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주의 외진 북서쪽 지역은 표지판 없는 흙길과 지나가기 어려운 산간오지가 대부분이지만, 해안가는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는 곳이다. 루트1Route1 도로를 따라 남쪽의 해변부터 해안선 중간까지 달리다 보면 운치 있는 바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드라이브 중간 중간에 바다로 이어지는 작은 길들이 차를 세우게 만든다. 나이 지긋한 어부들이 부둣가에서 통발을 끌어올리고, 길가에서 광고판을 앞뒤로 멘 사람들이 갓 잡은 랍스터로 호객 행위를 한다. 그리고 전형적인 메인주 바다 풍경 속에 현지인들의 미래지향적인 정신이 담겨 있다. 그러니 어서 길을 떠나 그 정신을 낚자.
해변의 캠핑
부유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안 휴양지이자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이 여름을 보내는 곳으로 유명한 케네벙크포트Kennebunkport는 뉴잉글랜드 지역이 가진 해양의 매력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현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호화롭게 꾸민 16개의 사파리 텐트가 있는 샌디파인즈 캠프그라운드Sandy Pines Campground는 안락하면서도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아웃도어 체험을 선사한다. 전통적인 식료품점과 옛날식 아이스크림을 배달하는 ‘아이시클 트라이시클Icicle Tricycle’ 세발자전거가 부대시설로 있어 해변의 작은 마을 같다.
솜꼬리 토끼를 찾아라
메인주의 해안가는 주로 바위로 형성돼 있지만, 엘리자베스곶Cape Elizabeth에 있는 인 바이 더 시Inn by the sea 호텔 앞에는 모래 해변이 1.6km 정도 펼쳐져 있다. 판자를 깐 산책로를 따라 메인주 토종 야생화가 심어진 정원 사이를 걸으면 크레센트비치Crescent Beach로 내려올 수 있다. 2만 4000m² 규모의 이 오아시스는 개체 수가 줄고 있는 뉴잉글랜드 솜꼬리토끼New England cottontail rabbit를 위한 서식지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이 호텔은 포틀랜드의 동물보호소와 연대해서 개 입양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호텔 프런트 데스크 뒤에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거의 항상 웅크리고 있으니 놀라지 말기를.
바다의 우유
와인처럼 굴도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맛과 풍미가 달라진다. 보존되고 있는 다마리스코타강Damariscotta River은 굴의 내파밸리Napa Valley라고 할 수 있는데, 메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굴 양식장들이 이곳 강변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다마리스코타Damariscotta 마을의 번창하는 굴 양식업을 한눈에 보기 위해 미드코스트 카약Midcoast Kayak과 함께 굴 생태 투어를 해보자. 강 건너 셕 스테이션Shuck Station에서는 얼음 위에 다양한 종류의 신선한 굴을 놓고 판매한다.
선셋 크루즈
메인주 중부 해안의 눈부신 페놉스코트만Penobscot Bay에는 캠든Camden 항구에서 출항한 범선들이 종종 떠 있다. 시 배그스Sea Bags 매장에서 돛에 쓰는 천을 재활용해서 만든 에코백을 사들고, 100년 된 스쿠너 서프라이즈Schooner Surprise호를 타자. 라이브 음악과 달콤한 디저트가 함께한 석양의 크루즈를 즐길 수 있다. 5일 정도 여유가 있다면, 메인 윈드재머협회Maine Windjammer Association에서 운영하는 역사가 깃든 스쿠너schooner(돛대가 두 개 이상인 범선)를 타고 바다로 나가자. 무인도에 내려서 랍스터 구이를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