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즐랜드 컨트리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실험적인 와인부터 낙원 같은 모래섬에 숨겨진 이야기들까지, 광활한 자연 속에서 만난 모험의 순간들.
ON THE LAND
그래나이트 벨트의 놀라운 와인들
황금빛 햇살이 쏟아지는 한낮, 포도밭 이랑 사이를 마음 놓고 돌아다니는 왈라비들을 보았다. 지라윈 국립공원Girraween National Park의 조각 같은 화강암 아래, 방울새와 울새, 꾀꼬리의 합창에 잠자코 귀 기울이던 아침이 있었다. 마을의 식당과 펍을 방문할 때마다 최상의 농작물로 만든 시골 요리로 기분 좋게 배를 채웠다. 그러다 쌀쌀한 밤이 찾아오면 와이너리 로지의 벽난로에 불을 피웠다. 일렁이는 장작불을 한참 바라보다가, 창문 너머 보이는 빈야드에서 생산한 템프라니요 와인 몇 잔으로 느긋하게 몸을 데웠다. 그래나이트 벨트Granite Belt에서의 마지막 밤, 지난 며칠의 기억을 하나씩 떠올려본다. 맛있는 술을 입안에서 다시 한번 굴려보듯.
퀸즐랜드는 호주의 초기 정착지 중 하나이다. 18세기 중반, 이민자들이 처음으로 브리즈번 해안에 도착했지만, 그들이 찾던 비옥한 평야는 내륙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륙으로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그레이트디바이딩산맥Great Dividing Range이 해안과 내륙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처럼 서 있었기 때문인데. 탐험가 앨런 커닝엄이 1827년에 산맥을 통과하는 길을 발견하기 전까지 그 너머의 땅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었다.
오늘날 브리즈번에서 그래나이트 벨트까지는 차로 약 네 시간이 걸린다. 커닝엄이 발견한 협곡을 통과하는 길은 여전히 내륙으로 향하는 주요 경로이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남서쪽으로 은빛 유칼립투스 나무들 사이를 달렸다. 커닝엄 갭을 지나면 해발 700m를 넘게 되지만, 우리의 목적지인 그래나이트 벨트는 그보다 더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스탠소프Stanthorpe는 해발 800m 이상에 위치해 있고, 지라윈 국립공원은 해발 1000m에 달한다.
“높은 고도 때문에 그래나이트 벨트는 여름에도 시원해요. 퀸즐랜드 대부분이 열대 기후에 가까운데, 이곳은 예외라고 할 수 있죠. 해가 지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요.” 도로변 카페 주인의 말에 따라 우리는 미리 두툼한 재킷을 챙겼다. 짐을 줄이고 싶은 여행자에겐 고난을 안기는 날씨지만, 와인 애호가에게 이곳의 지리적 특징은 축복이다. 고지대 기후와 날카로운 일교차 덕에 포도는 깊은 풍미로 익어가고, 그래나이트 벨트라는 이름을 낳은 화강암 지층은 와인에 독특한 미네랄 향을 더한다. 200년 전 커닝엄이 찾은 그 길 너머, 이제 드넓게 펼쳐진 포도밭에서는 여행자와 미식가를 위한 또 다른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나이트 벨트의 와인 역사는 몇 차례 중요한 전환점을 거쳤다. 19세기 말,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온 이민자들이 스탠소프에 정착해 과일 농사를 지었다. 그들은 고향에서 습득한 기술을 이 대지에 녹여냈고, 그중 사과와 포도 농사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간혹 포도로 와인을 만들 때도 있었지만, 당시의 와인은 벌크로 싸게 팔리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지역의 와인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농부들과 와인 메이커들이 ‘품종 실험’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오늘날 그래나이트 벨트는 경이로울 정도로 다양한 포도 품종을 자랑한다. 보르도의 프티 베르도, 시칠리아의 피아노, 조지아의 사페라비까지, 이곳에서는 세계 각지의 품종들을 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다. 화강암의 영향 때문에 와인의 풍미도 독특하다. 쉬라즈에서는 살짝 아릿할 정도의 후추 풍미가 느껴지고, 카베르네소비뇽에서는 허브 향이 감돈다. 한 잔 한 잔 테이스팅하다 보면, 다음 장면을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사람의 의지와 최적의 기후, 특별한 토양의 협업으로 이어지는, 예측 불가의 모험담.
