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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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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호

겉으로 보기엔 차분한 분위기의 게이샤 찻집과 조용한 신사가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교토가 전설적인 라이브 음악의 온상이기도 하다는 점을 아는지. 이 도시의 지하 클럽과 허름한 선술집, 유서 깊은 카페에서는 일본에서 가장 독특하고 시끌벅적한 공연이 자유롭게 펼쳐진다.

니시키 시장에 있는 신도 신사, 니시키 텐만구Nishiki Tenmangu. 

아이리시 펍은 어쩌면 일본의 문화 중심지 교토에서 여행자가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장소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나는 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교토 시내의 우동 가게 위에 있는 아이리시 펍인 필드Field의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입구 간판에는 이곳을 대표하는 ‘기네스 생맥주와 좋은 아일랜드 음악, 노하라야Noharaya 카레빵’을 홍보하고 있다.
내 우려는 단단히 잘못되었음이 드러났다. 다음 몇 시간에 걸쳐 아주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일본 음악가들이 연이어 무대에 올라 바이올린, 플루트, 밴조, 틴 휘슬tin whistle을 더블린의 펍에서 어울릴 만한 일련의 시끌벅적한 지그, 릴reel, 슬라이드에 맞춰 연주했다. “교토에 거주하는 유럽인들과 미국인들이 1990년대에 펍에서 아일랜드 음악 세션을 시작했습니다.” 매니저 사토 히카루Sato Hikaru가 곡이 연주되는 중간중간에 나에게 말해준다.
“호기심 많은 일본인 몇몇이 그들과 합류했고, 그렇게 아일랜드 음악계가 탄생했죠.” 이 장르는 일본의 취미 애호가들이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열정과 활기, 기량으로 이를 이어받은 그다음 일본 음악가 세대가 자신만만하게 거머쥐었다. “일본인들은 종종 무언가를 완전히 익히면 일과 취미 모두에서 즐거움을 얻게 된다고 믿습니다.” 이제 막 ‘에건의 폴카Egan’s Polka’라는 곡의 연주를 열광적으로 마친 바이올린 겸 틴 휘슬 연주자인 가네코 료Kaneko Ryo가 말한다. 심지어 이것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누군가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추구해나갈 때 생기는 동기부여와 생명력을 뜻하는 이키가이ikigai다. “이곳에서 취미는 대단한 거예
요.” 내 가이드인 인사이드재팬의 반 밀턴Van Milton은 말한다. “취미를 하나 찾으면 전력을 다해 그걸 좇아요.”
보통의 아일랜드 포크 현장은 단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가이드북에서는 경외심에 차서 감탄하며 교토에 대해 이야기한다. 승려들이 고요한 사원 주변을 승복 자락을 살짝 끌며 지나가고, 완벽한 각도의 선(禪) 정원Zen garden 위로 불투명한 고요함이 걸려 있는 시간이 멈춘 도시라고. 하지만 이 도시에는 또 다른 면이 있다. 현대적이고 활력이 넘치며 뼛속까지 불손한 면이 있다. 밤이 되면, 교토의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뀐다. 이 도시의 밤 문화는 현지에서 ‘라이브 하우스’로 알려진 음악 공연장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어왔다. 1970년대에 군주제 타도를 목표로 한 여성들이 주도한 공산주의 무장단체인 일본적군Japanese Red Army 대원들이 교토의 가장 유명한 재즈 바 가운데 하나인 잭 바란Zac Baran의 담배 연기 자욱한 다크우드 벽 속에 숨어 있었다고 한다. 
교토의 밤 풍경으로 들어가는 나만의 여정은 이 도시 최고의 아방가르드 음악 공간인 어반 길드Urban Guild에서 계속 이어진다.  프랙탈 무늬가 이 카페의 벽에서 도드라져 보인다. 덕테일 수염을 기른 버킷 해트를 쓴 남자가 어쩐지 적법해 보이지 않는 커다란 담배를 물고 있다. 오늘밤 이곳은 만석이고 나무 벤치들은 관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관객석보다 무대 주위로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서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한 청년은 약간의 준비 운동을 하는 중이었고, 무릎까지 오는 레게 머리에 라스타 모자를 눌러쓴 노인이 반복적으로 몸을 구부리며 주먹으로 무릎을 두드리고 있다. 그들은 몸을 풀고 있다.
밤이 깊어짐에 따라 확실히 기초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 30명 넘는 연주자가 몇 시간에 걸쳐 마라톤처럼 연달아 현대 재즈 즉흥 연주를 펼치는데, 연주가들 대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무대에 선다. 저녁이면 음악과 빛이 만들어내는 무정형의 환상적인 분위기가 마치 주마등처럼 펼쳐진다.

재즈 드러머이자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재즈 카페 가운데 하나인 재즈 인 로쿠데나시의 주인인 요코타 나오주Yokota Naoju.

