까지 오는 여정 때문이다. 전용 풀장이 딸린 28개의 주택형 숙소는 모두 숨바의 전통 가옥에서 영감을 받아 지었다. 초가지붕은 뾰족한 모양이고 내부는 현지 직물로 장식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 직조 수업이나 호흡법 수련 등의 시간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자체 서핑 해변 오시스 레프트Occy’s Left는 하루에 12명의 서퍼만 이용할 수 있는 전설적인 장소다. 서핑 후에는 보트하우스 바에서 해피아워 음료와 카나페를 즐기며 붉은 히비스커스 빛깔로 물든 인도양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을 감상한다. 바다 석양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편안한 레스토랑이 두 곳 있는데, 이곳에서는 천천히 익힌 인도네시아식 매운 소고기 스튜인 렌당을 비롯한 전통 인도네시아 요리와 비교적 단순한 메뉴를 선보인다. 대부분 재료를 리조트 내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뿌리부터 잎까지 다 쓰는 편이다. 파파야 줄기를 칵테일용 빨대로 활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

여행 방법 발리에서 비행기를 타면 숨바섬의 탐볼라카공항까지 90분쯤 걸린다. 공항에서 아프리카식 사파리용 차량을 타고 2시간 동안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리조트까지 이동한다. 니히의 주택형 숙소는 2~6인이 쓸 수 있고 하루 세 끼 식사(알코올 음료 제외)가 포함된다. 1박에 약 270만원부터.
nihi.com, indonesia.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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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의 자연과 나를 잇기
1 서핑에서 고요함을 찾는다
오시스 레프트에서 서쪽으로 약 5km 떨어진 곳에 있는 판타이 비치Pantai Beach는 오른쪽으로 긴 파도가 부서져 서핑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다.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서핑하기 좋은 파도 포인트가 나온다. 서프보드는 직접 가져와도 되고 판타이 비치의 숨바 서핑스쿨에서 빌릴 수 있다. 3월부터 11월까지가 서핑하기 좋은 시기다.
sumba-surfschool.com
2 폭포를 감상한다
숨바 동부에서 가장 큰 와인가푸Waingapu 마을에서 북서쪽으로 차를 타고 2시간(약 60km) 정도 이동한 다음 20분쯤 걷다 보면 에어 테르준 탕게두Air Terjun Tanggedu 폭포가 나온다. 숨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로 알려진 이곳은 계단식으로 되어 있으며 청록색 웅덩이까지는 노를 저어 갈 수 있다. 니히에서 좀 더 가까운 곳(차로 약 90분 이동)에는 아름다운 라포푸Lapopu 폭포가 있는데 차에서 내려 10분가량 걷다 보면 모습을 드러낸다. 차를 렌트하거나 익스플로러 숨바 같은 현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할 것.
exploresumba.com
3 산책로를 걷는다
바위 절벽을 따라 토착 식물로 가득한 숲을 지나고 언덕에 자리한 전통적인 마을로 이어지는 산책로 망이 숨바섬을 가로지른다. 험난한 이 길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가이드와 동행하는 편이 좋다.
sumbaislandtour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