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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OF JAZZ AND BLUES
배순탁의 시카고&뉴올리언스 음악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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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호

미시시피강 유역의 도시 뉴올리언스에서 흑인 노예들이 재즈와 블루스를 탄생시킨다. 이후 그들은 더 좋은 일자리와유 자를 찾아 열차에 올랐고 그 종착역이 시카고였다. 뉴올리언스에서 시카고로 이어지는 여정은 미국 역사의 일부이자 세계 음악의 뿌리다.

과연 ‘바람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바람이 강하고 서늘했다. 추적추적 비까지 내리던 시카고에서 보낸 첫날 밤 나는 저녁을 먹은 뒤 버디 가이스 레전즈Buddy Guy’s Legends 클럽으로 가기 위해 우버를 잡아탔다. 시카고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한15분쯤 달렸을까. 늦은 시간이라 주변이 깜깜했다. 그 와중에 클럽 간판만이 성스럽게 홀로 빛나고 있었다. “마침내 왔구나.” 벅찬 마음을 애써 누른 채 문을 열고 블루스의 성지에 입성했다.

나의 첫 시카고 여행에 이보다 더 완벽한 시작은 없을 거라는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아니나 다를까. 예감은 현실이 됐다. 버디 가이가 누군가. 그는 블루스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1936년생으로 올해 나이 82세. 그가 영향을 준 블루스 기타리스트는 세는 게 무의미할 지경이다. 에릭 클랩턴Eric Clapton, 존 메이어John Mayer,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키스 리처드Keith Richards 등이 한결같이 그의 음악을 듣고 블루스에 눈을 떴다.

전설적인 뮤지션의 이름을 내걸고 운영하는 버디 가이스 레전즈는 그래서 시카고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버디 가이 레전즈에서 나는 블루스의 또 다른 전설, 하모니카의 대가 빌리 브랜치Billy Branch를 만났다. 크고 서글서글한 눈매에 중저음의 굵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 블루스 특유의 그루브가 몸에 밴 그는 인터뷰 내내 활기와 미소를 잃지 않고 느리지만 진솔하게 답변한다.

글. 배순탁SOON-TAK BAE
사진. 박기호KI-HO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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