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탈리아를 여행하는 방법에 ‘골프’라는 키워드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린과 그린 너머의 다양한 공간을 누비는 사이,
삶의 지평이 보다 확장되는 꽤 괜찮은 경험을 하게 될지도.”
인천에서 꼬박 15시간이 걸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긴 여정에 지친 여행자를 제일 먼저 맞이한 것은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이 도시의 온화한 공기다. 해안가를 따라 곱고 새하얀 백사장이 펼쳐지고, 저 멀리 웅장하게 솟은 토로스산맥Taurus Mountains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이곳은 기원전 159년 헬레니즘 제국의 하나인 페르가몬 아탈로스 2세에 의해 건설된 튀르키예 안탈리아Antalya다. 동서양의 문화가 융화되고 현재와 과거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면서 여행자들에게 삶의 태도에 대하여 고찰하도록 이끄는 힘을 가진 장소다. 이 같은 맥락에서 안탈리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벨렉Belek 지역을 중심에 두고 동서로 이어지는 10km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17개의 18홀 정규 골프 코스. 지중해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구릉을 형성한 곳도, 쭉쭉 뻗은 높은 나무들 덕분에 숲의 정령이 등장할 것 같은 신성한 분위기의 골프장도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를 이끈다.
ON THE GREEN
자연경관을 그대로 받아들여 하나의 여정을 이끄는
벨렉 지역의 골프 코스 세 곳을 소개한다.
효율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쿨리난 링크스 골프 클럽
Cullinan Links Golf Club
쿨리난 골프 코스는 유럽 골퍼들의 요구를 수용해 재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두 개의 18홀 코스, 아스펜도스Aspendos와 올림포스Olympos가 완성됐다. 고유한 코스 특성을 확인하고, 개인의 실력과 취향 및 스타일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이곳은 1년 내내 경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신경을 쓴 덕분에 어떤 기상 상황을 맞닥뜨려도 무리 없이 플레이가 가능하다. 한 예로 모래로 다진 땅이 그린과 페어웨이를 지탱하고 있어 꽤 많은 비가 내리더라도 물이 빠르게 빠져 경기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코스를 설계할 때는 본래의 자연적 특성을 고려해 이곳만의 흐름을 완성했다. 설계에 참여한 유럽골프디자인Europe Golf Design은 한쪽에는 바다가, 다른 한쪽에는 강이 접해 있는 지형을 디자인에 적극 수용했다. 이 때문에 5번 홀에서 티샷을 준비하다 보면 강가에 모여든 오리 떼에 잠시 한눈을 팔게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조망하는 토로스산맥의 모습 또한 경이롭다. 쿨리난 골프 코스에서는 자연을 관망하며 라운딩은 마음껏 누려보는 것도 좋겠다. 역대 최고령 US오픈 챔피언 타이틀을 가진 헤일 어윈Hale S. Irwin의 말처럼, 골프를 즐기는 것이 바로 이기는 조건이 될 수 있을 테니까. cullinanhotels.com/experiences/golf
빽빽하게 도열한 소나무가 환영하는
코넬리아 골프 클럽
Cornelia Golf Club
벨렉 지역 동쪽, 아름다운 숲에 위치한 코넬리아 골프 클럽은 소나무와 모래언덕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오전 티오프라면, 아침 이슬을 머금은 잔디와 소나무의 향이 어우러져 마치 상쾌한 수박 내음이 감도는 듯한 공기 속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2006년 오픈한 27홀 골프 코스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골퍼 중 한 명인 영국 출신 닉 팔도Nick Faldo가 설계했다. 코스의 네이밍이 다소 특이한데, 18홀씩 3개 홀로 조합한 코스는 각각 킹 코스King Course, 퀸 코스Queen Course, 프린스 코스Prince Course로 나뉜다. 몇몇 홀은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설계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특히 마지막 홀인 27번 홀 레이크Lake에선 그 부담이 가중된다고. Par 4, 417m로 좌측에 위치한 연못이 250m까지 이어지는가 하면, 170m부터는 우측으로 커다란 연못이 다시 시작된다. 결국 티샷도, 세컨드 샷도 연못에 유의하여 경기를 이어가야 한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그림 같은 경기를 마치고 나면, 이곳이 왜 월드 골프 어워즈World Golf Awards에서 2014년부터 7년 연속 터키 베스트 골프 코스로 선정되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corneliaresort.com/EN/Cornelia-Golf-Club/contact
