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치 빙하가 발원하는 해발 3454m 융프라우요흐.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이기도 한 이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알프스의 진수라고 불리는 세 봉우리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그리고 특별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TOP OF EUROPE,
TOP OF EXPERIENCE
융프라우요흐로 향하는 남다른 여정을 선택한다. 바로 익스클루시브 VIP 프로그램. 예약을 마쳤다면 여정은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쾌적하고 편리한 시설로 알프스에 공항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받는 터미널에 공항처럼 라운지가 존재한다. 이 VIP 플래티넘 라운지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아이거산과 그린델발트 마을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 이를 배경으로 아이거 익스프레스가 오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치 비행기를 타기 전처럼 여행의 설렘이 밀려온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민 라운지에서 잠시 여유를 즐긴다. 라운지의 묘미는 역시 음식. 커피와 차, 와인 등 다양한 음료와 각종 스낵이 풍성하다. 스위스의 국민 음료라 불리는 라벨라, 융프라우 지역 맥주로 유명한 루겐브로이 등등.
이제 아이거 익스프레스에 탑승할 차례. VIP 곤돌라에는 한가운데 샴페인 미니바가 자리하고 이를 빙 둘러싼 8개의 좌석이 있다. 360도 회전하는 좌석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자유롭게 풍경을 감상한다. 샴페인을 마시며 바라보는 아이거 북벽. 무수한 탐험사가 뇌리를 스친다. 동시에 이렇게 편안하게 높이 1800m에 달하는 북벽 가까이 다가가는 현재의 아이거 익스프레스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음을, 그리고 내가 그 현장에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탑승한 지 15분 만에 아이거글레처역에 도착하고 융프라우요흐행 톱니바퀴 열차로 갈아탄다.
아이거와 묀히 봉우리의 암벽 속을 지나 닿은 융프라우요흐. 투어 사인을 따라 둘러보다가 예약한 시간에 맞춰 빙하를 깎아 만든 얼음궁전의 아이스 바로 향한다. 45분 동안 아페리티프 타임을 즐기기 위하여. 아페리티프 옵션은 ‘톱 오브 유럽’과 ‘아이스 라벨’ 두 가지. 그중 후자에는 인터라켄에 있는 루겐브로이에서 증류하고 이곳 빙하에서 숙성한 싱글 몰트 위스키 ‘아이스 라벨’이 등장한다. 빙하수와 수제 페이스트리 등도 함께 나온다. 알프스 융프라우식 파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크리스탈 레스토랑에서 알레치 빙하를 바라보며 맛보는 스위스 요리의 향연이 펼쳐지니까. 그린델발트산 치즈 등으로 요리한 알파인 마카로니, 스위스 감자를 곁들인 클래식 치즈 퐁뒤, 아이스 라벨 위스키로 만든 소스와 잘 어울리는 스테이크 등 융프라우만의 미식 세계를 탐닉한다.
- 익스클루시브 VIP 프로그램은 융프라우철도의 공식 가이드가 동행하므로 상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을 물으며 융프라우요흐를 더욱 깊이 알아갈 수 있다. 인원은 최소 2명(2999프랑, 약 406만원)부터 최대 8명(4949프랑, 약 670만원)까지 가능하다.
MUST-DO LIST
IN JUNGFRAUJ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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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만나는 하얀 겨울
알레치 빙하와 만년설 덕분에 융프라우요흐의 스노 펀 파크에서는 여름에도 겨울 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집라인을 타고 빙하 위로 250m 거리를 날아다니고, 스키나 보드를 타고 활강하거나 튜브 등 다양한 눈썰매를 즐겨보자. 필요한 장비는 이곳에서 빌릴 수 있다고.
- 스노 펀 파크의 모든 액티비티를 이용 가능한 1일 패키지는 성인 45프랑(약 6만원), 어린이 30프랑(약 4만원). 융프라우 여름 VIP 패스 소지 시 패키지뿐 아니라 개별 액티비티도 40% 할인된다.
