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S
CITY LIFE, LISBON
리스본의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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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호

매력적인 전망대와 야외 점심식사와 과감한 거리미술이 있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언덕 사이를 트램과 툭툭을 타고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린다.

미라도루스miradouros 전망대.

리스본의 일곱 개 언덕 위로 동이 터온다. 도시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가장 오래도록 자리 잡고 있는 알파마Alfama 지구의 골목 안으로 들어온 햇살이 창틀 사이로 스며들고 아줄레주azulejo 타일을 비추면서 테라코타 지붕을 호박색으로 물들인다. 저 멀리 타구스강Tagus river이 반짝인다.
진주처럼 하얀 돔 지붕과 첨탑이 서서히 선명해지는 때가 되자 건물의 외관이 다채로운 색감을 두른 채 모습을 드러낸다. 지나는 행인 한 명 없는 지금, 나는 알파마로 진입하는 옛 무어인의 통행로인 라르고 다스 포르타스 도 솔Largo das Portas do Sol 앞에 홀로 서있다. 리스본의 역사지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는 이른 아침부터 찾아갈 가치가 충분하다.
11세기에 무어인들이 이곳에 성을 지은 이후로 리스본은 고지대의 장점을 살린 도시로 성장했다. 새 둥지처럼 언덕 꼭대기에 걸쳐진 미라도루스miradouros 전망대에 오르는 동안, 시시각각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한참을 오르다가 숨을 돌리며 가파른 자갈 골목에서 발을 헛디디지 않게 주의한다.
1755년 발생한 지진으로 리스본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을 때도 알파마는 건재했다. 골목 깊숙한 곳을 걸으면서 열린 창문 사이로 새어 나오는 커피 향을 맡고, 채널이 맞춰지지 않은 라디오의 잡음, 개 짖는 소리를 듣는다. 꽃무늬 앞치마를 두른 여인이 벽에 대고 러그 먼지를 털다 나를 보고는 치아 한 개가 없는 미소를 지으며 “봉 지아bom dia”라고 인사한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과는 달리 인근의 그라사Graça 지구는 또다른 세상이다.
알파마가 고지대에 있지만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한 그라사는 더 높다. 지난 10년 동안 그라사 지구는 거리예술가를 위한 빈 캔버스 역할을 하면서 리스본의 문화를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이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벽을 봐야 합니다.” 이날 오전에 만난 베루 레옹 반 그리에켄Véro Léon van Grieken이 수줍은 듯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베루는 리스본 스트리트 아트 투어Lisbon Street Art Tours 소속 가이드로 일하는 벨기에인으로 이날 손뜨개 카디건을 레이어링해서 입고 나왔다. 알파마에서 그라사까지 언덕 위로 걸어 올라가며 베루가 <하프 영 판다Half Young Panda>를 가리킨다. 강렬한 색감의 입체적인 판다 벽화는 리스본 출신의 ‘쓰레기 예술왕’ 보르달로 2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아르투르 보르달로Artur Bordalo가 그린 작품이다.
이어서 빌스Vhils 작가가 그린 파두(포르투갈의 대표적인 민요) 스타인 아말리아 호드리게스Amália Rodrigues의 정교한 초상화를 감상한다. 수천 개의 조약돌을 땅에서부터 벽면을 따라 이어서 붙인 작품으로 포르투갈 도로포장 장인들과 협업해서 탄생하게 됐다.

