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희귀하고 그만큼 귀해서 ‘북극의 금’이라고 불리는 클라우드베리. 북극 전역에 걸쳐 습한 황무지와 산비탈 곳곳에서 자라는 이 딸기는 1년에 단 몇 주 동안만 눈에 띈다고. 북극권과 노르웨이 베스테롤렌 군도에 이르기까지 야생으로 자라는데, 구체적인 장소가 어디인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채 보호받는다.

베리 채집 행렬
안되이아Andøya 섬에 사는 현지인들이 손에 양동이를 들고 행렬을 이루어 표지판도 없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안개 낀 외른리튼덴Ørnlitnden 봉우리를 배경으로 이탄(일종의 유기 퇴적물)이 풍부한 황무지를 가로질러 황금색 클라우드베리를 사냥한다. 현지에서 몰테molte 또는 멀테multe로 알려진 클라우드베리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클라우드베리 줄기는 습지대에서 땅 위로 단 몇 센티미터 높이로 납작 엎드린 채 하나의 줄기에서 자라며,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찾기가 어렵긴 하지만, 열매가 완전히 무르익는 아주 짧은 기간 동안 현지인들은 휴가를 내고 클라우드베리 채집에 나설 만큼 중요한 전통이자 여름철 이벤트로 자리 잡고 있다. 새콤한 맛이 나는 열매는 비타민 C와 항산화 요소가 풍부해 혹독한 북극 환경에 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영양소가 되어준다.

안되이아의 시간
블레이크Bleik 어촌의 새하얀 모래 해변이 안되이아섬의 서쪽을 따라 뻗어 있는 경치 좋은 길로 이어진다. 섬의 남쪽에 위치한 습지대와 내륙에 솟아 있는 산의 가파른 경사면은 클라우드베리를 사냥하기 딱 좋은 장소. 여기선 안되이아섬 너머 전망을 관망할 수 있는 도보길 모틴덴Måtinden이 근사하게 펼쳐진다. 여름이면 백야로 인해 온종일 밝고 화사한 안되이아섬의 이른 아침, ‘골든아워’라고 불리는 따뜻한 햇빛이 해안선을 비추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정한 양의 햇빛이 몰테가 익어가도록 돕고, 가장 좋은 열매를 따기 위한 경주가 시작된다.

비밀스럽게
북극권에 있는 다수의 지역 사회에서 클라우드베리는 문화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베스테롤렌Vesterålen 군도에 속하는 힌뇌위아Hinnøya 섬에 살고 있는 라일라 잉가Laila Inga. 순록을 키우며 사는 그는 원주민 사미족 출신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자신의 습지대에서 클라우드베리를 수집하는 사미족의 전통을 지키며 살고 있다. 이 열매는 사미족에게 중요한 음식이자 필수 비타민의 공급원. 또한 전통 의학에서는 괴혈병을 치료하는 데도 쓰였다고 알려져 있다. 원주민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 내려오는 지식을 통해 최고의 수확 장소를 찾아낸다.

달콤한 위로
현지인들은 보통 클라우드베리를 수확하고 나면, 한 통은 집으로 가져와 잼과 디저트를 만든다. 또는 밀폐해 보존하거나 얼려서 1년 내내 쓰기도 한다. 안되이아섬에서 가장 큰 주거지인 안데네스Andenes에 사는 사이렌 니모Siren Nymo는 클라우드베리에 설탕을 섞어 간단한 절임을 만든 다음 토스트나 케이크에 토핑으로 얹어 낸다. 노르웨이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휘핑크림에 클라우드베리를 섞은 물테크렘Multekrem을 즐겨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