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장 흥미로운 여행지와 여행 트렌드 30개를 찾기 위한 세계 여행이 펼쳐진다. 랜드마크 호텔이 문을 열고, 야생으로 돌아가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여행이 보다 쉬워질 수 있는 기차 노선이 생기는 등 선택지가 다양해질 예정. 우리의 다음 여행은 노르웨이에서 자연과 이어지거나, 인도의 시킴에서 히말라야를 등반하거나, 리마에서 별미를 맛보는 건 어떨까?
> EUROPE <
노르웨이 노를란
북극 권역의 자족적인 혁신
노를란Nordland에는 빙하와 우뚝 솟은 산봉우리, 작은 어촌과 외딴곳에 마을이 자리하며, 백야와 오로라 아래로 사미Sámi족의
전통이 펼쳐진다. 많은 기대를 모으는 식스센스 스바르트Six Senses Svart 호텔이 2024년에 문을 열면 더욱 강렬한 풍경이 빚어질 듯하다. 앞서가는 디자인은 물론 북유럽 스타일 스파와 제로웨이스트 다이닝까지 경험할 수 있다.
이 뾰족한 피오르 해변에서는 여름 동안 산악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거나 낚시를 하고, 겨울이 되면 개썰매를 타는 등 1년 내내 다양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노르웨이해에서 혹등고래 용이 솟아오른 모습을 닮은 로포텐 제도를 관통하는 E10 길을 따라 주행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두근거림도 누릴 것이다. 게다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해 여행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그중 보되Bodø 마을에서 열리는 예술과 음악 행사 덕분에 노를란 지방은 2024년 유럽문화수도로 다시 태어날 것을 예고했다.
nordnorge.com, sixsenses.com
독일 유로 축구 대회
예술과 문화와 최고 수준의 축구
2024년 6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독일에서 제17회 UEFA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유로 축구)가 열린다. 이에 수많은 축구 마니아들이 맥주홀과 고딕 양식 교회뿐 아니라 붕괴 35주년을 맞는 베를린 장벽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 14일에는 뮌헨, 함부르크, 수도 베를린에서 결승전이 열리며, 이외에도 유로 축구 대회 경기는 독일 10개 도시에서 진행되므로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의 전초기지를 탐험할 좋은 기회다.
그중 도르트문트Dortmund를 찾는 여행자라면 지그날 이두나Signal Iduna 공원에 있는 국립 축구박물관에서 독일 스포츠의 다채로운 역사를 살펴보자. 약 25m 높이의 스카이워크를 따라 걷는 30분 동안 오래된 제철공장 지대의 골격을 재생해서 조성한 피닉스 웨스트를 탐험할 수 있다. 라이프치히에서는 시립 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을 포함해 독일 최대 규모의 박물관 네 군데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1시간쯤 달리면 드레스덴Dresden이 나온다. 생전 이 도시에 살았던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8월 24일에는 드레스덴 주립 아트 컬렉션에서 전시가 열린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인근 작센 지방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아일랜드 와일드 아틀란틱 웨이
서해안 모험 10년을 기념하며
와일드 아틀란틱 웨이는 험준한 서쪽 해변을 따라 약 2500km 길이로 구불구불 이어진다. 모험심 강한 여행자는 이 길을 따라 유럽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도로 여행을 할 수 있다. 세상 끝에 홀연히 서 있는 파나드 헤드Fanad Head 등대, 골웨이Galway의 전설적인 굴, 달을 떠올리게 하는 버렌Burren 지역의 풍경, 팔레트 같은 다채로운 색조의 킨세일Kinsale 마을 등 이 길 위에서 마주하는 장면은 아일랜드에서 인상 깊은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2024년 10주년을 맞는 이 해안도로 위에서 보다 다채로운 즐거움이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지난여름 슬라이고 카운티 지방에 있는 스트랜드힐Strandhill 마을에 국립 서핑 센터가 문을 열었다. 대서양의 적당한 파도 덕분에 많은 서퍼들이 이곳을 찾았다. 인근 슬라이고 타운 센터에서 가라보그Garavogue 강을 끼고 개발이 완료될 퀸 매브 스퀘어 광장은 예정대로 2024년 후반에 농산물 시장이 들어서고 공예품 박람회가 열려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길을 따라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내는 코크Cork 지방은 아일랜드에서 유일하게 케이블카가 다니는 곳으로 최근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이 케이블카를 타면 베어라Beara 반도에서 바다를 건너 더시Dursey 섬까지 딱 10분 걸린다. 더시섬은 바다오리와 큰부리바다오리 등 조류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thewildatlanticway.com
알바니아 알프스
유럽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나라로 떠나는 야생의 여행
‘다음에 유럽을 모험하게 된다면 조금은 다르게 해보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많은 여행자가 알바니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알바니아는 퍼즐처럼 짜인 발칸반도의 한 조각으로, 아드리아해와 이오니아 해안을 끼고, 흥미로운 오스만 제국과 공산주의의 유산을 지니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이제 막 많은 여행자가 찾아오기 시작하는 단계다.