‘와인과 여행의 결합’이라는 표현만큼 그래나이트 벨트를 잘 설명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퀸즐랜드 와인 컬리지의 피터 오라일리Peter O’Reilly는 그래나이트 벨트의 성장을 이렇게 말한다. “코로나 기간 동안 브리즈번의 젊은이들이 이 지역을 재발견했습니다. 선선한 날씨, 장엄한 자연, 퀄리티 높은 와인이 모두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 말이에요. 이제 팬데믹이 끝났고 해외 여행도 마음껏 떠날 수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지라윈의 숲으로 캠핑을 오거나 스탠소프의 와인 호텔에서 주말을 보내죠. 더 많은 여행자들이 이 지역을 사랑하게 될 거예요.”
여정이 끝나가는 지금, 나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한다. 좋아하는 술을 친구의 잔에 따르듯, 이제 내가 발견한 그래나이트 벨트의 매력을 새로운 여행자들과 나눌 차례다.
스트레인지 버드 와인 트레일
Strange Bird Wine Trail
스트레인지 버드 와인 트레일은 스탠소프부터 발란딘까지 그래나이트 벨트의 20여 개 와이너리를 안내하는 시음 여행 가이드다. 그런데 왜 하필 ‘스트레인지 버드’일까? “글쎄요, 좀 괴팍하고 재미있는 이름을 찾고 싶었어요. 그런 태도야말로 그래나이트 벨트에 어울리니까요.” 피터 맥글러션Peter McGlashan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한다. 잿빛 콧수염을 풍성하게 기른 피터는 리지밀 이스테이트의 와인 메이커이자 스트레인지 버드를 시작한 기획자다. “스트레인지 버드는 대체 포도 품종들을 이르는 우리만의 표현이죠. 우리는 모두 새로운 품종을 시도하는 데 열정적이에요.” 와인의 품질을 끌어올리고 화강암 토양에 맞는 포도를 찾기 위해 이런저런 품종들을 심어본 게 시작이었다. 이제 그 실험 정신은 그래나이트 밸트만의 개성이 되었다. 현재 이곳에서는 70여 종의 대체 품종이 생산되고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호주 내 재배 면적이 단 1% 미만에 불과하다. 스트레인지 버드 와인 트레일은 각 와이너리의 대체 품종을 경험하고 맛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셀프 가이드이니 웹사이트에서 와이너리별 생산 품종과 서비스를 확인한 후 직접 코스를 계획해보자. 트레일의 와이너리 중 꼭 방문해야 할 4곳을 소개한다.
리지밀 이스테이트RIDGEMILL ESTATE
스트레인지 버드 와인 트레일의 출발점으로 적합하다. 약 16헥타르 규모의 포도밭에서 다양한 품종의 포도를 재배하는데, 특히 조지아에서 유래한 사페라비는 짙은 루비빛과 강렬한 다크 초콜릿 풍미로 주목받았다. 치즈 플래터를 포함한 와인 테이스팅 비용은 35호주달러(한화 약 3만 1000원). 와이너리에는 아늑한 럭셔리 캐빈이 있어 스탠소프 와인 투어 동안 이용하기 좋다. 벽난로가 갖춰져 있으며, 침대에서 포도밭을 내다볼 수 있다.
ridgemillestate.com
헤리티지 와이너리HERITAGE WINERY
100년이 넘은 앤티크 테이블에 앉아 로컬 재료로 만든 코스 요리를 와인과 함께 맛볼 수 있다. 레몬소스로 부드럽게 구운 퀸즐랜드 새우나 스탠소프 지역의 양갈비 스테이크 등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다. 헤리티지의 시그너처 와인은 쉬라즈로, 다크 베리와 강렬한 스파이스, 약간의 오크 향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낸다.
