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에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까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수확의 계절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면 가장 신선한 재료를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지의 요리와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호박과 영국의 사과와 프랑스의 레몬처럼 제철 식재료를 경험하고, 맛의 축제를 즐기고, 직접 수확하는 기쁨을 누리며 더 깊이 탐구할 만한 자연의 산물을 골라봤다.

갓 수확한 프랑스 감자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감자로 알려진 라 보노트는 염수 늪지로 유명한 프랑스 일드누아르무티에섬의 자부심이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글. 캐롤린 보이드

보통 감자는 열렬한 환영을 받는 작물은 아니다. 하지만 대서양 연안에 있는 프랑스 일드누아르무티에섬에서 나는 감자는 특별하다. 기후가 온화한 편인데다 해초 덕분에 토양이 기름져서 3월 중순에서 7월 말 사이에 감자를 수확할 수 있는데, 이 ‘프리뫼르(처음 수확한 작물)’ 감자는 현지인뿐 아니라 섬을 찾는 사람들과 셰프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섬을 대표하는 누아르무티에-앙-일Noirmoutier-en-Île시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는 파트리스 밀라소Patrice Millasseau 셰프가 감자 요리의 향연을 펼친다. 으깬 감자에 고소한 슈 페이스트리를 섞어서 둥근 모양으로 만든 후 170~180°C에서 바삭하게 튀겨낸 폼므 도핀pommes dauphine, 허브 버터에 구운 달팽이로 속을 채운 대표적인 감자 요리, 섬의 사프란 향이 나는 감자 밀크 셰이크 등 다채로운 메뉴가 있다. 모든 창작물에서 감자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하나하나가 다 맛있다.
섬에서 나는 감자는 각 품종마다 수확하는 계절과 시기가 다르다. 라 시르테마La Sirtéma 품종은 껍질이 황금색 종이 같고 밀가루처럼 뽀얀 색 과육의 맛은 달콤하다. 레이디 크리스틀La Lady Christl 품종은 길죽하고 황금색을 띠며 아주 다재다능하다. 파트리스는 “저는 다른 곳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질감의 이 감자들로 레시피를 만듭니다”라고 말한다. 라 시르테마 감자로 만든 감자 케이크는 그 가벼움에 놀라면서 허겁지겁 먹게 된다. 파트리스는 이렇게 덧붙인다. “밀가루 대신 감자를 쓰는 파티시에 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장 좋은 평판은 라 보노트의 차지다. “이 섬의 테루아(토양) 맛이 나죠. 바다의 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파트리스) 라 보노 트를 수확하기 시작하면 섬 전체가 이를 축하한다. 보통 5월 초에 시작해서 단 2~3주 동안만 수확을 하는데, 하루 종일 열리는 보노트 축제Fêtede la Bonnotte가 그 시작을 알린다. 섬을 찾은 사람들도 직접 수확을 해볼 수 있고, 섬의 염수 늪지와 하얗게 칠한 마을 주변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저녁에는 축제에 참여할 수 있다. 축제는 누아르무티에 농업협동조합 건물 안뜰에서 열린다. 제시카 테시에Jessica Tessier 협동조합 회장은 “아스테릭스Asterix 시리즈(만화책)에 나오는 대로입니다”라고 말한다. “모두 함께 긴 테이블에 모여 현지에서 나는 정어리와 함께 감자를 먹습니다. 와인을 마시고,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모두가 뱃노래를 부르죠.”
다른 감자들이 씨감자로 자란 뒤에 흙에서 분리되는 것과 달리 라 보노트는 줄기로 연결되어 있어 직접 손으로 수확해야 한다. 제시카의 설명에 따르면, 1960년대 기계화가 진행되면서부터 섬 주민들은 라 보노트 생산을 포기했다고. 하지만 협동조합 창립 25주년이 되는 1995년에 감자를 재생산하기 시작했고 온 나라가 열광했다. 제시카는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협동조합은 3kg짜리 보노트 감자 바구니를 파리의 드루오 경매장으로 보냈습니다. 보노트 감자는 약 250만원에 팔렸고, 이를 계기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감자로 알려지게 됐죠.” 물론 누아르무티에-앙-일 시장에서 경매에 내보낸 똑같은 감자를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섬 전체 감자 수확량의 2%에 불과한 100톤만 생산되는 라 보노트는 1kg당 한화 약 7000원으로 여전히 다른 품종에 비해 비싼 편이다.
이 섬에 머무는 동안 다른 감자 품종을 살펴보면서 아쉽지만 보노트를 먹기에는 며칠 늦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떠나기 이틀 전, 시장에 갔다가 보노트를 상자 단위로 파는 가판대를 발견했다. 마치 내가 머무는 숙소로 데려가서 요리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특별한 레시피는 필요 없다. 그저 잘 쪄서 버터와 소금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맛이다.
여행 시작하기 : 5월 초에 가면 로컬 식당에서 내놓는 감자 메뉴를 먹을 수 있고 축제도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의 호박
글. 사라 배럴