알바니아 북부 내륙에 자리한 알바니아 알프스도 그 매력 중 하나다. 불길하게도 저주받은 산맥Accursed Mountains으로 알려진 이 들쭉날쭉한 카르스트 지형에서는 스라소니가 가문비나무 숲을 돌아다니고 야생화가 계곡 바닥을 뒤덮어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곳이 되고 있다. 이 지역의 도전적인 길을 탐험하려면 워크스 월드와이드를 통해 8일 동안 셀프 가이드 투어를 하면 된다. 산길을 따라 걷고, 전통 가옥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발칸산맥 봉우리로 가는 시작점에 있는 테스Theth 마을에도 들른다.
albania.al, walksworldwide.com
몰타 발레타
검투사들이 서사적인 풍경을 지닌 지중해 도시로 돌아온다
2000년에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속편이 2024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한창 촬영 중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지중해의 빛과 몰타의 황금빛 바위라는 캔버스 위에 고대 로마와 검투장을 재현하고 있는데, 세트 사진을 보면 17세기에 지어진 리카솔리 요새 겸 성벽 뒤로 모형 콜로세움과 다른 로마 양식의 건물이 보인다. 리카솔리는 몰타의 수도 발레타 바로 옆에 있는 섬 동쪽에 자리한다. 한편 리들리 스콧의 새로운 전기 영화 〈나폴레옹〉도 발레타의 그랜드 하버 지역에서 촬영한다. 도시와 인근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를 연결하는 이 지역은 영화 속에서 프랑스 해군의 주둔지 툴롱Toulon으로 이용된다. 영화제작자들이 발레타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발레타는 흉벽과 대성당의 돔이 만드는 스카이라인이 특별한데,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몰타를 통치했던 다국적 기사단에 의해 만들어졌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해안가 위에는 경치 좋은 테라스가, 좁은 거리 위로는 목조 저택의 멋스러운 발코니가 돌출되어 있다. 연중 내내 날씨도 따뜻하다. 2024년에 이곳을 찾아 영감을 받을 사람이 영화제작자만은 아닐 듯하다.
visitmalta.com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오랫동안 기다려온 문화의 해가 타이타닉의 고향에서 열린다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라는 도시의 자부심은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꽃과 같다. 그리고 2024년 벨파스트 문화의 해 덕분에 이 꽃이 활짝 피어날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다. 타이타닉 체험 박물관이 새롭게 문을 열고, <왕좌의 게임>이 이곳에서 촬영되고, 평화로운 곳에서 격동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장소라는 점 때문에 2010년대에 벨파스트를 찾는 사람들이 전례 없이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벨파스트는 2017년 유럽문화수도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브렉시트 때문에 이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대신 여태까지 축적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해 동안 문화적인 축제를 열기 위한 계획을 이어갔다. 아직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규모 보트 건조 계획을 통해 벨파스트의 강변과 해양 유산이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또한 잉글랜드 콘월주와 함께 도시와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는 에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2021년 유네스코 음악도시 등재에 이어 벨파스트 출신 싱어송라이터 밴 모리슨을 기념하기 위해 80개 이상의 음악 공연장에서 공연이 열리게 될 것이다.
visitbelfast.com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두 바퀴로 이탈리아의 미식 중심지를 여행한다
2024년 여름, 투르 드 프랑스 자전거 경주가 이탈리아에서 개최된다. 경주의 시작인 그랑 데파르는 6월 29일 피렌체에서 열리지만, 경주의 첫 번째 코스는 주로 피렌체가 속해 있는 투스카니 지방이 아니라 이웃한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의 마을과 포도밭으로 뒤덮인 풍경 속을 달리게 된다. 결승 지점은 리미니Rimini 시에 있는 해변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 코스가 끝날 때쯤에는 그 유명한 볼로냐 소시지 요리를 먹을 수 있다. 그런 다음에는 역사적인 피아첸차Piacenza에서 마지막 구간인 토리노Turin를 향해 출발한다.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은 이탈리아에서도 자전거로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히며 별다른 도움 없이 혼자서도 탈 수 있다. 중간중간 볼로냐, 파르마, 모데나 등 풍광이 아름다운 곳을 거치며 무리 없이 탐험할 수 있다. 인트래블이나 스케데들 같은 여행사를 통해 둘러볼 수도 있다. 좀 더 노련한 사이클리스트라면 혼자 힘으로 시클로비아Ciclovia di Dante 자전거 도로 완주에 도전해봐도 좋다. 1321년 시인 단테가 사망한 곳으로 알려진 라벤나Ravenna에서 시작해 언덕 꼭대기 마을과 밤나무 숲을 지나 단테가 태어난 피렌체까지 약 223km 길이의 길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emiliaromagnaturismo.it, inntravel.co.uk, skedaddle.com
웨일스 위스키
웨일스 양조장의 부흥을 위해 건배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가 위스키의 요람으로 알려졌지만, 웨일스 지방에서도 수백 년 된 고유한 전통 양조 방식이 전해지고 있다. 웨일스산 위스키는 19세기에 생산이 줄었다가, 1990년대가 되면서 느리지만 꾸준하게 되살아나고 있으며 그 이후로 위스키 업계가 꽃을 피웠다. 웨일스산 싱글몰트위스키는 지난 7월 영국 GI(지리적 표시) 지위를 얻으며 웨일스산 양고기, 앵글시Anglesey 바다 소금과 함께 모두가 탐내는 고유한 보호 자원이 되었다.