heritagewinery.com
발란딘 와이너리BALLANDEAN WINERY
그래나이트 벨트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1930년대 이탈리아 이민자가 설립한 이후 4대째 이곳에서 그래나이트 벨트의 와인 문화를 이끌고 있다. 다이닝룸 안쪽에 도열한 150년 묵은 배럴들, 셀러도어 벽면을 가득 채운 와인 대회 트로피, 열대 과일의 향과 은은한 미네랄이 조화를 이루는 비오니에 와인까지 구경할 것도, 맛볼 것도 많다. 호주 전역에서 명성을 얻은 발란딘 와인 식
초도 빼놓을 수 없겠다.
ballandeanwinery.com
밸런싱 하트 와이너리BALANCING HEART WINERY
지라윈 국립공원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와이너리에서 화강암 절벽의 장엄한 풍경과 맛있는 와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와인 평론가 제임스 할리데이에게 찬사를 받은 쉬라즈가 유명하다. 와인 메이커이자 양조학자인 데이비드는 기후변화에도 관심이 많아 포도 재배부터 숙성까지 모두 엄격한 친환경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와인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곳 레스토랑은 꼭 들러보자. 인생 최고의 페퍼로니 피자를 만날 수 있다.
balancingheart.com.au
LOCAL FLAVOR
현지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 3곳.
발란딘 펍
19세기 말 처음 문을 연 유서 깊은 장소였으나, 코로나 기간 폐업을 맞았다. 다행히 올해 초, 시설과 메뉴를 완전히 탈바꿈해 새롭게 오픈했고, 단순한 술집이 아닌 마을의 문화적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로컬 커뮤니티의 활기, 작은 마을 특유의 환대, 전통적인 펍 메뉴를 맛보고 싶다면 들러볼 것. 신선한 생맥주와 지역 와인, 완벽하게 구운 티본 스테이크와 메기로 만든 피시앤칩스, 호주 시골풍의 치킨 파르미지아나는 꼭 맛봐야 한다.
ballandeanpub.com.au
바리아스 레스토랑
퀸즐랜드 와인 관광 대학에서 운영하는 바리아스 레스토랑Varias Restaurant은 호주에서 베스트 와이너리 레스토랑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곳답게 수준 높은 와인과 창의적인 모던 오스트레일리안 메뉴를 선보인다. 메뉴는 계절마다 바뀌며, 그래나이트 벨트의 로컬 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레스토랑과 함께 운영하는 방카 릿지 와이너리의 와인들과 페어링을 즐겨보자. 겨울에는 실내 벽난로 근처 좌석이, 여름에는 포도밭이 내다보이는 테라스가 인기 높다.
qcwt.com.au
스탠소프의 농장들
스탠소프는 19세기 중반부터 농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여행자들을 위한 농장 체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그중 코코스 오차드Cocos Orchard는 그림같이 예쁜 사과 농장이다. 이곳 토양은 미네랄이 풍부해 당도와 산미를 고루 갖춘 맛있는 사과를 생산한다. 코코스 오차드의 사과잼과 사과주스는 퀸즐랜드 최고라 손꼽히며, 특히 그래니 스미스 품종으로 만든 사과주스는 풍미가 진하기로 유명하다. 애시번 팜Ashbern Farms은 유기농법으로 달콤한 딸기를 키워내는데, 사실 여행자들에게는 딸기아이스크림과 딸기스무디, 홈메이드 잼까지 딸기 디저트로 더 인기가 좋다.
자연 속으로
지라윈 국립공원
지라윈 국립공원에서는 ‘화강암 벨트’의 어원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울창한 숲속 야생화 군락 너머 경이로운 화강암들이 끊임없이 시선을 붙들고, 밸런싱 록과 드래곤스 케이브 등 기묘한 바위 지형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대부분의 명소에 1~2시간 하이킹으로 접근할 수 있다. 와인을 즐기느라 등산할 시간이 없다 해도,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지라윈 친환경 로지는 꼭 경험해보자. 여기서 머무는 동안 와이파이 사용이 불가능한데, 이곳에서는 제약이 아니라 축복에 가깝다. 아침 일찍 테라스에 앉아 야생 조류 수십 종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진정한 쉼을 선사한다. 저녁나절 리셉션 근처 들판에서 야생 왈라루를 관찰하는 것도 잊지 말자.