4월부터 8월까지 자라는 주카zucca(호박)는 가을 내내 상점, 레스토랑, 가판대에서 볼 수 있다. 주카는 수확철을 알리는 일종의 상징이다. 이 식물은 꽃과 잎부터 씨앗과 과육까지 전부를 먹을 수 있으며 파스타, 잼, 케이크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가장 귀한 품종은 롬바르디아주의 비옥한 남동쪽에 있는 만투 아시와 베네토 지역에서 나는데, 초록색 마리나 디키오자marina di chioggia 품종과 뾰족한 모양에 과육이 오렌지색을 띠는 카펠로 델 프레cappello del prete 품종이 대표적이다. 만투아식 직사각형 모양의 호박 토르텔리니 파스타와 호박 라비올리와 호박 수프 등을 먹어봐야 한다. 그리고 가르다 호수 동쪽 파스트 렝고에서 매년 가을이면 주카 포크Zucca Folk가 열리는가 하면(보통 10월 중), 이탈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벤조네 중세 성벽 마을의 페스타 델라 주카Festa della Zucca(10월 22~23일) 등을 비롯해 여러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남유럽의 올리브
올리브 수확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농장이나 그리스에 있는 고급 리조트로 떠나볼 것.
글. 사라 배럴

유럽의 상당 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올리브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포르투갈부터 시작해서 지중해의 동쪽 해안에 이르기까지, 지역 경제와 예술과 의학과 민속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가 올리브 재배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그중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올리브 생산국이다. 안달루시아 지방에는 대규모 올리브 농장이 펼쳐져 있고, 마드리드에는 국제 올리브 협의회 본부가 자리한다. 이탈리아는 600개 이상의 올리브 품종을 생 산하고 있으며, 올리브가 자라기에 적합한 접지층의 기후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서 다양성과 자연조건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올리브나 무는 이탈리아의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정체성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수 세기 동안 프라-알프스(스위스 고원과 알프스 북쪽 사이의 구릉과 산악 지역) 지역에 자리한 호수와 지중해 해안과 산을 받아들이는 토양 위에 금욕적인 자세로 서 있다. 또한 올리브 재배는 고대 그리스와 현대 문화의 핵심이다. 전설에 따르면 아테나 여신이 지혜와 평화의 상징으로 아테네 사람들에게 올리브나무를 바쳤다고 한다. 오늘날 그리스 사람 한 명이 쓰는 올리브오일이 다 른 나라보다 더 많다.
유럽에서는 9월에서 12월 사이에 올리브를 수확한다. 내 경험상 더 먼 남쪽으로 향할수록 수확 시기는 더 늦어진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올리브 수확은 모두가 함께하는 이벤트다. 산화되기 전에 나무에서 따 빠르고 효율적으로 압착하는 속도와 기술이 핵심. 모든 농장에서 제대로 수확을 해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농가와 리조트에서 특별한 투어를 통해 시식하고 이벤트나 축제에 참여할 수 있다.

여행 시작하기 : 10월, 태양을 따라 남쪽 시칠리아로 가서 올리브 수확을 함께 한다. 아그리젠토의 신전 계곡 근처에 위치한 파토리아 모세(fattoriamose.com) 유기농 농장 겸 농촌 체험 여행 시설에서 직접 수확을 한 뒤 시식을 하고, 요리를 배우고, 제철 요리를 먹어볼 수 있다. 농장 대표 시모네타 아그넬로 혼비와 그녀의 여동생 키아라는 올리브에 초점을 맞춘 현지 요리법을 소개하는 책 〈운 필로 돌리오Un Filo D́Olio〉(‘기름 조금’이라는 뜻)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리스에서 남서쪽으로 내려가 펠로폰네소스 반도로 간다. 올리브가 왕으로 군림하는 해안 도시 칼라마타 주변의 농가형 숙소들은 11월 수확을 체험해보라고 독려한다. 최근에는 대규모 리조트 코스타 나바리노(costanavarino.com)도 올리브가 나무에서 병에 담기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올리브오일도 맛보는 등 다양한 ‘올리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접 올리브를 따보면서 현지 품종에 대해 알아보고 올리브 압착소에도 들른다. 요리 강습이나 올리브오일이 주가 되는 스파도 경험할 수 있다.

