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에 걸쳐진 사하라 사막은 면적이 약 207만km²로 전체 국토의 80%를 차지한다.
화산 봉우리와 계곡 그리고 광활한 모래 바다는 오아시스 도시들과 독특한 북아프리카 문화의 눈부신 배경이 된다.
오아시스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축물이 있는 곳 중 하나인 알제리 사하라 사막의 오아시스. 이곳에선 지난 수백 년 동안 삶이 번영해 왔다. 무려 6만km²에 이르는 거대한 모래 바다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티미문Timimoun은 그중 최고의 건축 도시로 여겨진다. 붉은색 진흙 건물 덕분에 라 루즈La Rouge(‘빨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몇몇 현지인들은 건물의 붉은색이 피를 상징한다고 믿으며 이는 사막에 대한 소속감으로 이어진다. 북으로 더 올라가면 음자브 계곡M’Zab Valley에 나란히 세워진 다섯 개의 요새 마을 크사르Ksour가 모습을 드러낸다. 독특한 파스텔빛 가옥이 인상적인데, ‘11세기부터 같은 삶의 방식과 같은 건축 기술’을 보존해 오고 ‘특출나게 독창적인 건축물’로 인정받은 성채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바위 숲과 모래언덕
알제리 국토의 80%는 사막이지만,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사막의 25%만이 모래로 덮여 있다. 나머지는 드넓은 화산 고원과 사암 절벽 그리고 자갈 평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남쪽에 있는 7만2000km² 규모의 타실리 나제르 문화공원Tassili N’Ajjer National Park과 그 주변 지형이 무척 빼어나다. 수천 년 동안 열기, 비, 바람에 의해 형성된 낯선 세상 같은 지형은 걸어서 혹은 사륜구동 차량을 타야만 접근할 수 있다. 바위 숲과 자연 생성된 아치가 있으며, 하얀색과 황금색부터 짙은 주황색과 붉은색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빛깔을 지닌 모래언덕을 볼 수 있다. 위로 솟아오른 이 언덕의 높이는 최대 610m에 이른다.
물을 기억하다
남부 알제리는 가축을 기르고 대추야자 같은 말린 과일을 주식으로 하면서 반유목 생활을 하는 투아레그족Tuareg이 조상 대대로 터를 잡은 땅이다. 투아레그족이 착용하는 타겔무스트tagelmoust로 이들을 알아볼 수 있다. 짙은 푸른색 두건은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이자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실용적인 역할을 한다. 지도 없이도 길을 찾을 수 있는 투아레그족과 함께 타실리 나제르를 둘러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투아레그족은 눈 안에 모래가 들어 있는 상태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어요.” 가이드 티토 켈로우이Tito Khellaoui가 말한다. “저희는 사막을 ‘읽을’ 수 있어요. 바위, 지형의 높이 차이, 모래색의 미세한 변화를 알아보고 기억하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이런 능력이 심겨 있어요. 물의 위치까지 그들의 기억을 물려받았죠.”
시간의 기록
타실리 나제르에는 이 땅에서 살았던 이들의 흔적을 보여주는 1만5000여 개의 상형문자와 벽화가 남아있다. 기원전 1만 년으로 추정되는 가장 오래된 그림은 이 지역이 한때 사냥과 채집을 하던 사람들이 코끼리, 사자, 기린과 함께 살았던 비옥한 사바나였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소 그림을 그렸다. 사하라가 메마른 땅이 되면서부터 낙타 그림이 등장했고, 사하라 종단 무역상과 낙타를 모는 투아레그족이 그 옆에 있다. “3000년을 거슬러 오르는 그림이에요.” 티토가 설명한다. “몇몇 투아레그족은 도시로 이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막이 끌어당기는 힘을 느끼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갈망을 갖죠. 타실리 나제르를 찾아오는 여행자들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