원천이 있는 곳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위스키 애호가라면 웨일스에 있는 네 곳의 영국 GI 승인 싱글몰트 증류소 한 곳에 들러 위스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가볍게 술을 음미해보자. 카디건베이Cardigan Bay 만을 따라 펼쳐진 들판에 위치한 인더 웰시 윈드In The Welsh Wind 증류소나 반나우 브리체이니오그Bannau Brycheiniog(이전 브레콘비콘Brecon Beacons 국립공원)에 위치한 펜데린Penderyn 증류소 등이 그 네 군데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펜데린은 워터폴 카운티Waterfall Country로도 알려진 베일오브니스Vale of Neath 협곡에서 몇 분만 가면 나온다. 2000년에 문을 연 이 증류소는 1900년 이후에 문을 연 최초의 상업용 증류소가 되었다.
visitwales.com
스코틀랜드 갤러웨이&서던에어셔
스코틀랜드 원산 생물권보전지역의 밝은 미래
바람이 휘몰아치는 경사면과 시냇물이 흐르는 울창한 숲 등 갤러웨이&서던에어셔Galloway & Southern Ayrshire 지역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풍경 덕분에 이곳은 2012년에 스코틀랜드 최초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 되었다. 불과 10년 만에 이 지역은 앞으로 10년 동안의 추가 보호권이 주어지게 된 셈이다. 축하할 이유는 또 있다. 경계가 확장되면서 그 넓이가 약 5270㎢에서 약 9790㎢로 늘어났다. 단순한 확장뿐 아니라 알로웨이 마을이 이제 새로운 테두리 안에 들어오면서 문화적으로도 중요해졌다. 시인 로버트 번스가 알로웨이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서사시 ‘Tam o' Shanter’에도 이곳이 등장한다. 시에 관심이 있다면 이 글쓰기 좋은 휴양지에서 시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혹은 현지 주민 중에서 전문 지식을 갖춘 바이오스피어 가이드가 이끄는 창의적인 글쓰기나 야생 생활 투어 등에 참여하는 것도 흥미롭겠다. 생물권은 올해 초 스코틀랜드가 새롭게 공개한 유네스코 트레일의 한 부분이다. 이 길은 음악의 도시 글래스고에서부터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웨스터로스 생물권보전지역에 있는 소나무로 숲 언덕과 호수까지 국가에 등재된 13개 지역을 모두 연결한다.
gsabiosphere.org.uk
유럽 기차 여행
야간 열차의 부흥은 계속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침대칸 열차를 운행하는 노선은 계속 쇠퇴해 왔는데 최근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오스트리아 철도 운영사인 ÖBB가 야간 침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33개 열차를 새롭게 운행하고 파리-베를린 구간 등 새로운 노선을 내놓으면서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유러피언슬리퍼도 브뤼셀-베를린 노선을 포함해 드레스덴을 거쳐 프라하까지 확장하고, 스칸디나비아와 스페인에도 노선을 만들 예정이라고. 1920년대에서 영감을 받아 ‘철로 위의 호텔’을 자칭하며 심야 열차를 운행하는 미드나이트트레인스는 2025년엔 파리에서 밀라노를 거쳐 베네치아까지 연결된 노선을 처음으로 운행한다.
파리에서 에든버러나 포르투갈의 포르투까지 가는 노선도 계획 중인데, 스코틀랜드에서 출발한다고 가정하면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한 번만 갈아타고 포르투갈까지 갈 수 있다. 편안한 침대칸을 이용해서 말이다. 이렇듯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또 하나의 회사는 오리엔트 특급 라 돌체 비타 침대 열차다. 2024년엔 눈 덮인 알프스에서부터 시칠리아 해안까지 이탈리아 전역을 횡단하는 6개 노선을 운행한다. 크림색 인테리어에서 5성급 서비스를 받고 최고 수준의 이탈리아 요리를 먹으며 철도 여행의 황금기를 떠올리는, 아주 세련된 여행이 될 것이다.
nightjet.com, europeansleeper.eu, midnight-trains.com, accor.com
핀란드 사이마
유럽의 미식 지역에서 음미하는 호수의 맛
핀란드 사람들이 사이마Saimaa의 숲과 호수를 찾는 건 신선한 공기와 평화로움뿐 아니라 음식 때문이기도 하다. 사이마는 2024년 유럽 미식 지구가 되면서 별처럼 떠오를 예정이다. 이 지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농산물의 대부분은 숲과 호수에서 채집한다. 숲에서 얻은 야생동물 고기와 살구, 블루베리, 호수에서 낚아 올린 농어와 스코틀랜드 흰송어 등이 있다. 북극 지방의 영향을 받아 훈제한 순록 고기를 먹기도 한다. 핀란드에서 와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올린마키Ollinmäki 와이너리도 있다. 등산로, 저택, 유서 깊은 마을로 가득한 유럽의 구석구석을 탐험할 때 음식은 유용한 나침반이 되기도 한다. 구운 양고기와 감자로 만든 사라Särä는 레미Lemi 자치구의 특선 요리다.
