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이랄 게 없어요. 계속 걷지 않으면 산에 갇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거든요.”
누군가 왜 하이킹을 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다녀오면 화가 풀려”라고 대답합니다. 풀리지 않던 고민이나 오해들이 힘들게 산을 오르고 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져요. 또 같은 길이라도 시간이나 계절의 흐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지고 새로운 영감을 받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었던 길도 다시 찾아갑니다.
저에게 하이킹이란 참 건강하고 건설적인 취미입니다. 이전에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를테면 얼마나 많은 산을 다녔고, 얼마나 오래 걸어야 하며, 얼마나 빨리 산을 타느냐 등에 치중했어요. 지금은 그 과정을 즐깁니다. 물 한 모금, 바람 소리 등에 집중하며 순간순간을 마음에 담으려고 해요. 정복의 대상이던 산이 친구가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