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전적인 이탈리아 소도시의 매력이 비단 아름다운 풍광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이곳을 방문한다면, 나폴리만 지역 특유의 풍미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의 음식을 반드시 맛봐야 한다.

찾아가기
베수비오산Mount Vesuvius과 나폴리만Bay of Naples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끝에 위치한 소렌토Sorrento는 그 지리적인 특이점만으로도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곳이다. 좁은 골목길과 중세 건축물이 들어선 역사적인 구시가지는 소렌토의 매력을 한층 더해주며, 마치 미로 같은 거리에 숨겨진 호텔과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들이 곳곳에서 여행자를 맞이한다.
로마 황제들이 이곳을 휴양지로 즐겨 찾은 지 오래되지 않아 이 소도시는 귀족들의 그랜드 투어Grand Tour의 경유지로 자리 잡았고, 19세기에는 바이런과 키츠, 괴테, 디킨스, 니체 등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이나 작가들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그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지금도 소렌토를 찾은 여행자들은 광장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거나, 항구와 근처 절벽 기슭에 있는 해변 클럽에서 쉬거나, 이탈리아의 진정한 자랑거리인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와 젤라토, 현지 포도주를 맘껏 먹고 마시며 나른한 오후 한때를 보낸다. 
폼페이, 카프리, 아말피 해안을 탐험하기 위한 거점으로도 무척 훌륭하지만 이곳에 머물 다른 이유도 충분하다. 귀족의 별장에 자리한 코레알레 박물관Museo Correale부터 시내를 벗어나면서 펼쳐지는 해안가 산책로와 한적한 해변, 그리고 언제나 향긋한 레몬 과수원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소렌토만의 매력으로 가득하다.

경험하기
이탈리아는 요리와 전통에 있어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나라로,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만 해도 거의 400곳에 이르며, 기존 관습에 도전하거나 유쾌한 변화를 가미한 요리로 자신들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실험정신이 뛰어난 창의적인 셰프들도 넘쳐난다. 테라차 보스퀘트Terrazza Bosquet의 총괄 셰프인 안토니노 몬테푸스코Antonino Montefusco도 그런 셰프 가운데 한 명이다. 소렌토 태생인 그는 이 지역의 요리 유산을 활용하여 현지 식재료, 특히 이 레스토랑의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사용한다. 여기에 유럽 최고의 몇몇 주방에서 받은 훈련은 그에게 이러한 창의력을 발휘할 발판이 되고 있다. 나폴리만 건너편에서 불빛이 반짝이는 순간, 호화로운 배경과 탁 트인 전경은 까다로우면서도 자칫 지나치게 격식을 차린 식사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로는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메뉴는 진지한 동시에 위트 넘치고, 서비스는 세심하고 따뜻하며, 손님이 필요한 순간에만 자연스럽게 직원들이 나타나는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
몬테푸스코 셰프가 텃밭에서 직접 기른 식재료와 지역 생산자들에게서 들여온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데, 손님들은 네 가지 테이스팅 메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병아리콩과 완두콩 수프를 곁들인 꼴뚜기 요리나 치커리 샐러드와 안초비를 곁들인 붉은 숭어 요리처럼 섬세한 스타터들은 먹는 이들의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킨다. 훈제 감자, 차이브, 캐비아와 함께 제공하는 파스타 역시 접시 위에 오렌지색, 보라색, 초록색, 흰색을 흩뿌려 색감과 맛이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소렌토의 유명한 레몬 농장에 바치는 오마주인 레몬 소르베lemon sorbet다. 손님 앞에서 직접 액체 질소를 사용해 만드는데, 화려한 준비 과정이 거의 마무리될 즈음 뿌연 연기가 테이블을 가득 채우는 장관을 연출하며 식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terrazzabosquet.exvitt.it

리모네 디 소렌토
큼직하고 향긋하며 과즙이 풍부한 소렌토
레몬은 아말피 레몬보다 약간 더 둥근 형태를
띤다. 소렌토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레몬은 이 지역만의 독특한 미기후 덕분에
특별한 맛과 향을 갖게 되었다.

머물기
올해로 190주년을 맞이한 그랜드 호텔 엑셀시어 비토리아Grand Hotel Excelsior Vittoria는 소렌토에서 최고의 위치에 자리한다. 절벽 위에 나란히 세워진 세 개 건물이 항구를 내려다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경이로운 전망은 물론 이곳은 2만m²에 달하는 개인 정원에 자리해 소렌토의 중심가 바로 뒤편에 있으면서도 도시의 북적거림에서 벗어나 고요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 호텔은 전통적인 이탈리아 스타일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고 밝은 색감과 대리석, 정교하고 높은 천장이 어우러지면서 지중해 특유의 산뜻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81개의 우아한 객실은 한적한 느낌을 주며, 웅장하고 화려한 복도와 라운지를 거닐다 보면 1834년부터 호텔을 운영해온 피오렌티노Fiorentino 가문의 개인 초대를 받은 듯한 특별한 기분이 든다.
레스토랑, 바, 수영장, 스파, 정원만으로도 시간을 보내기에 좋지만 호텔에서 항구로 연결되는 전용 리프트를 타면 한 시간 안에 카프리로 떠날 수도 있다. 물론 원한다면 프라이빗 보트도 사용 가능하다.

여행 방법: 나폴리국제공항을 이용한다. 그랜드 호텔 엑셀시어 비토리아의 객실(B&B) 가격은 약 89만원부터다.
excelsiorvittoria.com

소렌토의 3가지 미식
이 지역의 풍미를 더욱 깊게 경험하기.

1 요리 학교
피자의 고향이 바로 코앞에 있는 만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피자 만들기에 직접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티라부시오와 페니솔라 두 곳 모두 피자뿐만 아니라 파스타와 이탈리아 전통 요리를 만들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tirabusciosorrento.it, penisolaexperience.com

2 포도밭
베수비오 화산 주변의 광물이 풍부한 화산 토양에는 캄파니아 지역만의 독특한 품종이 자란다. 팔랑히나Falanghina와 아글리아니코Aglianico 같은 품종이 대표적. 현지 와인 생산지를 방문하거나 더 먼 곳으로 떠나는 투어를 신청해보자.
cantinedeangelis.com, cantinestinca.it

3 레몬
소렌토 레몬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이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어디에서나 만나게 된다. 일반 레몬보다 더 크고 달콤하고 과즙이 풍부해 다양한 요리에 쓰이며, 특히 레몬 리큐어인 리몬첼로에 사용된다. 소렌토의 레몬 농장도 반드시 둘러볼 것.
sorrentolemonf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