girraweenlodge.com.au
INSIDER TIP. 지라윈 국립공원 인근, 발란딘 마을의 디어 빈센트 와이너리Dear Vincent Winery에서는 그래나이트 벨트에서 가장 로맨틱한 저녁을 경험할 수 있다. 석양이 내리는 매직 아워 동안 넓은 포도밭을 바라보며 와인 한 병과 치즈 플래터를 즐길 수 있는 ‘와인 피크닉’ 때문이다. 디어 빈센트에서는 파머스 트럭에 데크를 설치해 석양을 위한 특등석으로 개조했다. 와인을 즐기다가 운이 좋다면 포도나무 사이로 뛰어다니는 캥거루를 목격할 수도 있다. 피크닉 체험은 1인당 100호주달러(한화 약
9만원)로 반드시 예약이 필요하다.
ON THE PACIFIC ISLAND
모튼 아일랜드, 낙원에 숨겨진 이야기들
오전 6시, 눈을 뜨자마자 객실 테라스로 향한다. 투숙객들이 태닝 오일을 들고 해변을 점령하기 전, 모래섬의 해변은 부드러운 여명 속에서 새하얗게 빛난다. 탕갈루마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맞는 첫날 아침이다. 어제 리조트 전용 보트로 섬에 들어오기 전부터 나는 이곳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모래섬 모튼 아일랜드에 들어선 이 리조트는 호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니까. 잘 보존된 바다를 즐기려는 모험가와 서퍼들, 퀸즐랜드의 유명 인사들까지 매년 35만 명이 이곳을 방문한다.
탕갈루마 아일랜드 리조트를 운영하는 ‘스리 아미고스’ 제프와 노미, 데이비드를 만난 오전, 나는 섬 곳곳을 그들과 함께 걸으며 휴양지의 천국 같은 풍경보다 더 복잡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10대 초반부터 모튼 아일랜드에서 살아온 그들은 리조트의 직원이라기보다 하나의 공동체에 가까웠다.
“1950년대 이곳에 대형 고래잡이 기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세요? 지금은 수많은 고래가 해안을 찾아와 고래 관찰 투어가 인기 높지만, 이곳에는 어두운 역사도 있었죠. 모튼 아일랜드는 언제나 깨끗하고 아름다웠지만, 리조트가 세워지기 전에도 이 섬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어요.” 탕갈루마 아일랜드 리조트의 CEO 제프 오즈번의 얘기는 첫 마디부터 내 게으른 예상을 부순다. 노미에게도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 “혹시 스페인 갈레온선들이 캡틴 쿡 이전에 이곳을 지나갔다는 소문이 있다는 걸 아세요? 고대 난파선부터 원주민들의 성소에서 발견된 유골까지, 이 섬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많아요.” 기록된 적 없는 역사로 가득했던모래섬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1963년, 포경기지 대신 리조트가 들어서면서부터였다.
“어렸을 때는 이곳이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 몰랐어요.” 제프 오즈번이 웃으며 말한다. “매일 아침 해변에서 서핑하고, 파도가 없으면 그냥 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냈죠. 아무도 없는 해변이었어요.” 그의 어린 시절은 리조트의 현재 모습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소박했다. 1970년대, 리조트에는 직원이 겨우 20명 남짓 있었고, 섬 전체는 그저 놀이터였다. “골드코스트처럼 사람들로 북
적이지 않았어요. 섬을 혼자 차지한 기분이었죠.”
1980년, 그의 부모님이 섬 임대권을 얻고 리조트를 매입한 후 모튼 아일랜드가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몇십 년에 걸쳐 섬의 건물들을 하나씩 세워가며 그의 가족들은 오늘날의 리조트 모습을 만들어갔다. “배를 몰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죠. 전 세계를 항해할 기회도 많았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는 브리즈번에서 보스턴까지 배를 인도했던 일이었어요. 대서양과 지중해를 횡단하는 항해도 몇 번 했고요. 한 번은 몇 달 동안 배를 타고 떠나 있었는데, 아버지가 저한테 전화해서 이제 집에 와서 진짜 일을
좀 하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이후 돌아와 경영자가 된 지금도 직원들과 다를 바 없이 배를 몰며 섬의 해양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에요.” 그는 섬과 가족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말한다. 제프의 자녀들 역시 이 섬에서 자라 리조트에서 일하고 있다. 섬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들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된 것이다. “가끔 아이들과 함께 낚시를 가요. 섬을 돌아다니며 이곳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곤 하죠.”