모든 홀에서 지중해를 조망하는
리키아 링크스
Lykia Links
2.5km 길이의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이국적인 구릉을 형성하고 있는 리키아 링크스는 페리 오. 다이Perry O. Dye가 설계하고 2008년 문을 연 안탈리아 지역에 위치한 링크스 타입의 골프 코스다. 유럽 100대 골프 코스 중 하나인 이곳은 유연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지형이 모험심 강한 골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기복이 심한 코스에는 때때로 2m가 넘는 벙커가 등장하는가 하면 블라인드 티샷도 존재해 앞선 팀이 종을 치고 나서야 경기를 이어갈 수 있다. 13번, 14번, 15번, 16번 홀은 모래언덕 사이에 극적으로 배치되어 골퍼들에게 예민한 기술과 전략을 요하기도 한다.
인상적인 것은 코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올리브나무다. 티잉 구역을 나타내는 나무 팻말과 함께 목가적인 풍경을 완성하는 데 한몫한다. 그중 10번 홀에 자리한 거대한 올리브나무는 수령이 500년 가까이 된다. 자연스럽게 본래의 자연을 코스 안에 들여 해안과 거대한 산맥, 오래된 나무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이곳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lykialinks.com/En
앤다투어 대표의 Q&A
안탈리아를 기반으로 스포츠 여행 전문 업체인 앤다투어를 운영 중인
레셉 사밀 야사칸Recep samil Yasacan 대표에게 듣다.
운영 중인 앤다투어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달라.
1996년에 창립한 회사로, 다양한 스포츠를 여행과 접목해 여행자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축구, 농구, 배구, 수영 등의 분야를 비롯해 최근 골프 투어에 집중하고 있다.
안탈리아 지역의 골프에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아무래도 시설과 서비스 측면에서 완성도를 갖춘 골프장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출발할 수 있다. 여기에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갖추었다는 점이 매력을 더한다.
골프 이외에 어떤 매력이 여행자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을까.
안탈리아 지역은 고대 로마 유적지에서 영감을 받은 문화적・역사적 서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옛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구시가지의 아름다운 풍경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다양한 매력이 한데 어우러져 안탈리아 여행을 다채롭게 해주는 게 아닐까.
THE INSIDE GUIDE TO ANTALYA
벨렉 지역에서 반경 50km 내에 위치한 여행지들. 근거리에서 근사한 야경을 즐기거나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구시가지에서 올드시티의 정취를 느껴본다.
동심으로 돌아가는 밤
벨렉 지역의 리조트에서는 대개 골프, 스파, 다이닝 등 여행자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해가 지고 나면 거리가 유독 한산해진다. 반짝거리는 밤의 정취를 느끼며 활기를 채우고 싶다면, 벨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랜드 오브 레전드Land of Legend로 향해볼 것. 이곳은 어드벤처랜드라 불리는 테마파크, 쇼핑센터, 숙소로 구성된 복합단지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사탕과 젤리 등이 가득 쌓여 있는 구조물이 여행자를 맞이하는데, 종이컵에 마음껏 담아 갈 수 있다.
달콤하고 쫀득한 젤리 덕분에 단숨에 동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안으로 들어서면 고요했던 바깥 도로와 달리 북적거리는 인파로 마치 축제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입구에 위치한 미드포인트는 최근 이스탄불에서 가장 힙한 레스토랑 중 하나라고. 그곳을 거쳐 중앙 거리로 나오면 인공 수로를 따라 패션, 잡화,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가게들이 즐비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매일 밤마다 펼쳐지는 다양한 테마의 거리 공연과 건물을 따라 형형색색 조명이 반짝거려 여행지의 밤을 한껏 설레게 만들기 충분하다.