어린아이들이 무대를 가로지르며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드럼 라이저, 신시사이저, 마이크 케이블 아래로 몸을 휙 피하는 모습이 마치 곡예를 펼치는 것 같다. 데시벨이 올라가고, 그들은 손가락으로 귀를 막는다. 한 샐러리맨은 구석 벤치에서 잠을 잔다.
몇 번이고 무대에 오른 연주자 가운데 한 명인 보컬리스트 푸유코Fuyuco. 나는 공연 중간중간에 그녀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녀는 교토의 인구가 오사카의 절반 정도이고 도쿄의 10배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데다 공연장도 비교적 덜 알려져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색다른 음악 풍경이 펼쳐진다고 설명한다.
푸유코는 “교토는 작고 유서 깊은 도시입니
다”라고 말한다. “사람들끼리 아주 뿌리 깊게 연결되어 있어서 쉽게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죠. 생활비 또한 다른 대도시보다 저렴해서 정말 많은 실험적인 음악가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어요.”
다음 날, 나는 어두운 분위기의 칵테일바인 캐벌리어Cavalier에서 앰비언트 뮤직 프로듀서인 페르디난드 마우베르트Ferdinand Maubert를 만난다. 히비키Hibiki 위스키로 인한 숙취 때문에 부글거리는 속을 겨우 가라앉힌 내게 그는 교토가 일본의 초기 전자음악계의 선봉에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도시의 이런 분위기를 가로막는 독특한 걸림돌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미국 문화의 부패한 영향에 맞서기 위해 도입된, 자정 이후에 춤을 추는 것을 금한 1948년 법안이다.
오랜 기간 동안 경찰은 보고도 못 본 척하며 나이트클럽의 준합법적 운영을 허용했지만, 2010년대 ‘댄스와의 전쟁War on Dance’으로 알려진 일련의 대규모 급습으로 인해 안 그래도 억눌려 있던 음악계의 빗장을 훨씬 심하게 걸어 잠갔다. 시위가 뒤따랐고 일본의 낡아빠진 춤 금지령은 2015년에 마침내 해제되었다.

(왼쪽부터) 100년 된 연립주택에 문을 연 카페 로지 우사기의 생선구이를 곁들인 전통적인 아침식사.
니시키 시장.

페르디난드는 이 도시가 진전은 더디더라도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2000년대 유럽에 갔을 때 보니 온통 광란의 클럽 파티였어요. 지금은 모두가 이곳 일본에서 그런 파티를 즐기고 싶어 하죠.” 그가 말을 이었다. “10년 전 일본은 분위기가 1980년대 같았어요. 지금은 1990년대쯤 됐겠죠.” 페르디난드는 교토가 일본의 주류적 삶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거처가 되고 있다는 푸유코의 말에 동의한다. “이 사람들은 사회의 주변부에서 인생을 좀 즐기며 사는 걸 선택했는데, 교토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삶은 감당할 만하고 자연과도 가까워요.” 자연과 가깝다는 사실은 특히 페르디난드에게 중요한 점인데, 그의 데뷔 앨범인 ‘메이드 인 교토Made in Kyoto’는 도시 외곽의 대나무 숲에서 만들어진 현장 녹음이 들어 있다.
또한 교토는 여러 음악 공연장을 위한 멋진 배경이 되는데, 이곳의 유서 깊은 건축물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폭격을 면했다. 로큰롤 밴드의 공연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뮤직 하우스로 알려진 옛 사케 양조장인 지토쿠Jittoku의 나무 서까래를 뒤흔들고, 라이브 스윙 음악은 지금은 카페가 된 1930년대의 매력적인 대중목욕탕인 사라사니시진Sarasa Nishijin의 모자이크 타일 벽에 울려 퍼진다.


♦INSIDER TIPS

관객들이 교토의 라이브 음악 공연장으로 다시 모여들며 공연이 북적거릴 수 있다. 보고 싶은 특정 뮤지션이나 참석하고 싶은 공연장이 있다면 사전에 이메일을 보내 일찌감치 목록에 이름을 올려둘 것. 이렇게 하면 대개 공연장에 도착할 때까지 결제를 안 해도 입장은 분명히 보장된다.
일본 어디를 가든지 마스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으며, 음악 공연장도 예외는 아니다. 마스크 착용이 법적 요구 사항은 아니지만 여러분만 유일하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경우가 따라서 나쁜 인상을 주거나 마음이 불편할 수 있다.
저녁식사를 하러 갈 건지, 아니면 공연을 보러 갈 건지 결정하기 어려운가? 일본의 전통 라이브 하우스에서는 선택할 필요가 없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기본이지만 푸짐한 쌀과 국수 요리를 주문할 수 있는 지토쿠, 아니면 고로케와 팬케이크를 제공하는 타쿠타쿠Taku Taku를 방문해보라.


