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홉스굴호수의
얼음 위를 위태롭고
거침없이 통과하다.”
시베리아에서 포토 피처 기사 작업을 위해 여행을 하던 중 나는 국경을 가로질러 몽골의 ‘검푸른 진주’로 불리는 홉스굴호수Lake Khövsgöl까지 가게 됐다. 몽골 사람들은 이 호수가 얼면 보관 중이던 썰매를 꺼낸다.
주변의 비포장 산길을 빙 돌아 걸어가는 대신 썰매를 타고 호수의 얼음을 가로지르기 위해서다. 전체 여정 내내 나는 사진 속 커플의 안내를 받았고 그들과 함께 드넓게 펼쳐진 검은 얼음에 막 도착했을 때였다. 겨울의 한가운데 홉스굴호수를 포착하고 싶었고 영하 25℃의 어마어마한 추위 속에서 장갑을 끼는 것도 잊은 채 드론을 꺼내 들었다. 내가 띄운 소형 드론은 호수의 상공으로 올라갔고 마침내 얼어붙은 검푸른 진주의 문양을 담을 수 있었다.
사실 이 호수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얼음 표면이 예전보다 빠른 속도로 녹아 호수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해빙으로 인해 이따금 생기는 균열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