고대 원형극장의 아름다움
지중해를 따라 고대 해상 무역이 발달한 도시들이 안탈리아를 구성한다. 당시 번성했던 도시 대부분이 원형극장을 만들었으며 현재까지 시데와 페르게 등 고대 원형극장이 남아 있다. 그중 아스펜도스Aspendos는 가장 보존이 잘된 극장으로 알려져 있다. 원형극장은 이 지역 출신 건축가인 제논Xenon이 설계했는데, 완벽한 음향 효과에 대한 비밀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1994년부터 매년 여름이면 이곳에서 아스펜도스 국제 오페라 발레 축제가 개최되어 여행자들은 실제로 공연하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2만 명 가까운 관객을 수용하는 공간에는 별도의 음향 시설이 없어도 무대 위에서 부르는 노래가 객석 끝까지 다다른다고. 중앙 무대로부터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나가는 계단식 객석엔 공연이 없는 한낮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이 앉아 있다. 누군가는 무대 위 정사각형 돌판 위에서 소리를 내며 어디까지 공명하는지 호기심을 풀어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정면 무대 건물 2층의 스카에나에 프론스Scaenae Frons의 아름다운 장식을 관찰하기도 한다. 구경을 하고 나오면서 극장 입구에서 파는 갓 짜낸 석류주스 한 잔을 마시며 안탈리아 땅에 켜켜이 쌓인 역사를 되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문
벨렉에서 차로 1시간 남짓 이동해 하드리아누스 문Hadrianʼs Gate 앞에 선다. 130년 로마제국 황제였던 하드리아누스의 방문을 기념해 세운 이오니아식 건축물로, 이 문을 통과하면 구시가지로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서 지중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케실리 공원 Kecili Park 전망대까지 가는 거리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뤄 여전히 생동하는 아름다움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안탈리아식 환대와 친절함 또한 경험할 수 있다. 수공예로 제작한 전통 가죽 신발을 파는 가게의 주인장과 액운을 물리친다고 알려진 나자르 본주우Nazar boncuğu를 파는 가판대 점원, 견과류가 가득 들어간 터키의 전통 디저트 로쿰을 파는 친절한 아주머니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지난다.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호텔이나 칼레이치의 역사적인 성벽 안쪽에 위치한 지중해 레스토랑 등을 발견하는 기쁨 또한 누릴 수 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다면 칼레이치 항구 근처에 위치한 아르마 레스토랑Arma Restaurant에서 해산물 요리를 주문한 뒤 멋진 석양을 감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안탈리아의 풍미
일조량이 많은 지중해의 기후는 과즙이 풍부한 안탈리아의 풍미를 완성한다.
석류
석류 주산지로 알려진 튀르키예. 그중에서도 지중해 연안의 남부지역에서 많이 생산된다고 알려져 있다. 석류를 통째로 착즙한 달콤쌉싸래한 맛의 현지식 석류주스는 반드시 마셔볼 것.무화과
한국보다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은 튀르키예 무화과. 여름이 제철이지만, 시즌이 지났다면 말린 무화과로 아쉬움을 달래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디저트의 재료로 쓰이는 과일 중 하나다.
TRAVEL WISE
항공편
인천공항에서 안탈리아공항까지 1회 경유 노선을
운항한다. 터키항공 이용 시 이스탄불을 경유해
15시간 45분 소요된다. turkishairlines.com머물 곳
코넬리아 다이아몬드 골프 리조트 앤드 스파
corneliamond.com방문 최적기
1년 내내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평균기온은
23℃ 내외다. 특히 11월부터 3월 사이에는 일일
평균기온이 19℃ 이하로 선선한 편에 속해 골프 등
야외 활동을 즐기기 좋다.더 많은 정보
튀르키예문화관광부 ktb.gov.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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