인근 도시인 라펜란타Lappeenranta와 미켈리Mikkeli 마을에 있는 시장에서는 현지에서 만든 피클과 핀란드산 캐비어, 신선한 딸기와 미트파이 등을 판다. 동쪽으로 약 104km 떨어진 사본린나Savonlinna 마을도 들러볼 만하다. 요새가 있는 이 마을에서는 고기와 쌀로 속을 채운 초승달 모양의 뢰르트쉬lörtsy 페이스트리가 처음 만들어졌다.
tastesaimaa.fi, visitsaimaa.fi
잉글랜드 북부 요크셔
계곡 끝에서 새롭게 싹트는 희망
요크셔 지방의 시골 깊숙한 곳에 있는 약 12㎢ 넓이의 브로턴 생크추어리Broughton Sanctuary 보호구역은 전체 사유지 중
30%에 해당되는 곳을 일반인에게 공개해 사람들이 자연으로 돌아가 야생과 다시 연결되도록 돕는다. 밀집된 양 방목이 줄고 이탄습지와 수로가 복원되고 있으며 새로 심은 수만 그루의 묘목 덕분에 나무의 복원율이 6%에서 20% 이상 높아질 예정이다. 이 모두가 수달, 산토끼, 황조롱이 등이 포함된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데 이미 도움을 주고 있다.
채집, 삼림 지대에서 식사하기, 달빛 목욕 등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는 브로턴에서 이런 움직임은 아주 자연스럽다. 보호구역이라는 토양 자산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야생 복원을 주도하는 것이다. 브로턴의 환경 고문인 알라스테어 드라이버Alastair Driver 교수는 “대규모 자연이 스스로 돌볼 수 있을 정도로 야생을 되살리는 데에는 수십 년이 걸릴 겁니다”라고 말한다. 그동안에는 이 보호구역의 산책로를 걸으며 변화하는 풍경을 탐험할 수 있다. 보호구역에서 일하는 요리사가 준비해준 도시락을 손에 들고서 말이다.
broughtonsanctuary.co.uk
이탈리아 폼페이
오래된 고전으로 가는 신선한 길
영원한 도시 로마를 탐험한 다음 고대의 이탈리아를 더 깊이 탐구하고 싶다면 로마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직행 열차를 타고 2시간을 달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인 폼페이로 갈 차례다. 이전에는 당일로 다녀오려면 남쪽으로 가는 약 241km 길 중간에 있는 나폴리 중앙역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일요일에만 운행하는 새로운 노선이 생긴 덕분에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오전 8시 53분에 직행 열차를 타면 오전 10시 40분에 폼페이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열차는 폼페이에서 오후 6시 40분에 출발해 오후 8시 55분이면 로마에 도착한다. 로마에 도착한 뒤에는 트라토리아에서 전설적인 카르보나라를 맛볼 수 있다.
이 직행 열차는 폼페이 베티의 집 벽에 그려진 1세기 프레스코화가 20년에 걸친 수정과 복원을 거쳐 다시 선보이는 때와 맞물려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폼페이 유적지 중 제9 구역에서 2023년에 보석, 인간의 잔해, 음식 등을 묘사한 정물 프레스코화 등 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다.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 젠나로 산줄리아노Gennaro Sangiuliano가 말했듯이, 폼페이는 항상 새로운 보물이 나오는 보물 상자 같다.
pompeiisites.org, trenitalia.com
에스토니아 타르투
두 번째 도시가 주목을 받다
에스토니아인들은 오랫동안 수도 탈린에서 약 177km 떨어진 곳에 있는 타르투Tartu를 최고의 박물관과 활기 넘치는 카페, 가장 오래된 대학이 공존하는 문화적이고 지적인 중심지로 여겨왔다. 이 유네스코 문학도시가 오스트리아의 바트이슐Bad Ischl이나 노르웨이의 보되Bodø와 함께 2024년 유럽 3대 문화수도 중 하나로 선정된 것은 그래서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타르투는 물론 좀 더 넓게는 에스토니아 남부 전역에서 이 선정을 기념하고자 고전음악 연주회와 영화 상영, 멋진 야외 설치 미술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그중에서도 키싱 스튜던츠 분수를 기념하는 키싱 타르투 행사를 주목할 만한데, 이 기쁨을 나누기 위해 시청 광장에서 입술을 맞추는 모습을 생중계한다고 한다. 한편 해마다 열리는 유럽 거리예술 순회 축제 스텐시빌리티Stencibility도 2024년에는 타르투에서 열린다. 특별판으로 유럽 최대 규모의 스티커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타르투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공공 공간을 새로운 녹지로 꾸미는 큐레이티드 다이버시티도 추진 중이다.
tartu2044.ee
> THE AMERICAS <
칠레 아타카마 사막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에 피어난 새로운 오아시스
3년이나 10년에 한 번, 이 건조한 사막에 아주 드물게 봄에만 꽃이 피어난다. 지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으로 알려진 아타카마 사막Atacama Desert의 메마른 바닥에서 야생화가 피어 사막을 다채로운 색의 융단으로 바꿔놓는다. ‘사막에 피는 꽃’으로 불리는 이 현상 덕분에 2023년 칠레 정부는 데시에르토 플로리도Desierto Florido 국립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 칠레 북부 도시 코피아포Copiapó에서 남쪽으로 약 3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570㎢ 넓이의 보호지역이 바로 이 국립공원이다.