영국의 물냉이와 포스트 루바브
글. 레베카 실

물냉이는 수백 년 동안 영국 전역에서 재배되었지만 요즘은 주로 햄프셔와 도싯Dorset 주에서 재배된다. 이 지역에는 자갈이 깔린 물냉이밭이 있는데, 지역 특유의 백악질 기반암을 통해 걸러진 맑고 반짝거리는 미네랄 물이 흐르는 강과 시내가 주요 물 공급원이다. 물냉이는 봄과 여름 내내 자라며 파종 후 몇 주만 지나면 수확할 수 있다. 또한 뒷마당이나 창가 외부에서도 키울 수 있고 특히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직접 맛보고 싶다면 해마다 5월에 열리는 알레스포드 물냉이 축제 기간에 윈체스터 인근에 있는 시장 인근의 아름다운 마을에 들러보자. 물냉이 왕과 여왕의 퍼레이드로 시작해 라이브 음악과 춤 공연이 열리고,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우수 물냉이 시상식과 물냉이 먹기 대회 등이 열린다. 영국 전역에서 먹는 메뉴 중에 물냉이가 들어간 게 뭔지 찾아본 다음 주방에서 직접 차가운 물냉이 수프나 물냉이 페스토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그리고 루바브(대황)에 열정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 하나! 조기 수확하는 최고의 포스트 루바브는 요크셔 대황 삼각지대로 알려진 불과 23km² 작은 땅에서 나온다. 이 땅의 토양은 질소가 풍부하고 공기는 원산지인 시베리아처럼 차갑다. 야외에서 싹을 틔운 뒤 빛이 들지 않는 보관 장소로 옮기면 쨍한 분홍색 줄기의 맛이 달콤해지면서 가늘고 곧게 자란다. 다 자란 대황은 촛불에 의존해 수확한다. 크리스마스 직후 청과물 가게에서 핫핑크 줄기 다발을 발견하면 재빨리 사야 한다. 제철이 아주 짧고 항상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포스트 루바브가 들어간 좋은 음식을 맛보려면 요크셔 삼각지대에서 해마다 2월에 열리는 웨이크필드 대황 축제에 가면 된다. 거기에서는 루바브 풀이나 크럼블 같은 고전적인 요리와 루바브 진이나 루바브 칵테일처럼 변형된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콜로브리에르의 밤나무 재배자
프로방스에서는 해마다 10월이 되면 콜로브리에르 마을 사람들이 밤에 열광한다.
글. 캐롤린 보이드

파비앙 탐볼로니Fabien Tamboloni에게 10월이란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달이다. 프랑스 남동부 생트로페에서 내륙으로 불과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마시프드모레스산맥, 밤나무와 코르크참나무 숲 깊숙한 곳에 그의 밤나무 과수원 있다. 콜로브리에르에는 수백 년 동안 밤나무를 키워왔고, 그도 수많은 밤나무 생산자에 속한다.
“밤나무를 이곳에 들여온 건 로마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밤은 북부 이탈리아에서 나는 밤과 똑같습니다. 우리는 10월이면 하루에 180kg 정도의 밤을 수확하죠”라고 그가 설명해준다.
콜로브리에르 마을에서는 대부분 대를 이어 밤을 재배하지만 파비앙은 원래 쥐라 지방에서 태어나 주로 숲에서 나무를 벌채하는 등의 일을 하다가 비교적 최근에 밤나무 재배를 하게 되었다. 처음 몇 년 동안에는 다른 재배자들처럼 숲 근처에 있는 오두막에서 따로 지냈다. “오두막에 살면서 야생 거북이나 독수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제 아내는 심지어 늑대를 본 적도 있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이었고, 이후 아들이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그렇게 지냈죠. 산 위에서 학교를 다니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지금은 가족과 함께 도시 가까운 곳에 살면서 밤 퓌레를 꿀과 섞은 크렘 드 샤테뉴 등을 만드는데, 이 크림은 밤 타르트나 크레이프, 유명한 디저트인 몽블랑을 만들 때 쓰인다. 또한 여행자들은 파비앙이 이끄는 대로 자연 속을 산책하면서 산불이나 기후변화 같은 환경문제가 지역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키운 밤의 절반 정도는 멧돼지가 먹는데, 이것도 문제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많은 지역의 주민들이 멧돼지 개체수를 통제하기 위해 멧돼지를 사냥한다. 샤테뉴 축제Fête de Chataîgne 기간 동안 현지 레스토랑에서 내놓는 멧돼지와 밤 스튜 요리는 이 지역의 자랑이기도 하다. 축제 기간에는 밤도 풍부하게 공급되고 파비앙이 만든 샤테뉴 크림도 병에 담아 판다.

여행 시작하기 : 10월 중 세 번의 일요일 동안 샤테뉴 축제에 들러 생산자를 만나고, 모닥불로 굽는 밤을 구경하고, 각양각색의 밤을 사보자.