역사와 보존
이 섬에는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섬을 지켜온 느구기Ngugi 원주민들은 돌고래와 협력해 물고기를 잡는 독특한 방식으로 유명했다. 돌고래들이 물고기를 얕은 물가로 몰면, 느구기사람들은 그물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고 그중 일부는 돌고래에게 되돌려주었다.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는 특별한 방식은 오늘날에도 탕갈루마에서 이어지고 있다. 리조트 운영 디렉터 노미는 전력 공급부터 리조트 정비까지 섬의 시설 관리를 총괄한다. 한때 국립공원 레인저로 일했던 그에게는 자연보호에 대한 책임감도 크다. 이 외딴섬에서 지속가능성은 단지 말뿐이 아닌 매일 부딪히는 현실적인 도전이다. 모든 음식, 연료, 물자는 바지선으로 운반해야 하며, 폐기물도 같은 방식으로 다시 섬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는 열 회수 기술을 많이 사용해요. 에너지를 소모해 뜨거운 물을 만드는 대신,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해서 사용하죠. 이런 작은 변화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10대 초반부터 이 섬에서 살아온 노미는 섬을 탐구하는 데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오랜 세월 동안 자연과 함께하는 법을 배웠다. 그에게 섬은 살아 숨 쉬는 존재다. “이곳은 모래섬이고 바람의 방향이 섬의 형태를 계속 새롭게 조각하죠. 늘 변하는 곳이지만, 돌이켜보면 몇몇 개발을 제외하고 섬은 거의 변하지 않았어요.” 역사에 관심이 많은 노미는 19세기 탐험가들이 섬을 처음 발견했을 때와 현재의 모습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리조트의 북쪽, 야생 맹그로브 숲과 인적 드문 암석 해변까지, 리조트가 아닌 섬 전체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것이다.
모험, 모험, 모험
무엇보다 탕갈루마섬 리조트는 여가와 모험이 어우러진 곳이다. 투명한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거나, 모래 언덕을 썰매로 내려오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모래 썰매는 탕갈루마의 거대한 모래 언덕을 시속 40km로 내려오며 온몸으로 자연의 스릴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때때로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을 탐색하거나,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돌고래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헬기 투어를 통해 하늘에서 섬과 주변 해양의 경이로운 풍경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이 리조트의 모험적인 분위기는 이곳을 운영하는 가족의 삶에 깊이 배어 있다. 노미는 자신의 아이들이 섬에서 자란 이야기를 하며 미소 짓는다. “내 아들들은 여기서 자랐어요. 그들의 삶은 남들과는 다르죠. 그들만의 배로 낚시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상어를 쫓기도 해요! 내 아들이 작은 배에 앉아 있고 바로 옆에는 입을 벌린 황소상어가 있는 사진도 있어요. 이게 바로 우리가 여기서 사는 방식입니다. 진짜고, 생생하며, 모험으로 가득 찬 삶이죠.”
노미의 이야기는 섬에 대한 일종의 사랑 고백과도 같다. 우리도 그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리조트는 가이드가 동반된 쿼드바이크 투어나 수상 스포츠, 심지어 상어 먹이주기 같은 활동도 제공한다. 상쾌한 바람과 발밑의 모래, 쿼드 바이크로 언덕과 숲을 질주하는 짜릿한 순간은 일상을 떠나 자연이 지배하는 새로운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해준다. 저녁에는 해안가에서 돌고래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하다.
여행 방법: 호주 전문 여행사 앨라호주의 퀸즐랜드 컨트리투어를 이용하면, 보다 편하게 그래나이트 벨트와 지라윈 일대를 여행할 수 있다. 앨라호주 홈페이지를 통해 투어프로그램을 문의하면 된다.
ellaho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