공원은 아타카마가 원산지인 이 지역의 식물군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되었다. 덕분에 과학자들이 노란색 아욱과 솜털 같은 푸시포pussypaw 등 200여 종의 식물이 지구의 가장 척박한 조건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 자세히 연구할 수 있다. 이곳에서 자라는 가뭄에 강한 식물은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바위 속 아주 미세한 양의 물에 사는 미생물은 화성의 생명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 새로운 공원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5번 국도를 따라 코피아포에서 발레나르Vallenar까지 차를 운전하면 된다. 대체로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뚜렷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꽃이 활짝 피는 해에는 그 풍경에 경외감마저 든다.
chile.travel
페루 리마
흥미진진한 미식의 수도를 음미하다
한창 빛을 발하는 리마Lima의 요리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조짐은 없어 보인다. 가장 최근에 선정된 세계 최고 50대 레스토랑 중 리마에만 10위 안에 드는 레스토랑이 2개나 있다. 마이도Maido 레스토랑의 닛케이Nikkei 요리(일본-페루 퓨전 요리)가 6위를, 리마가 세계 음식 지도에 표시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센트럴Central은 현지 고유의 재료를 혁신적으로 해석해 1위를 차지했다. 이런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과 함께 최근에 리메뇨스Limeños(리마 사람들)가 즐겨 찾는 곳이 루프톱 바다. 대부분 장소는 바랑코Barranco와 미라플로레스Miraflores 인근에 있는데, 그중에서 호텔B는 송어 세비체나 새끼돼지 타코처럼 간단한 요리를 함께 내놓는 곳이다. AC호텔에 있는 인스모Insumo 바는 니케이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2024년 3월 23~24일 리마에서 열리는 빅 페스티벌은 현지 음악을 즐기며 세계적 수준의 음식을 경험해보라고 여행자들을 매혹한다. 이번 빅 페스티벌은 영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처음 열리는 행사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peru.travel
미국 뉴욕주
엠파이어스테이트 전역에서 획기적인 박물관이 문을 연다
2024년은 뉴욕주립공원이 조성된 지 100주년 되는 해다. 기념비적인 시기, 뉴욕주 곳곳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해도 좋다. 그중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공원으로 알려진 나이아가라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 문화유산 관문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새로운 나선형 전망대를 추가해 탁 트인 구간에서 폭포가 빚어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이아가라 협곡 디스커버리 센터는 현지 야생동물을 선보이는 그레이트 레이크 360으로 바뀐다. 한편, 뉴욕시에 있는 어퍼웨스트사이드 지구에 미국 LGBTQ+(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성소수자, 성적 정체성이 불확실한 사람 등) 박물관이 문을 연다. 지난 몇 년 동안 조성된 이 공간에서 국제적이면서도 현지 고유의 LGBTQ+ 역사와 문화를 다루게 된다. 크리스토퍼 거리에 있는 스톤월 국립기념비 방문자센터도 2024년 6월에 문을 열 예정인데, 1969년 뉴욕시에서 벌어진 성소수자들의 시위와 그 유산을 탐구하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2024년 여름은 전 세계의 이목이 올림픽이 열리는 파리로 쏠리겠지만, 올림픽 팬이라면 뉴욕시 북부 지역에 새롭게 선보이는 레이크 플래시드 올림픽박물관에서 스포츠의 탁월함을 얼마쯤 맛볼 수 있다. 이 박물관은 1932년, 1980년에 열린 동계올림픽을 주요 테마로 조성했다.
iloveny.com
미국 마이애미
창의적인 공간이 해변 도시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다
뉴욕의 하이라인High Line 공원이 더 이상 쓸모없게 된 맨해튼 철교를 푸르른 녹지 공간으로 바꾼 것처럼, 마이애미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언더라인Underline은 도시 철도가 다니는 고가 아래 땅을 약 16km 길이의 직선형 공원으로 바꾼 곳. 세 차례에 걸쳐 문을 여는데 곧 두 번째 공간이 공개될 예정이며, 처음 시작할 때 보여준 작은 부분에 비해 훨씬 더 큰 공간이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특히 공공예술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윈우드월스Wynwood Walls 박물관의 벽화로 알려진 새로운 작품이 더해졌고, 최근에 규모를 넓힌 그라피티 박물관도 추가되어 마이애미에 눈부신 빛을 더할 듯하다.
