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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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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호주 퀸즐랜드주의 주도인 브리즈번에서는
최근 초대형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더불어 새로운 호텔과 레스토랑과 문화 공간이 속속 들어서면서
그 어느 때보다 생기가 넘친다.”

 

브리즈번은 마치 신부 옆에 서 있는 들러리와 같은 도시였다. 여행자들에게 멜버른이나 시드니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도시지만 브리즈번은 그냥 지나치는 곳에 불과했다. 혹여 방문한다고 해도 선샤인 코스트Sunshine Coast 정도? 하지만 2032년에 열리는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브리즈번에 새로운 레스토랑, 바, 문화공간 등이 생기면서 이제 이곳은 과거를 넘어 미래가 되어가고 있다. 브리즈번은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다. 그 넓은 땅 곳곳에 뉴에이지 시대의 호텔부터 유서 깊은 건축물을 새롭게 꾸민 호텔까지 다채로운 숙소들이 들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호텔 주변을 따라 볼거리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도 매력적. 눈길을 끄는 피시 레인Fish Lane의 거리예술, 하워드 스미스 부두Howard Smith Wharves에서 즐기는 저녁 시간, 록・퀴어・글램・펍 문화가 혼합된 포티튜드 밸리Fortitude Valley 등이 있다. 숙박비는 스탠더드 더블룸 기준. 예외 사항은 별도 표기.

 

신중하게 고르고 고르다

더 칼릴 호텔
THE CALILE HOTEL

도시 주변에 해변이 많지 않은 덕분에 아열대 스타일로 꾸며진 더 칼릴 호텔은 매우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객실은 분홍색 화강암과 기하학적인 모양의 램프 등 신중하고 까다롭게 고른 소품들로 장식되었다. 수영장 바로 옆 카바나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에이다 레인Ada Lane 거리에는 현지 디자이너의 부티크와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이 길게 늘어서 있다. 호텔 안에 자리한 레스토랑 헬레니카Hellenika에서는 그리스식 메뉴를 선보인다. 29만원부터. thecalilehotel.com

 

 

디자인 마니아라면

더블유 브리즈번
W BRISBANE

더블유 브리즈번의 입구에는 인공 보석이 박힌 파인애플 장식이 놓여 있다. 호텔의 시그너처인 이 파인애플 장식을 시작으로 이곳의 인테리어는 화려하면서도 재미있게 구성되었다. 브리즈번강 수면에 어른거리는 빛을 본뜬 카펫과 넘실대는 강물을 표현한 벽 등 이 호텔에서는 직선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한 312개의 객실은 호주인의 익살스러운 유머 감각을 반영하고 있는데 부메랑 모양의 커피 테이블과 금색 악어 펜던트 등이 그 예이다. 퀸즐랜드 아트 갤러리Queensland Art Gallery나 갤러리 오브 모던 아트Gallery of Modern Art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다. 호텔 내에 3곳의 레스토랑이 있고 수영장 겸 바는 수상 영화관으로도 사용된다. 32만원부터. marriott.com

 

 

스포츠광이라면

브리즈번 시티 와이에이치에이
BRISBANE CITY YHA

선콥 스타디움Suncorp Stadium과 더 가바The Gabba크리켓 경기장, 그리고 맥주 양조장과 위스키 증류소를 한 장소에서 만나고 싶다면 이 호텔이 제격이다. 브리즈번 시티 와이에이치에이는 럭비, 크리켓, 호주식 축구의 팬들이 모여드는 성지이기도 하다. 객실 타입이 굉장히 다양하며 단체 여행자를 위한 개인실도 보유하고 있다. 옥상에 마련된 수영장 겸 바로 가면 빅토리아Victoria 지구의 벽화로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 드레이플Drapl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브리즈번강과 쿠사산Mount Coot-tha과 벽화가 이곳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설명해준다. 개인실 6만원부터. yha.com.au

 

 

칵테일 러버라면

하얏트 리젠시 브리즈번
HYATT REGENCY BRISBANE

새롭게 단장해 한층 세련되진 하얏트 리젠시 브리즈번은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퀸스트리트몰Queen Street Mall로 이어지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다. 쇼핑을 좋아한다면 이 몰의 유명세를 쉽게 지나치기 어렵겠지만, 뒷문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골목길에서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해보자. 런던이나 파리의 지하 바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바와 은신처처럼 아늑한 카페, 낭만적인 거리예술 등이 혼을 쏙 빼놓는다. 도심에서 바쁜 하루를 보낸 뒤 일종의 복층 공간인 메자닌mezzanine에 마련된 인피니티 풀과 바에서 여독을 풀어보자. 편안한 침대, 대형 TV, 널찍한 샤워 공간이 마련된 객실에서 쉬는 것도 물론 좋다. 22만원부터. hyatt.com

 

 

