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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길을 묻다: 베트남에 부는 변화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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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베트남계 미국 방송인이 대나무 장막에 가려져 있던 모국이 눈부신 빛을 발하며 그 모습을 드러내는 현재를 포착했다.

20년 전, 나는 하노이에서 암흑 같은 거리를 걷고 있었다. 전기가 나간 건가? 불빛이 보이지 않았고 달빛은 구름에 가려 희미했다. 거리에는 향을 피운 냄새가 퍼져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가 휙휙 지나가고 붉은색 점 같은 불빛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보니,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서로 부딪치지 않으려고 바퀴에 향을 묶어놓은 것이었다. 베트남의 심장부에 위치한 하노이는 마치 유령으로 가득한 초현실적인 사원 같았다.

이제부터 나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변화의 물결을 타고 세계경제와 문화에 급속도로 통합되고 있는 베트남의 이야기를. 녹슨 자전거들이 혼다의 오토바이로 대체된 건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좁은 골목과 전통 가옥이 모여 있던 구시가지에는 이제 오락실, 노래방, 카페 등이 즐비하다. 15세기 왕조에 대한 전설이 전해질 정도로 오래된 호안끼엠Hoan Kiem 호수는 밤이 되면 조명과 함께 환히 빛난다. 정말 많은 것이 변했지만 이 나라를 이루는 수많은 산과 강과 해변으로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등은 여전히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사람들은 축복을 빌어주는 것 같은 미소를 건넨다.

글. 앤드루 람ANDREW LAM
사진. 캐서린 카노CATHERINE KAR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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