영국의 사과와 배
사과와 배는 풍요로운 영국 시골의 상징이자 영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다. 수확철에 열리는 행사에 가면 그 모든 영광을 경험할 수 있다.
글. 레베카 실

영국 시골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는 늦여름에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과수원이다. 영국과 사과 그리고 배의 인연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사람들이 영국에 왔을 때 그들은 작고 신맛 나는 야생 사과와 고유종인 야생 배를 접했을 것. 다행히 그들은 더 달콤하고 더 크게 재배된 사과와 배를 가지고 왔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에도 사과는 계속 생산되었고 이번에는 노르만 사람들이 이곳 해안에 새로운 품종을 가져왔다. 헨리 8세는 켄트 지방에 자신의 과수원을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생산량
을 늘려 거의 2000개의 품종을 재배하게 된 건 빅토리아 시대였다.
현재 영국 국립 과일 컬렉션에는 2131개 품종의 사과와 523개 품종의 배가 포함되어 있지만, 영국의 소규모 과수원 80%가 1900년 이후 사라졌으며, 이제 영국은 한 해 동안 40만 톤 이상의 사과를 수입하고 있다. 영국 사람들이 먹는 사과의 약 6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아이작 뉴턴은 플라워 오브 켄트라는 사과 품종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이 사랑스러운 품종은 거의 잊혔다. 대부분의 슈퍼마켓이 시장 점유율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로열 갈라 품종 같은 한정된 품종의 사과를 팔기 때문에 더 이상 시장에서는 이 사과를 볼 수가 없다. 그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수입 품종인 핑크 레이디는 현재 켄트 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다. 배는 주로 콘퍼런스 품종을 먹으며, 사과보다 그 선택의 폭이 좁다. 청과물 가게 등에서 다양한 품종을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과는 파이, 크럼블, 케이크(특히 영국 남서부 지역), 사과 샬럿(빵과 과일 푸딩) 같은 디저트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순수한 생과일 그대로 먹는다. 배는 치즈와 함께 처트니 소스로 만들어 먹는다. 물론 사과와 배는 모두 주스로 만들어 즐겨도 좋다. 영국은 세계 최대의 사과주(애플 사이다) 시장으로, 사과의 절반이 이 때문에 재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반해 배를 발효시켜 만드는 페리 음료나 배 사이다는 소규모로 생산되는데, 그중에서 베이비참Babycham이 제일 유명하다.
사과와 배는 8월부터 11월까지가 제철이다. 잘 익은 사과는 손으로 딸 때 부드럽게 비틀어지면서 가지에서 떨어져야 한다. 세게 잡아당겨야 하거나 과육이 녹색이면 덜 익었다고 보면 된다. 배는 익기 직전에 따서 일주일 동안 후숙해 단맛을 올리는 것이 좋다.

여행 시작하기 : 영국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가을 음식 축제에 참여한다면 사과와 사과주 정도는 쉽게 볼 수 있다. 헤리퍼드셔Herefordshire의 그림 같은 마클 리지Marcle Ridge 길을 따라 봄과 가을에 열리는 빅애플 이벤트를 경험해본다. 방문객들은 트랙터에 연결된 트레일러를 타고 꽃이나 과일이 가득한 과수원 사이를 이동하게 된다. 또한 영국의 연례행사인 애플데이는 10월 21일로, 당일에 주변 수십 곳에서 각종 행사가 열린다. 배와 관련된 이벤트는 찾기 어려울 수 있으나, 켄트Kent에 있는 브로데일팜Brogdale Farm에서는 9월과 10월에 직접 수확해보는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프랑스의 망통 레몬
글. 캐롤린 보이드

프랑스의 남동쪽 끝, 모나코와 코트다쥐르의 이탈리아 국경 사이에 위치한 망통Menton 마을은 접지층의 기후가 감귤류, 특히 레몬을 재배하기에 딱 알맞다. 망통 레몬은 속이 더 두껍고 전형적인 레몬의 쓴맛 이 약한 편이라 잘 졸여서 타르트나 잼 등 마을 가게에서 식료품을 만드는 데 애용된다. 해마다 2월이 되면 망통에서는 15일 동안 감귤 축제(fete-du-citron.com)가 열려 마을은 활기를 더한다. 거의 오렌지와 레몬만으로 만든 거대한 조각품이 마을 곳곳에 세워지는데, 타지마할 사원이나 용, 거대한 바이올린 모양 등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축제 기간 동안 마을에 있는 레몬 과수원에 들를 수 있고, 생산자나 식물원에 방문하기도 한다. 또한 오렌지와 레몬으로 만든 기상천외한 수레가 전 세계에서 온 음악가와 댄서들과 함께 마을을 행진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 더 많은 이야기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 4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