윈우드 지역 옆에 있는 알라파타Allapattah 지역은 마르케스Marquez 아트 프로젝트(MAP) 덕분에 예술적 명성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인이자 예술품 애호가 겸 수집가인 존 마르케스가 선택한 작품과 주목받는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전용 갤러리가 이제 막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대담한 전환은 리프라인 공공미술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마이애미 비치 바다에서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 수중에 전시된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miamiandbeaches.com
도미니카공화국
와일드아일섬의 해변과 수영할 수 있는 장소에 주목하는 새로운 트레일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을 찾는 사람들은 보통 내륙의 아름답고 야생적인 환경을 보느라 해안은 그냥 지나친다. 그런 점에서 와이투쿠불리Waitukubuli 바닷길은 모험적인 활동과 환경 훼손이 적은 관광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내륙과 해안의 균형을 바로잡아준다. 와이투쿠불리 바닷길은 서쪽 해변을 따라 약 64km 길이로 이어지는 카리브해 최초의 바다 카약 전용 루트다. 14개 단계로 구성되어 깎아놓은 듯한 절벽, 어촌 마을, 숨겨진 해변, 스노클링 장소 등이 있는가 하면, 전략적으로 배치된 휴게소에서 밤을 보낼 수도 있다. 현지 단체가 있어서 숙련된 카야커에게는 장비를 대여해주고, 카약 초보자를 위해 가이드 탐험에 동행해준다. ‘와이투쿠불리’는 원주민 칼리나고족의 언어로 도미니카섬을 뜻한다. 이 바닷길은 약 10년 전에 카리브해에서 가장 긴 하이킹 코스로 처음 공개되었고, 약 185km 길이로 이어지는 와이투쿠불리 국립 트레일의 동반자다. 도미니카의 아름다운 자연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discoverdominica.com, soc-dom.com
캐나다 노바스코샤
대서양 해변에 펼쳐지는 음악과 해산물의 향연
캐나다 동부 해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틀란틱 캐나다 지역은 풍부한 해산물과 스릴 넘치는 만조, 험준한 해안 절벽에 매달린 듯 자리한 등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24년 8월, 이목을 끄는 여행 목적이 또 하나 생길 듯. 노바스코샤Nova Scotia 남서쪽 끝에 위치한 마을에서 아카디아 세계 의회가 열리면서 처음 정착한 이래 400년 세월을 이곳에서 보낸 아카디아인Acadian 공동체가 가진 힘에 대해 호기심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카디아인은 캐나다를 포함한 북아메리카의 뉴프랑스 식민지에 거주했던 프랑스 출신 인종을 가리킨다.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은 원래 아카디아인 후손을 대상으로 하지만, 여행하는 사람들도 이를 통해 블루그래스 스타일(블루스나 재즈풍) 음악의 뿌리에서 영향을 받아 더 다양해진 아카디아 음악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현지에서 나는 풍부한 바닷가재와 가리비로 만드는 전통 요리 시연도 펼쳐진다. 9일 동안 열리는 이번 회의는 흩어져 살고 있는 아카디아 디아스포라와 관련된 곳에서 4년에 한 번 돌아가면서 열리는데, 대서양 너울 바로 옆에 있는 노바스코샤로 2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셈이다.
cma2024.ca
미국 텍사스
일식을 보려고 모든 시선이 일제히 하늘로 향하다
뉴욕이 엠파이어스테이트라는 별명이 있는 것처럼, 텍사스Texas는 ‘외로운 별’로 불린다. 하지만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2024년만큼은 별보다는 태양과 달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4월 8일,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날 때(전체성의 경로를 따라) 텍사스 중부에 있는 거대한 띠 모양의 지역이 어둠 속에 빠진다. 그리고 텍사스주 정부가 이 광경을 포착할 좋은 기회를 제공하려고 준비 중이다. 포트워스Fort Worth, 오스틴Austin, 샌안토니오San Antonio는 인챈티드 록 주립자연지역의 다크스카이 파크나 린든B.존슨 국립역사공원과 함께 일식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도시로 꼽히고 있다.
오스틴 바로 외곽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텍사스 일식 페스티벌에 가면 라이브 음악과 전문가의 강의를 듣거나 몰입형 예술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우주에 열광하는 사람이라면 여행사 등을 통해 전문 투어에 참여해보자. 일식뿐 아니라 천문대를 돌아보고, 별을 보고, 역사적인 도시 프레데릭스버그Frederickburg에 들러 독일의 유산과 주목받는 현지 와이너리를 둘러볼 수 있다.
traveltexas.com
멕시코 유카탄반도
마야문명의 심장부에서 고대 문화를 발견한다
고고학 발굴 중에서도 잃어버린 도시를 발굴하는 것만큼 상상력을 자극하는 분야는 없다. 그리고 2023년 유카탄반도의 정글로 뒤덮인 깊숙한 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외딴곳에 위치한 오콤툰Ocomtún 유적지는 현재 발굴 중이라 직접 가볼 수는 없지만,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마야문명의 붕괴에 대해 퍼즐 조각 하나를 던져주었다. 붕괴 전에 멕시코, 과테말라, 벨리즈Belize 북부 지역에 퍼져 있던 마야문명이 왜 서기 900년쯤 붕괴된 것일까. 거대한 석조 건축물과 피라미드 사원만이 남아 있지만 아직도 이 지역에 사는 약 600만 명의 사람들은 마야어로 말하고, 그들의 생활 문화는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현지를 경험하는 방식에 점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멕시코 칸쿤 남쪽에 있는 리비에라 마야 지역에는 새로 단장한 마로마Maroma 호텔이 있다.