(왼쪽부터) 체리주로 유명한 아진지냐 바. 리스본의 유일한 노상 엘리베이터인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빌스는 그라피티 화가로 시작해 2008년 캔스 축제Cans Festival에서 뱅크시와 함께 공동 작업을 하면서 대성공을 이뤘어요. 그는 이제 폭발물과 철거 도구를 사용해서 도시의 벽을 조각하는 작업을 하는데, 작가는 이것을 ‘창의적인 파괴’라고 불러요.” 베루가 이어서 설명한다. 나는 주민들이 항의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지만, 막상 리스보에타Lisboeta(리스본 시민)는 눈 하나 깜짝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과감한 거리미술은 그라사에 위치한 상비센트 드 포라 교회Monastery of São Vicente de Fora의 우아한 르네상스 시대 첨탑과 대조를 이룬다. 굽은 도로를 돌아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페이라 다 라드라Feira da Ladra 벼룩시장이 열리는 산타클라라 광장에 도착한다.
광장 옆의 188m 길이로 벽을 덮은 아줄레주 벽화가 눈길을 끈다. 톱니 모양 가장자리를 가진 탑과 무지개, 열기구가 그려진 환상적인 도시 풍경 옆에 한 남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스웨덴-프랑스 출신의 거리예술가 앙드레 사라이바André Saraiva만의 표식인 실크 모자를 쓴 막대기 같은 다리를 한 남자 그림이다. 베루는 1908년대 파리 곳곳에 불법 그라피티를 그리면서 거리예술의 포문을 연 그를 ‘현대 도시 예술의 대부’라고 불렀다.
다음으로 이동한 아파트 건물 뒤 주차장 벽면에는 거대한 고양이와 피카소의 큐비즘풍 초상화가 여럿 그려져 있다. 이어서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의 <혁명 여인Revolution Woman>을 보러 간다. 총구에 꽃을 꽂은 기관총을 든 혁명 운동가를 그린 벽화는 포르투갈에서 40년 동안 이어진 독재를 끝낸 1974년의 카네이션 혁명을 기린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리스본에서 활동하는 거리예술가 오제아르브OzeArv가 그린 <트로피컬 파두 인 알지비Tropical Fado in RGB>다. 화려한 형형색색의 새와 꽃이 3층 아파트 건물의 외벽 전체를 덮고 있다.
나는 그라사 중심부에 있는 레트로풍의 힙한 카페 마리아 리마오Maria Limão에서 팬케이크를 주문하고 오제아르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호세 카르발로José Carvalho를 마주한다. 카페 내부는 그가 그린 화려한 식물 벽화로 채워졌다. 푸근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조용한 성품의 호세는 곱슬머리와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띠고 있다. 1990년대부터 그라피티를 그리기 시작한 그는 색채가 풍부한 자신만의 화풍을 가지고 전세계로 나아갔다. 리스본이 다시 한번 그의 캔버스가 되었다.

(왼쪽부터) 산타 클라라 광장의 아줄레주 미술. 더 빈티지 호텔의 주류.

“거리예술을 하면 어디서든 원하는 곳에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맥락을 창조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목소리가 되죠. 자긍심도 심어주고요. 이런 방식으로 사회적 변화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해요.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거죠.” 호세가 말한다.
“크레인 위에 있거나 로프를 타고 높이 올라가서 개인적인 꿈을 그리고 있을 때 행복해요. 그래픽 이미지를 사실적인 것과 결합해서 여러 색깔로 표현하고 이야기 속에 이야기를 숨기는 작업을 선호해요. 리스본의 햇살은 야외에서 그림 작업을 하기에 아주 좋아요. 이렇게 황금색을 띠는 빛이 있는 다른 곳은 인도뿐이에요.” 그가 이어서 설명한다.
나는 이 빛을 찾아 리스본에서 가장 매력적인 전망대를 찾아 나선다. 먼저, 그라사 남쪽에서 트램을 타고 더 루미에르 호텔&스파에 있는 루프톱 테라스에서 도시를 구경하며 아침식사를 천천히 즐긴다. 리스본 사람들이 밤에는 파티를 하고 낮에는 조용히 숙취를 해소하는 바가 즐비한 바이로알토Bairro Alto 지구 안쪽에 자리한 호텔이다. 황금색 빛이 머리에 드리워진 여인들 주변으로 제비가 날갯짓하는 꿈속의 장면 같은 거대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 옛 18세기 궁전을 개조한 호텔은 리스본의 햇빛에 찬사를 보낸다.
인근에 있는 상 페드로 데 알칸타라 전망대Miradouro São Pedro de Alcântara는 아직 오전인데도 도시를 발아래에 두고 레게 음악을 들으며 피냐콜라다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맑게 찰랑거리는 분수들 사이에 있는 가로수에서 꽃봉오리가 핀 것을 보니 봄기운이 느껴진다.
바이로알토 지구의 골목을 따라 강을 향해 걷다가, 포르투갈 시인 루이스 드 카몽이스Luís de Camões의 대서사시 <우스 루지아다스Os Lusíadas>에 등장하는 아다마스토르Adamastor의 동상 아래서 주민들이 모인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Miradouro de Santa Catarina의 정원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간다. 누바이Noobai 카페에서 도시 전망을 넋 놓고 바라보니 바텐더가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해 질 녘이 더 아름답다고 귀띔한다.

