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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지상 최고의 여행지 : 가족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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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호

2021 지상 최고의 여행지

BEST OF THE WORLD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 전 세계 편집부가 다가오는 새해에 가볼 만한 가장 흥미로운 여행지 28곳을 선정했다. 모험, 문화와 역사, 자연, 가족, 지속가능성. 이렇게 다섯 가지 범주로 분류하여 지구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발견하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가 언제, 어디로, 어떻게 여행하는지에 변화를 불러왔지만, 여전히 짐을 싸서 길을 나설 수 있음에 설렌다. 탐험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가족FAMILY

세대를 초월한 여정이 시작되다

 

스페인 —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기하학적 아름다움에 빠지다

마지막 무슬림 왕조이자 가장 오래 이 땅을 다스렸던 이베리아반도의 나스르 왕조 술탄. 그들이 13세기에 지은 알람브라Alhambra 궁전은 유럽에 남아 있는 무어Moor 건축물의 보석으로 손꼽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아몬드 모양의 왕궁은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인 그라나다 언덕 위에 자리한다. 하지만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사로잡는 것은 눈앞에 펼쳐진 수학적 마법이다. 섬세한 모자이크, 아라베스크Arabesque(꽃, 식물 등의 모티브를 반복적으로 연결한 장식무늬), 무하르나스Muqarnas(천장 장식 기법)로 이뤄진 알람브라는 기하학적 아름다움의 걸작이다. 도형, 대칭, 비례, 측정 등 수학 개념을 탐색할 수 있는 화려한 교실이 된다. 궁전에 생명과 의미를 부여하는 알람브라의 또 다른 디자인 요소는 물속에서도 수학적 아름다움이 흐른다는 점이다. 물은 정원에 생기를 불어넣고 분수에 속삭임을 더하는 동시에 건축물의 일부이기도 하다. 알람브라의 세 개 왕궁 중 하나인 사자의 궁Palace of the Lions 중앙에는 경이로운 분수가 자리한다. 섬세하게 조각된 12마리의 사자상이 커다란 대리석 수반을 받치고 있는 분수로, 복합 수력학 기법으로 사자 입에서 물이 뿜어져 나온다. - 마누엘 마테오 페레즈Manuel Mateo Pérez, 스페인판 기고가

 

유럽 대륙 — 다뉴브강

동화 속 땅으로 유유자적 항해를 떠나자

유럽의 역사가 되살아나는 성과 중세의 마을, 웅장한 궁전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다뉴브강Danube River을 따라 배를 타고 동화 같은 풍경 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 강은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등 유럽의 10개 국가를 따라 흐른다. 대부분의 다뉴브강 크루즈는 이 중 최소 네 곳에 정박하는 일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여행객들은 가족 단위 요트 체험과 해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유럽에 남아 있는 가장 큰 성 단지 중 한 곳인 독일 파사우의 오버하우스 요새Veste Oberhaus를 둘러보면 중세시대의 분쟁 상황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헝가리 남부 목장에는 수백 년 된 헝가리 승마 전통이 살아있어 용감한 크시코스Csikós 기수가 말 두 마리 위에 한 발씩 올리고 똑바로 서서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배에서 내리면 바퀴 달린 탈것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비엔나의 상징적인 대관람차에 오르거나 자전거를 타고, 니더외스터라이히주Lower Austria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바하우 문화경관Wachau Cultural Landscape의 포도밭을 구경하자. - 루마니아판

 

네덜란드 — 보나이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해양보호구역으로 떠나다

찬란한 햇살과 청록빛 바다, 야자나무와 백사장에 느긋한 분위기까지, 보나이러Bonaire는 이상적인 열대 휴양지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다른 카리브해의 섬과 비교해보면 인구 2만 1000명의 보나이러는 아직까지도 조용하고 비교적 야생적인 청정 지역이다. 그리고 해안을 벗어나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해양보호구역이 있다. 보나이러 국립해양공원은 2011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보호구역은 산호초, 해초, 맹그로브 초목이 서식하는 27km2 면적을 아우른다. 보나이러의 풍부한 산호초를 탐험하러 온 다이버들과 스노클러들은 57종에 이르는 산호와 350종이 넘는 어류를 발견할 수 있다. 보나이러에 있는 몇몇 다이빙 학교는 리프 리뉴얼 프로그램Reef Renewal Program에 참여한다. 이는 자원봉사자들이 수중 양식장에서 산호를 기른 다음 산호초로 옮겨 심는 작업이다. 다이빙을 할 수 있다면 누구나 PADI 리프 리뉴얼 다이버 코스를 참여 및 수료할 수 있다. 또 다른 강점은 접근성이다. 탐험을 할 때 거주용 보트나 선박이 필요치 않다. 보나이러에 있는 90개의 공공 다이빙 사이트 중 54곳은 해변이나 부두에서 걸어서 바로 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 바바라 보스마Barbera Bosma, 네덜란드판 매니징 에디터