마야식 디자인 원칙을 따라 꾸몄고 전통적인 스파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가 하면 카미노 델 마야브Camino del Mayab 길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마야 공동체와 카르스트 지역에서 발견되는 세노테 구멍 사이를 서로 엮어주며 약 128km 길이로 이어진다. 걷거나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이 길은 고대 마야문명의 도시였던 마야판에서 끝난다.
visitmexico.com
아르헨티나 이베라 습지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 아열대 보호구역으로 돌아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 북쪽 국경지대 주변의 미로 속에서 거대한 몸집의 개미핥기를 볼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베라 습지Iberá Wetlands를 야생 상태로 되돌리려는 노력이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가는 얼굴과 크고 덥수룩한 꼬리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이 독특한 생명체 200여 마리가 꼬리 아래로 몸을 숨긴 채 종종 잠자는 모습이 목격되곤 한다. 이베라 습지는 우루과이, 파라과이, 브라질 사이를 지나고 아열대기후의 이구아수 폭포에 이르는 아르헨티나의 기다란 지형 안에 자리한다. 한때 가축을 기르는 목장용 대지로 넘겨졌던 이베라의 중심부는 2018년에 비로소 국립공원이 되었다. 거대한 개미핥기가 다시 서식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순위였지만 그 결과로 다른 생물들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베라 습지에는 카피바라와 카이만 악어, 370종의 조류가 서식하며, 이러한 야생 동식물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parqueibera.gob.ar, rewildingargentina.org
> AFRICA <
르완다 아카게라 국립공원
성공적인 사파리 투어의 눈부신 모본
약 1121㎢ 규모의 아카게라 국립공원Akagera National Park은 늪지, 사바나, 야생동물이 넘쳐나는 삼림지대를 아우른다. 2024년은 국립공원이 조성된 지 90주년 되는 해로, 긴 시간 동안 이곳에서는 여러 변화가 거듭되었다. 르완다에서 오래된 국립공원 중 하나인 아카게라는 1994년 르완다 내전 이후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추방당했던 농부들이 이곳에 돌아와 소를 방목하기 위해 땅을 파괴하고 야생동물을 멸종시켰다. 이후 2010년, 공원을 영화롭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복원하겠다는 희망을 품고 아카게라 관리 회사가 설립되었다. 2015년과 2017년에 사자와 검은코뿔소를 다시 들여왔고, 2021년에는 흰코뿔소를 들여오는 등 보존은 성공적이었다. 이제는 기린, 코끼리, 악어, 표범, 새도 번성하고 있다. 혜택을 누리는 건 야생동물뿐만이 아니다. 매년 2000명 넘는 학생이 공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을 찾는다. 가이드, 관리인, 밀렵 방지 직원 등이 필요해지면서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있다. akageranationalparkrwanda.org
마다가스카르 안드레파나 드라이 천연림
독특한 주변 환경에 자리 잡은 세계문화유산이 확장되다
마다가스카르Madagascar의 서쪽 측면은 경이롭다.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바위와 둥글고 납작한 나무들이 우거지고 여우원숭이로 알려진 레무르종이 번성하고 있는, 다른 세상이다. 들쭉날쭉한 석회암 첨탑의 미로로 유명하고 199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칭기 데 베마라하 자연보호구역Tsingy de Bemaraha Strict Nature Reserve은 들쑥날쑥하고 뾰족한 석회암이 미로처럼 분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2023년 이 세계유산에 안드레파나 드라이 천연림Andrefana Dry Forests이 포함되면서 세계 유산의 범주가 넓어졌다. 동쪽 해안의 열대우림보다는 자생하는 종은 적지만, 마다가스카르 고유의 종일 가능성은 더 높다. 특히 남서부에 있는 치마남펫소사Tsimanampetsotsa 국립공원은 더욱 그렇다. 그중에서도 줄기가 두꺼운 바오바브나무가 가장 주목받고 있으며, 숲속 땅바닥을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여우원숭이과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베록스시파카Verreaux's sifaka가 여기에 서식한다.
parcs-madagascar.com
시에라리온
새로 건설한 공항 덕분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다 쉽게 즐긴다
마침내 시에라리온Sierra Leone에서 새로운 여행이 움트고 있다. 인프라 구축을 통해 보다 쉽게 서아프리카로 갈 수 있게 된 덕분이다. 2023년에는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Freetown에 또 다른 국제공항이 문을 열었고 도로 역시 보수를 했다. 시에라리온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이다. 대서양의 파도가 찰랑이는 넓은 모래 해변과 국가 상징 동물인 침팬지가 서식하는 내륙 산악지대에 고원이 자리한다. 지역사회가 이끌어가는 프로젝트 덕분에 자연의 아름다움이 부각되고 있다. 부레Bureh 해변에 시에라리온 최초로 서핑 학교를 세웠고, 맹그로브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타소Tasso 섬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팀네Timneh 회색앵무를 구조하는 프로그램 등 생태 관광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한편, 대서양을 오가는 노예무역이 행해지던 곳이라는 가슴 아픈 사실을 떠올리게 하는 번스Bunce 섬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숙박 시설이 늘고 전국적으로 호텔이 생기면서 여행자들에게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프리타운에 있는 부티크형 호텔 토마Toma는 은신처로 알맞은 곳으로 현재 스위트룸을 더 만들고 있다. 2024년 후반에는 시에라리온 최초로 힐튼 호텔이 문을 열고 고급스러운 객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에스추어리Estuary 리조트는 내륙으로 들어온 곳에 있는 만의 둑에 위치하여 여유로운 해변 휴양지 분위기다. 새로운 오두막형 샬레 숙소와 수영장 등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visitsierraleone.org
> ASIA & OCEANIA <
인도 시킴
라얀 왕국이 놓친 것을 재발견하다
네팔과 부탄, 티베트의 틈바구니에 낀 히말라야의 한 모퉁이에 자리한 탓에 시킴주Sikkim는 종종 그냥 지나치게 된다. 인도에서 면적이 가장 작은 주로, 1975년까지 자체 왕국도 있었다. 2018년에 공항이 생기면서 공항이 있는 인도의 마지막 주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초기에 코로나가 대유행하면서 정기적인 항공편이 제대로 운행하지는 못했다. 2023년에 델리와 콜카타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이 다시 생기면서 시킴주를 찾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었다. 직항편이 아니라면 5시간 동안 여러 산을 지나며 시킴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까지 차를 타고 갈 수는 있다. 단 방문하려면 필요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웃 나라인 부탄과 마찬가지로 트레킹과 산 위에 자리한 수도원과 형형색색 원색으로 축제를 알리는 전시물이 매력적이다. 네팔과의 국경에 자리한 칸첸중가산은 해발 8586m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약 80km 길이의 괴차라산 트레킹 코스를 10일 동안 걷다 보면 이 산이 가장 눈에 띈다. 이 빙하의 땅에는 진달래가 화사하게 웃어주는 산비탈이 있고, 판다가 서식하는 숲이 자리한다. 열흘보다 더 짧게 탐험할 수도 있다.
