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와 만년설을 품은 산들이 겨울 인사를 건넨다.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의 티롤, 케른텐, 잘츠부르크 등 3개 주의 험준하면서도 아름다운 산과 호수와 계곡을 따라 서사적 여정을 시작하자.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 알프스가 만든 지형과 알프스의 축복으로 채워진 오스트리아의 3개 주를 여행하는 계획을 세웠을 때 그곳에 대해 알고 싶은 건 이미 많았다. 겨울이 얼마나 빨리 오는지, 높은 봉우리들이 웅장한지 혹은 다정한지, 1년 내내 녹지 않는다는 만년설 위로 해가 떠오를 때 그 빛이 얼마나 눈부신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긴 겨울을 어떻게 보내는지, 성격은 거침없는지 아니면 소심한지 혹은 고집스러운지.
동쪽으로는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에서 시작해 이탈리아와 경계를 이루며 서쪽으로 이어지다가 독일과 스위스를 거쳐 프랑스 남부 니스 해안에서 끝을 맺는다. 지중해 해안에서 유럽 대륙 중심부를 관통하는 이 알프스 산맥이 국토의 3분의 2를 덮고 있는 나라가 바로 오스트리아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고개를 들면 까마득한 산봉우리가 나를 내려다보고, 2000m가 넘는 산봉우리를 집 뒷마당에서 곧장 오른다. 빙하가 만든 투명한 호수는 오후의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