옛 트램이 리스본의 언덕진 거리를 따라 이동한다.

언덕을 향해서
리스본의 언덕을 넘기 위한 대중교통은 마치 놀이기구처럼 보인다. 역사지구의 구석구석을 지나가는 유명한 28번 트램을 포함한 빈티지한 노란색 트램은 길을 따라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한편, 케이블카는 지난 100년 동안 그래온 것처럼 가장 가파른 경사로를 빠르게 오간다. 건축가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의 제자였던 라울 메스니에르Raul Mésnier가 설계한 바이샤Baixa 한복판에 있는 리스본의 유일한 공공 엘리베이터인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Elevador de Santa Justa에 오르면 도시 전망을 360도로 볼 수 있다. 거리를 달리는 툭툭이 추가되어 도시에 역동성을 더한다.
“리무진이 도착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툭툭 테조Tuk Tuk Tejo의 에두아르두 카르발호Eduardo Carvalho가 웃으면서 말한다. 말이 빠르고 열정이 넘치는 이 남자는 웃음을 가득 머금고 하늘색 개방형 툭툭과 어울리는 점퍼를 입고 있다. 나는 얼른 툭툭 안에 앉는다. “리스본에는 언덕이 많지만 매우 밀집된 도시예요. 자갈돌길도 미끄러울 수 있어요. 걷기 쉽지 않죠.” 에두아르두가 설명한다. “전동 툭툭이 10년 전쯤에 도입됐지만, 택시 기사와 자가용 운전자들에게 밀렸어요. 잠깐 반짝이는 유행으로 생각한 거죠. 하지만 툭툭도 리스본의 일부로 받아들여졌어요.”
우리는 리스본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 세뇨라두 몬테 전망대Miradouro Senhora do Monte를 향해 터덜터덜 올라간다. 이곳에 서있으면 강 건너 성부터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브라질 예수상에서 영감을 받아 1950년대 후반에 세워진 구세주 그리스도상Cristo Rei까지, 그리고 멀리에 있는 신트라Sintra의 우거진 산까지 파노라마 전망이 보인다. 리스본의 현대식 초고층 건물과 경계를 이루는 역사지구가 눈에 들어온다.
“툭툭을 타면 힘들게 경사면을 오르지 않으면서 사람들에 치이지 않고 도시를 구경할 수 있어요. 트램이나 택시가 닿을 수 없는 곳도 툭툭을 타면 갈 수 있어서 숨겨진 명소를 발견할 수 있죠.” 시끌벅적한 알칸타라 포구를 지나가면서 에두아르두가 외친다.
그가 갑자기 그런 비밀 명소 중 한 곳을 가기 위해 모퉁이를 돌더니, 산토 아마로 전망대Miradouro de Santo Amaro가 있는 언덕 위를 털털거리며 나아간다. 전망대에 있는 르네상스 시대 예배당이 주변에 있는 400년 된 올리브나무들처럼 노쇠한 모습으로 서있다. 하지만 전망의 하이라이트는 타구스강 위에 우뚝 솟은 4월 25일 다리이다. 1966년에 완공된 이 현수교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와 똑 닮았다. 이렇게 빼어난 경치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는 지금 우리만 있다. 멀리 들리는 거리의 소음과 바람을 가로지르는 갈매기를 제외하고 고요함만이 흐른다.
“꽤 좋죠?” 웃으면서 말하는 에두아르두는 마치 내가 아닌 스스로에게 말하듯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듯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언덕 능선부터 햇살이 반짝이는 강까지 손으로 따라 그려본다. 강물은 대서양의 깊은 바다로 흐를 것이다. 이 위에 있으면 리스본 전체를 손끝에 담을 수 있다.

