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의 푼타레나스주
오사반도 야생의 한복판으로
성큼 들어가본다.
그곳에서는 개구리의 번식과
생의 주기를 목도할 수 있다.
나는 덤벼드는 모기에 시달리면서 수면이 가슴까지 닿는 탁한 물속을 헤치며 들어갔다. 물갈퀴를 이용해 활강하는 것으로 알려진 글라이딩 트리 프로그 수컷 무리가 힘껏 울어대는 중이다. 새벽에 도착한 수천 마리의 암컷은 이 물웅덩이에서 짝짓기를 한 뒤에 쑥 뻗어 나온 야자수 잎에 알을 낳는다. 이 사진에 포착된 수컷 개구리는 짝지을 암컷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이 화려한 대규모 번식 행사는 1년에 몇 번, 몇 안 되는 외딴곳에서만 일어난다. 암컷 한 마리가 약 200개의 알을 낳으면 알은 올챙이가 되어 야자수 잎 아래 물속으로 떨어진 뒤 계속 자랄 것이다.
* 영국 자연사박물관이 해마다 시상하는 올해의 야생생물 사진가 상 부문에서 2022년 이 사진이 상을 받았다.
nhm.ac.uk/w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