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가 침염수림대를 따라 신화와 현실이 충돌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현실을 좀 더 그럴듯하게 포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몽골’ 하면 무언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거나 근사한 이미지의 차탄Tsaatan족이 떠오른다. 차탄족은 시베리아와 맞닿아 있는 몽골 북부 국경의 동화 같은 숲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신화에 따르면 세상에서 잊힌 이 유목 민족은 세상에 길들지 않은 채 순록을 방목하며 살고 있으며, 오직 용감한 자만이 몽골의 야생으로 가서 그들을 발견하는 행운을 누린다.
우리는 말을 타고 타이가를 돌아다니는 동안 다른 방문자들과 마주쳤다. 이들이 입은 선명한 색의 방수 재킷이 어두운 숲과 대조를 이룬다. 가이드들은 모두를 따뜻하게 맞지만 우리 같은 방문자들은 서로를 마치 침입자 대하듯 하며 짧은 목례만을 주고받는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길을 간다. 오만한 방문자가 오가는 타이가에서 ‘미지의 부족’은 바로 우리다. 물리적으로 동떨어진 낯선 곳에서 비록 지도와 지피에스GPS로 무장하고는 있지만, 문화적인 불일치를 해소해줄 앱app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