 

터키 — 리키아

햇살 가득한 지중해의 유목 생활을 배우다

발칸 지역부터 이란에 걸쳐 살아온 여러 투르크족의 일부였던 유룩yörük 유목민. 그들은 한때 터키 리비에라의 고원을 떠돌았다. 대부분의 유룩(‘걷는 사람’이라는 뜻)은 한곳에 정착했지만, 1000년간 이어진 이들의 전통은 여전히 살아있다. 아나톨리아주 남서쪽의 유서 깊은 리키아Lycia 지방에 위치한 테케 반도Teke Peninsula는 유룩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는 곳 중 하나다. 테케 유룩은 올리브나무가 무성한 지중해 산자락에 자리를 잡고 텐트, 터키의 융단인 킬림Kilim, 양 떼, 양치기 개 그리고 방목 가축 전통을 유지하며 반유목 생활을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여행사들은 리키아와 유룩 생활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유명한 리키안 웨이Lycian Way의 산책로 일부를 걷다가 고대 유적지인 파타라Patara, 크산토스Xanthos, 레툰Letoon 등을 구경하고 호텔, 게스트하우스, 텐트 또는 마을 주민의 집에 머물며 투명한 맑은 물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은 석류로 시럽을 만들고, 페이스트리를 굽고, 염소 젖을 짜고, 올리브를 수확하는 등 유룩 문화를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역사, 자연 그리고 문화가 이곳에 다 있어요. 이 아름다운 지형을 배움의 장으로 만들면서 동시에 놀이터가 되기를 바랍니다.” 미들어스 여행사의 대표 가이드인 케렘 카레르케크가 이야기한다. “유룩 부엌에 처음 들어갈 때, 고대 리키아 유적지에서 보물찾기를 할 때 아이들의 신난 모습이 보기 좋아요. 아이들의 눈빛에서 경이로움이 느껴지거든요.” - 어누르 위군Onur Uygun, 터키판 선임 에디터

 

미국 메릴랜드주 — 이스턴쇼어

해리엇 터브먼의 이야기가 탄생한 습지대를 탐험하라

흑인 노예를 자유 지대로 탈출시키는 지하철도 비밀결사. 그들의 역사는 메릴랜드주 이스턴쇼어의 도체스터 카운티에 펼쳐진 수로와 습지대, 늪, 감조 습지 사이를 흐른다. 비밀결사의 가장 유명한 ‘안내원’인 해방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은 이곳에서 노예로 태어나 자랐다. 그녀는 자유를 찾아 펜실베이니아주로 탈출하기 위해 덫 놓기, 사냥, 별 보며 방향 읽는 법 등 여러 기술을 연마했다. 그리고 13번이나 다시 돌아와서 친구들과 가족 등 70명의 노예를 탈출시켰다. 201km 길이의 해리엇 터브먼 지하철도 길에 있는 30여 곳의 방문지 중 하나인 해리엇 터브먼 지하철도 방문자센터에서 그녀의 용감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터브먼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기 위해 해리엇 터브먼 투어의 공동 경영자 알렉스 그린은 블랙워터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카약 모험을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 터브먼은 이곳에서 사향쥐 를 잡고, 습지대에서 움직이는 법을 가르쳐준 목재 검사원이었던 아버지의 일을 도왔다. “노예 신분이었던 해리엇이 어릴 적 배운 자신감과 가르침을 바탕으로 얼마나 놀라운 일들을 해냈는지 아이들에게 알려줘요. 해리엇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배움도 멈추지 않았죠. 아이들이 이것을 기억하고 집에 돌아갔으면 해요.”

글.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
사진. N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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