 


Q & A
리스본 시티 러너스의 대표 페드로 비에이라

리스본을 달리기 가장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이다. 우리는 도심 거리가 비어 있는 아침 7시에 러닝을 시작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아름다움 자체다. 시간이 지나면 성, 성당, 코메르시우 광장Praça do Comércio 같은 명소들은 사진 한 장 찍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가장 좋아하는 명소는?
환상적인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세뇨라 두 몬테와 포르타스 두 솔Portas do Sol 전망대를 가장 좋아한다. 아름다운 트레일을 몇 시간 동안 달리면서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몬산토삼림공원Parque Florestal de Monsanto도 빠뜨릴 수 없다.

처음으로 달리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코스는?
캐슬 러닝 투어Castle Running Tour를 추천한다. 길이는 7km에 불과하지만 경사로 때문에 난이도가 있다. 리스본에 짧게 머무른다면 도시를 탐색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1시간 30분 이내에 여러 유명 관광지를 보면서 역사도 체험하고, 운동도 하는 것. 이 모든 것을 아침식사 전에 할 수 있다.
lisboncityrunners.com


도시에 있는 많은 전망대 중 하나인 그라사 전망대Miradouro da Graça의 석양.

한낮의 리스본은 여행자를 사로잡는 극적인 요소가 있지만,
밤이 되면 동화 속 도시가 되어 환하게 불을 밝힌 테라스부터
어둑한 바다까지 모두 낭만적이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리스본의 밤〉

 

최고의 요리 8

파인 다이닝을 찾는다면
알마ALMA
시아두Chiado 지구의 18세기 서적 창고에 자리한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알마는 리스본의 파인 다이닝 대가 엔히크 사페소아Henrique Sá Pessoa가 만든 포르투갈 요리에 대한 걸작이다. 셰프의 테이스팅 메뉴는 천재적인 구성과 예술적인 표현이 돋보이며, 대표 요리로 순무 퓌레를 곁들인 애저 콩피와 새우, 호박, 해리사harissa 소스, 흑마늘로 요리한 코스타 아코스타Costa a Costa 등이 있다.
almalisboa.pt

칵테일과 함께 즐기는 석양
로시오 가스트로바ROSSIO GASTROBAR
알티스 아베니다Altis Avenida 호텔 7층에 있는 아르데코풍으로 꾸며진 레스토랑은 성의 윤곽이 보이는 전망이 압권이다. 날이 맑으면 테라스 자리에 앉아 셰프 주앙 코헤이아João Correia가 만든 고급스러운 스몰 플레이트small plate 요리를 여러 개 주문하자.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알가르브Algarve산 통통한 새우와 포르투갈 북부 산악지대의 연한 양고기 요리다. 칵테일도 훌륭한데, 진, 베르무트, 신선한 포도주스로 만든 그라프Grape가 독보적이다.
rossiogastrobar.com

퓨전 감성을 선호한다면
건파우더GUNPOWDER
올봄, 리스본의 푸드신에 화려하게 등장한 이 멋스러운 빈티지 감성의 레스토랑은 폭발적인 맛을 선사한다. 신선한 포르투갈 식재료를 인도의 레시피와 향신료로 결합한 인도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는 먹는 순간 고아Goa의 해안과 뭄바이의 뒷골목으로 순간이동 한다. 새콤한 카춤버kachumber 샐러드를 곁들인 부드러운 알가르브산 굴이나 인도 버터기ghee로 요리한 맛조개처럼 해산물 요리에 강하다.
gunpowderrestaurants.pt

최고의 전망이 기다리는
바BAHR
바이로 알토 호텔Bairro Alto Hotel의 루프톱 레스토랑 겸 칵테일 바로 가면 멋진 광경이 기다리고 있다. 은은하게 밝혀진 테이블과 오픈키친이 이 꾸밈없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배경이 된다. 포르투갈과 다양한 외국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셰프 브루노 로차Bruno Rocha는 구운 빵에 올린 훈제 따개비와 버터 풍미 강한 알가르브산 참치 같은 페티스코petisco(애피타이저의 일종)로 손님들의 입을 즐겁게 한다. 한껏 식욕을 돋운 다음, 아티초크와 다시마버터소스로 요리한 농어 메인 요리와 청사과 그라니타를 올린 머랭 디저트를 먹자.
bahr.pt

(왼쪽부터) 로시오 가스트로바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 달걀과 시저드레싱을 곁들인 로스트비프.