sikkimtourism.gov.in
호주 빅토리아
호주에서 수증기가 가장 많이 피어오르는 길로 풍덩
호주를 찾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일정에서 해변을 우선순위로 잡지만, 그보다 덜 알려진 빅토리아Victoria 주의 온천은 파도와 모래를 벗어나보라고 우리를 유혹한다. 노천탕의 풍부한 역사뿐 아니라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광물질이 풍부한 온천수 덕분에 전역의 온천과 해수욕장을 연결하는 그레이트 빅토리아 입욕 길이 생겼다. 수도 멜버른을 중심으로 약 901km 길이로 이어지는 길에서 여행을 할 수 있다.
모닝턴반도Mornington Peninsula에 있는 고급스러운 알바 온천&스파와 온천수를 가득 담은 욕조에 몸을 담근 후 사파리 스타일 텐트에서 밤을 보낼 수 있는 메퉁 온천 등 6개 온천이 이미 문을 열었고, 2024년에는 이 트레일에 필립 아일랜드 온천과 트웰브 아파슬(열두 사도) 온천&리조트 등이 더 추가될 예정이다. 같은 ‘열두 사도’라는 이름으로 된 해상 암석 구조물에서 차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트웰브 아파슬 온천&리조트는 완공되면 호주에서 가장 큰 온천 단지가 될 예정이다. 150개 객실에 3363m2 크기의 입욕 시설을 마련해 천연 온천수로 씻거나 입욕을 즐길 수 있다.
bathing.org
중국 시안
2200년 된 불가사의가 땅 위로 올라온 지 50년째
불과 50년 전만 해도 중국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산시성 들판 아래 잠들어 있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1974년 3월 29일, 우물을 파던 농부가 머리 모양 조각상을 발견했다. 이후에 이 두상은 8000개가 넘는 테라코타 점토로 빚은 병사 중 하나의 머리로 밝혀졌다. 이 병사들의 임무는 기원전 210년에 사망한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의 무덤 단지를 지키는 것이었다. 높이가 낮고 숲으로 뒤덮인 피라미드는 오늘날까지 발굴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물론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다. 시안Xi’an에 있는 산시성 고고학 박물관Shaanxi Archaeology Museum을 포함해 2022년에만 382개의 새로운 박물관이 등록되었다.
중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여행을 제한했던 나라 중 하나다. 그렇기에 안개 자욱한 계림의 봉우리 사이를 누비며 강을 따라 항해를 하거나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현지 요리 연회를 찾아다니는 등 그동안 뒤처진 것을 따라잡느라 바쁠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 수도인 시안과 그 외곽의 거대한 격납고 아래에서 아직도 재집결하고 있는 흙으로 빚은 병마보다 더 좋은 시작은 있을 수 없다.
bmy.com.cn
대만 타이난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의 나이, 400세
강철과 유리로 반짝이는 대만과 달리, 대만의 옛 수도인 타이난Tainan은 요새와 우뚝 솟은 사원의 지붕이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역사적인 용모를 지녔다. 2024년에 타이난은 400주년 기념행사를 열어 흥미로운 도시의 유산을 조명하고, 왜 이곳에 와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타이난은 이미 수만 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해 왔다고 알려졌다. 그러다가 1624년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타이난의 기초를 다지고 질란디아 요새Fort Zeelandia라는 이름을 붙였고, 수백 년 동안 국제적인 영향을 받으며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이 사용되었다. 옛 일본 무술 아카데미부터 청나라 때를 연상시키는 붉은 등불로 장식된 신농Shennong 거리까지 다양한 건축물이 그 역사를 외치고 있다.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도 많다. 새우를 듬뿍 넣은 감자탕면과 부드러우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걸쭉한 해산물 수프와 함께 속이 텅 빈 ‘관 빵’을 먹는다.
다양한 행사도 많이 열린다. 그중에서도 옌수이Yanshui 구에서 열리는 벌집 불꽃놀이 축제가 가장 떠들썩하다. 설 이후 15일 동안 계속되는데, 양봉장 같은 대형 구조물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날이 따로 있다. 소심한 사람은 놀랄 수 있으니 참고하자.
eng.taiwan.net.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