레벨 음악

(왼쪽부터) 정기 라이브 공연을 주최하는 작은 카페 겸 술집인 오블리Obbli.
교토의 신사인 후시미이나리타이샤Fushimi Inari Taisha.

‘튀어나온 못은 박히기 마련이다.’ 일본의 이 전통 속담은 해외의 옵서버들이 너무 자주 들먹여서 나는 일본인들이 이 나라의 집단주의적이고 순응주의적인 사회를 묘사할 때 이 속담을 거듭 사용하는 것을 듣고 놀란다. 하지만 좀 더 개인적인 성향을 지닌 교토 사람들에게는 음악이 하나의 탈출구 역할을 한다. 기야마치 거리Kiyamachi Street의 운하 옆 상점과 벚나무 사이를 거닐다 보면 전직 스모 선수인 폰치 찬코Ponchi Chanko가 마와시mawashi(훈도시)만 입고 랩과 비트박스를 하는 놀라운 광경과 소리를 접할 수도 있다.
교토 음악계의 또 다른 인물은 사토 타이지Sato Taiji다. 아주 멋진 긴 머리칼을 휘날리며 기타를 휘두르는 열정적인 선동가 타이지는 ‘일본의 레니 크래비츠Lenny Kravitz’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 도시의 라이브 하우스에서 유명한 고정 공연자가 되었다.
교토는 1980년대에 부비Boøwy와 쇼넨 나이프Shonen Knife 같은 공연자들이 주도한 일본 펑크록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고수해왔는데, 이런 모습만큼이나 교토의 강렬한 음악적 개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도 없다. 오늘날 이 깃발을 들고 있는 공연자 가운데 교토의 전설적인 오토보케 비버Otoboke Beaver가 있는데, 이 밴드를 상징하는 강렬한 기타 펑크록과 풍자적인 가사는 종종 일본 사회의 편협한 보수주의와 가족의 압박을 비난하며 유럽과 미국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록왕족인 데이브 그롤Dave Grohl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우리는 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펑크록 밴드라는 꼬리표가 붙었어요.” 가수 아코린린Accorinrin이 말한다. “어쩌면 우리의 태도가 펑크적일 수 있어요.” 아마도 이것은 더 넓게 보면 간사이 지역이 그러하듯이 “사람들이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것으로 유명한” 교토 출신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곳 현대 펑크록 음악계에서도 교토의 전통 예술의 영향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코린린은 고전적인 코미디 형식인 만자이manzai를 들먹인다. “간사이 지역은 일본 코미디의 발상지여서 우리는 굳이 코미디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요. 코미디는 그저 우리의 일부일 뿐이죠.” 그녀가 계속 이야기한다. “만자이는 대개 두 사람이 만담을 주고받는 일종의 전통적인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으로 느리고 빠른 속도의 리듬이 있어요. 변화하는 템포가 우리를 매료시키고 우리의 작곡에 영향을 미칩니다.”
운이 좋게도, 내가 방문하는 동안 이 록 밴드가 교토에서 홈커밍 공연을 하고 있어서 나는 때마침 가이드 반을 대동하고 허름한 선술집인 소크라테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밴드가 심장이 빠르게 뛰는 펑크 음악을 한 곡 한 곡 척척 연주해낼 때 벽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는 듯하다. 감미로운 팝 멜로디가 짧고 간단한 기타 리프 위로 폭발적으로 분출된다. 이 밴드의 고민거리는 이들이 부르는 노래 제목(‘나는 샐러드를 내놓지 않을 거야I Won't Dish Out Salads’, ‘나는 엄마다운 사람이 아니라고I Am Not Maternal’, ‘이 더러운 늙은이가 내 반응을 기다리고 있어Dirty Old Fart is Waiting for My Reaction’)과 일본어와 영어로 내지르는 정의로운 분노를 표출하는 노래 가사(‘집요하게 쀼루퉁한 골칫덩어리/ 원나이트스탠드를 찾아다니는/ 소름 끼치는 늙은이’)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마스크를 벗으면서 이런 일이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반은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클럽 투게더Club together
일본 펑크록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고수하는
모습만큼 이 도시의 강렬한 음악적 개성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도 없다.

일본의 하드코어 펑크 밴드 로콘Roccon이 소크라테스Socrates 선술집에서 공연을 펼친다.