로큰롤 애호가라면

오볼로 더 밸리
OVOLO THE VALLEY

놀랄 만한 기발함과 아련한 향수에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1972년 앨범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를 더하면 오볼로 더 밸리가 된다. 이 호텔은 브리즈번에서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와 그 애호가들이 자주 드나드는 장소다. 팝 가수 데이비드 보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눈을 돌리는 모든 곳에 그와 관련된 소품이 있을 정도다. 호텔 근처 더 주The Zoo 바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고 루프톱 수영장에서 숙취를 해소해보자. 혹은 채식 레스토랑인 타자자Ta Za Za도 인기. 참고로, 록스타 스위트룸은 1970년대에 영감을 받은 예술품과 장식품으로 가득하다. 22만원부터(조식 포함). ovolohotels.com.au

 

 

역사학자를 위해

아디나 아파트먼트 호텔 브리즈번
ADINA APARTMENT HOTEL BRISBANE

1922년 건축된 이래 주립 은행, 세무서, 국영 라디오 방송국으로 사용되던 아디나 아파트먼트 호텔 브리즈번은 무려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호텔이다. 로비에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문장인 퀸즐랜드 코트 오브 암스Queensland Coat of Arms가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고, 수영장 천장에는 거대한 음표 모양의 오브제가 매달려 있다. 170개의 객실을 하나하나 둘러보면 호텔이 지나온 긴 시간을 유추할 수 있다. 객실은 대개 주방, 세탁실, 거실 등을 갖추어 한 가족이 오붓하게 머물기 좋다. 도보 거리에 퀸스트리트몰과 과거 은행의 금고로 사용되었던 바 붐붐룸Boom Boom Room이 위치한다. 해가 질 무렵 이곳에서 칵테일을 한잔 마시며 도시의 노을을 감상해보자. 19만원부터. adinahotels.com

 

ⓒ Sage hotel 

올빼미족을 위해

세이지 호텔
SAGE HOTEL

세이지 호텔은 포티튜드 밸리의 보헤미안식 카페, 레스토랑, 부티크, 갤러리 등으로 이어지는 관문이나 다름없다. 고층에 자리 잡은 푸릇한 실내 정원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모노톤의 거리 풍경이 독특한 색채 대비를 이룬다. 제임스 스트리트James Street를 충분히 탐방한 뒤 뇨키 뇨키 브라더스Gnocchi Gnocchi Brothers에 들러 간단히 요기를 하거나 식세스 앤드 세븐스Sixes and Sevens에서 맥주 한잔을 곁들이거나 시티 와이너리City Winery에서 와인을 시음해보자. 12만원부터. nexthotels.com

 

 

ⓒ The Johnson

아티스트를 위해

더 존슨
THE JOHNSON

브리즈번 인근 스프링힐Spring Hill에 있는 더 존슨은 호주 출신 미술가 마이클 존슨Michael Johnson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이 호텔은 이름에 걸맞게 여러 추상화가들의 다양한 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탐미주의자라면 이곳에서 작품 투어를 하거나, 미술 전용 도서관에 가거나, 미술 채널을 시청하거나, 호텔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사우스 브리즈번South Brisbane에 있는 미술 지구를 방문하는 건 어떨까. 주방이 마련돼 가족이 묵기 좋은 스위트룸은 전망 역시 일품이다. 침실이 3개나 딸린 펜트하우스에서는 환상적인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15만원부터. mantrahotels.com

 

 

ⓒ sanctuary by Sirromet

자연주의자를 위해

생추어리 바이 시로메
SANCTUARY BY SIRROMET

바깥에서 들려오는 앵무새와 오리가 내는 소리에 눈을 뜨고 데크로 나가 왈라비가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모습을 발견한다. 이곳은 브리즈번공항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 도착하게 되는 코튼산Mount Cotton의 와이너리로 약 2.3km2에 달하는 넓은 땅에서 글램핑을 할 수 있다. 탁한 오렌지색을 띠는 셀라 도어Cellar Door를 시음하고, 와이너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토스카나에서 영감을 받은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겨보자. 혹은 가까운 노스 스트래드브로크North Stradbroke나 모튼Moreton 섬 투어를 예약한 뒤 짧은 근교 여행을 만끽해도 좋겠다. 20만원부터(조식 포함). sirromet.com

 

 

선구자를 위해

호텔 엑스
HOTEL X

호텔 엑스에서는 침대 옆 탁자에 20세기 패션계를 주도했던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의 인용문이 적힌 책이 당연하다는 듯 놓여 있다. 지금은 우리 곁에 없지만 만약 고급 맞춤복인 쿠튀르의 대가가 건축물로 다시 태어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캐주얼하게 차려입는다면 이런 모습일까. 호텔은 대리석과 금으로 장식된 화려한 입구가 있는가 하면 터무니없이 화려한 패션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내부에 자리한 프렌치 비스트로에서 캐비어를 탐닉하거나 옥상에 있는 수영장에서 엘릭서elixir(달빛처럼 반짝이는 탄산수)를 마셔보자. 또는 근처 하워드스미스 부두에 앉아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해산물 파티에 참여할 수도 있다. 19만원부터. hotelx.com.au

글. 저스틴 메네구치JUSTIN MENEGUZZI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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