가벼운 주전부리
타피스코TAPISCO
스페인식 타파스와 포르투갈식 페티스코가 주인공인 레스토랑의 메뉴를 셰프 엔히크 사 페소아Henrique Sá Pessoa가 구성한다. 기다란 원목 테이블과 가깝게 배치된 작은 테이블들, 레스토랑 한쪽 면에 길게 늘어선 바와 오픈키친이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서 스페인의 타파스 바가 생각나게 한다. 엄선한 베르무트 술이 문어 샐러드와 라임, 미역으로 요리한 양념한 생선, 라임 마요네즈소스를 곁들인 고구마와 갑오징어 튀김 등 가벼운 요리와 잘 어울린다.
tapisco.pt

연인과 함께라면
신SEEN
포르투갈의 스타 셰프 올리비에르 다 코스타Olivier da Costa가 이끄는 티볼리 아베니다 리베르다데 리스보아Tivoli Avenida Liverdade Lisboa 호텔에 자리한 호화로운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아래에서는 리스본이 매혹적으로 반짝이고 바 한가운데에는 나무가 자라고 있다. 녹색의 벨벳 소파가 대리석 테이블 주변을 곡선으로 휘감는다. 손님들은 디제이가 엄선한 라운지 음악을 즐기며 테라스 옥상에서 식전 칵테일을 마신다. 메뉴는 포르투갈과 브라질, 일본을 넘나들며 훌륭한 스시뿐 아니라, 과카몰레를 곁들인 세비체 타코와 버섯과 그린커리 와규처럼 함께 나눠 먹기 좋은 요리들이다.
seenlx.com

현지 식재료의 향연
쿠라CURA
포시즌스 리츠 페드로 페나 바스토스Four Seasons Ritz Pedro Pena Bastos에 있는 이 미쉐린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는 최상급 농작물과 수산물, 자연 채집 재료를 찾아 포르투갈 전역을 누빈다. 이렇게 공수한 식재료를 고급스럽고 정교한 기법으로 요리해서 독특한 맛을 창조한다. 서양 고추냉이, 순무, 육수로 요리한 참다랭이, 따개비와 야생 마늘을 곁들인 가자미, 솔잎, 꿀, 우유에 조리한 파스닙 등 작은 걸작이라 할 수 있는 테이스팅 메뉴를 만드는 셰프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fourseasons.com

안락한 시크함
루미LUMI
루미아레스 호텔&스파Lumiares Hotel & Spa에 있는 이 루프톱 레스토랑에서 천천히 해가 저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리스본을 사방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망과 낮게 배치된 안락한 쿠션이 놓인 좌석이 있어 야외에서 낭만적이고 편안한 식사가 가능하다. 브런치 장소로도 추천한다. 치즈, 시금치, 고추가 들어간 루미 오믈렛이나 과일을 올린 아사이볼을 먹어보도록. 그리고는 도수가 센 저녁 칵테일과 고추, 포르투갈식 소고기구이를 올린 구운 문어 요리를 먹을 시간이 되면 다시 찾아오자.
thelumiares.com

루미아레스 호텔&스파에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로프톱 레스토랑 루미.


TRAVEL WISE

가는 법 & 현지 교통
대한항공, 핀에어, 터키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직항 노선을 운행한다. 비행시간은 약 19시간 소요된다.
카스텔로, 알파마, 바이로알토 지구를 포함한 역사지구의 많은 구역은 차량이 통제된 도보 전용이다. 리스본 공공교통 서비스Carris로 트램, 버스, 케이블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carris.pt

방문 최적기
리스본은 봄에 여행하기 가장 좋으며 평균기온은 18~24°C 정도이고 공원의 꽃이 만개할 시기다. 기온이 30°C 이상 육박할 정도로 무덥고 유명 관광지가 붐비는 여름은 피하자. 가을은 최고 기온이 23°C까지 올라가면서 날씨가 매우 좋다. 겨울은 최저 기온이 9°C 정도로 선선하며 비가 내린다.

 

 

 

 

 

글. 케리 워커KERRY WALKER
사진. 마크 파렌 테일러MARK PARREN TAY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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