교토에서 보낸 14시간

8AM 로지 우사기에서 아침식사
미야가와초 지구에 자리한 이 아늑한 카페는 하루를 계획하기에 좋은 장소다. 특히 카페 주인이 예전에 여행 가이드였다는 점과 벽장에 진열된 교토에 관한 다양한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카페는 100년 된 마치야 연립주택에 들어서 있는데, 주변에 아주 멋진 바위 정원도 있다. 이곳의 메뉴는 장식만큼이나 전통적이다. 생선구이, 미소된장국, 채소피클을 맘껏 먹거나 양이 조금 더 푸짐한 일본식 카레도 좋은 선택이다.
rojiusagi.com

10AM 기요미즈데라 방문하기
1200년 된 불교 사원인 기요미즈데라는 로지 우사기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교토 동부의 숲이 우거진 언덕에 웅장하게 솟아 있다. 주 기도실은 기다란 나무 기둥 위쪽에 있어서 마치 나무들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이 장소 전체가 건축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완전히 나무로 지어졌고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600년대 이후로 원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kiyomizudera.or.jp

12PM 니시키 시장에서 점심을
현지인들에게 ‘교토의 부엌’으로 사랑받는 실내 니시키시장은 노점상들이 400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를 판매하며 이 도시의 일상생활의 리듬을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장소다. 또한 여기서는 바로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잊지 못할 점심식사로 제공한다. 새우와 붕장어 튀김꼬치를 맛보고, 이곳 시장에서 나온 진미인 삶은 메추리알을 채워 넣은 새끼 문어 타코타마고도 놓치지 말고 먹어보라.

2PM 재즈 키사 경험하기
재즈 키사는 정말 일본 특유의 현상으로 조용히 앉아서 세심하게 엄선된 재즈 음반을 감상하는 게 일상인 분위기 있는 카페다. 1920년대에 시작된 대다수 카페의 분위기가 오늘날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재즈 인 로쿠데나시Jazz in Rokudenashi는 다크우드 벽에 빈티지 프린트물과 잡지가 잔뜩 장식되어 있는 가장 유명한 카페 가운데 하나이며 교토에서 가장 훌륭한 재즈 컬렉션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커피나 일본 위스키를 마시며 두어 시간을 보내보자.
rokude.com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니시키 시장.

4PM 후시미이나리다이샤에서 경탄하다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신도 신사 단지인 후시미이나리다이샤를 방문한다. 수천 개의 주황색 도리이 문이 마치 바닥에 떨어진 여러 벌의 카드들처럼 산비탈에 펼쳐져 있다. 그 문들을 통과하다가 도중에 잠시 멈추면 양옆으로 수십 개의 교활한 여우 조각상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신도 신화에서 여우는 다산, 쌀, 사케와 차의 신인 이나리Inari의 수호자를 대변한다. 약간의 기부를 하면 그 대가로 제각기 단지에 있는 많은 신사 가운데 하나에 공물로 바칠 수 있는 도리이 문 모형을 받을 수 있다.
inari.jp

6PM 노의 세계를 발견하라
교토의 현대 음악계를 더 자세히 둘러보기 전에 칸제 노극장Kanze Noh Theatre에서 이곳의 고전 예술에 경의를 표해보라. 노는 14세기에 시작된 무용극의 한 형태로, 여기에는 눈에 띄는 가면을 쓰고 민간 설화와 노래, 희극 대본을 연기하는 공연자들도 포함된다. 비록 이것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행해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연극 형태 가운데 하나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개그뿐만 아니라 유령, 신, 괴물에 관한 이야기는 언어가 달라도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kyoto-kanze.jp

8PM 오블리에서 음악이 있는 저녁식사
카페 겸 술집인 오블리에서는 카르니타스carnitas(풀드포크), 소고기 피카딜로(토마토 요리), 피코 데 가요picode gallo(일종의 살사) 같은 전통적인 멕시코 요리를 일본 특유의 미적 감각을 발휘하여 멋들어지게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파란색 옥수수 토르티야와 밝은 분홍색 양파 피클 같은 것이다. 음악에 푹 빠진 하루야 타니가 운영하는 오블리는 책장이 죽 늘어서 있고 빈티지 음악 포스터로 도배되어 아늑한 거실 같은 분위기다. 여기서 포크, 재즈, 록 등 다양한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10PM 교토의 밤 문화에 빠져들다
1990년에 문을 연 클럽 메트로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나이트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밤 문을 열고 일본 및 해외의 DJ와 라이브 공연자들을 돌아가며 선보이는 이곳은 교토의 밤 문화를 둘러보기에 환상적인 장소다. 지금까지 공연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재즈 크로스오버의 전설인 교토 재즈 매시브, 미국의 베이시스트인 선더캣, 프랑스 출신의 2인조 일렉트로니카 듀오 다프트 펑크
등이 포함되며, 이 클럽은 아직도 신인 공연자와 기존 공연자 모두를 키워내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다.
metro.ne.jp

1200년 된 불교 사원 기요미즈데라.

 

 

글. 대니얼 스테이블스 DANIEL STABLES
사진. 벤 웰러 BEN W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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