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바섬,
브로모산의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며.
어두컴컴한 새벽, 눈을 뜨자마자 산기슭을 따라 등산을 시작한 나는 브로모산Mount Bromo의 정상이 펼쳐지는 이 전망과 마침내 만나게 됐다. 오로지 별빛에 의존해 어둠 속에서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는 그저 멀리 활화산의 윤곽선이 겨우 보일 정도였다. 내심 잠을 설치면서까지 이럴 만한 가치가 있었던 걸까 의구심을 가지면서 첫 햇살이 수평선을 뚫고 비출 때까지 기다림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지금까지도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하얗고 선명한 구름이 브로모산을 감싸다 바람에 흩날리는 날씨는 촬영 조건으로 완벽했다. 이따금 넓은 화산구에서 연기가 피어올랐고 나는 연속해서 빠르게 셔터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