랑랑의 얼음 피아노
지난 4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융프라우요흐 고원 지대에서 피아노 연주회를 가졌다. 그는 “만년설 위에서의 연주는 처음이었습니다. 융프라우요흐의 압도적인 풍광에 매료되었고 대자연 앞에서 겸손함을 느꼈어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이곳에 다시 오고 싶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곳에서의 공연은 끝이 났지만 얼음궁전에서 그의 피아노 얼음 동상이 우리를 맞이한다. 랑랑도 감탄했다는 이 얼음 조각 작품과 기념사진을 찍어보자. 융프라우철도는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등 매해 세계적인 스타를 초청해 풍성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내년 그리고 미래의 융프라우요흐가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 연중 운영하는 얼음궁전에서 얼음으로 빚은 다양한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아이스 바 대관의 경우 예약 필수이며, 아페리티프 포함 그룹당(최대 20명) 1100프랑(약 146만원).
알프스에서 홀인원
해발 3454m에 위치한 홀인원 코스에 도전해보자. 2018년 세계적인 골퍼 로리 맥길로이가 티샷을 날린 바로 그곳이다. 거리는 75m, 높이 차이는 약 20m. 참여만 해도 기념 골프공을 선물로 받게 된다. 홀인원에 성공하는 경우 오메가 명품 시계가 주어진다고. 알레치 빙하 위에서 골프 하는 경험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 3회 시도에 10프랑(약 1만4000원). 날씨가 좋은 10월 중순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2023년 재개 예정이다.
도시와 가까운 꼭대기
인터라켄에서 열차를 타고 금방 닿는 산 두 곳.
TOP OF INTERLAKEN
해발 1322m 하더 쿨룸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아레강의 다리를 건너면 정류장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푸니쿨라를 타고 가파른 철로를 올라 10분 만에 하더 쿨룸에 다다른다. 전망대 두 호수 다리Two Lakes Bridge에서 브리엔츠 호수와 툰 호수 사이에 자리한 인터라켄과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가 이루는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담는다. 여름 VIP 패스를 소지하고 있다면 하더 쿨룸 파노라마 레스토랑에서 몇 가지 메뉴를 10% 할인받을 수 있다. 이곳은 실내 170석, 실외 300석을 갖춘 대형 레스토랑으로 도시와 접근성이 좋은 데다 여름에는 늦은 오후까지 운영해 노을 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저녁식사를 즐기기 좋다. 야외 테라스에서 스위스 민속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2023년 재개 예정).
- 2022년은 4월 15일부터 11월 27일까지 푸니쿨라 운행.
TOP OF SWISS TRADITION
해발 1967m 쉬니케 플라테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버니스오버란트 철도를 타고 가다 빌더스빌역에서 쉬니케 플라테행 기차로 갈아탄다. 이 역사적인 톱니바퀴 열차는 1893년 융프라우 지역에서 알프스 산정까지 운행을 시작한 최초의 노선이다. 약 50분을 달려 도착한 쉬니케 플라테.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에델바이스 등 750여 종의 야생화와 고산식물이 서식하는 야외 식물원 알파인 가든이 나타난다. 식물학자들이 실제로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다. 여기서 자연의 숨결을 찬찬히 느낀 후 야생 허브로 우린 차도 음미하자. 이곳에서 출발하는 하이킹 코스도 다양하다.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를 바라보며 걷다가 마멋을 만나게 될지도. 쉬니케 플라테 산악 호텔에는 천장에 별과 행성, 은하수 그림이 반짝이며 어둠을 밝히는 객실이 있다. 호텔 앞에서 매일 아침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스위스 전통 악기인 알프호른 공연이 열리고,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척하며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여름 VIP 패스 소지 시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슈니첼 세트 메뉴를 할인해준다.
- 2022년은 5월 26일부터 10월 23일까지 기차 운행. 알파인 가든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개방.
융프라우 VIP 패스,
새롭게 이롭게
아이거글레처-융프라우요흐 1회 왕복 외 융프라우철도가 운영하는 7개 노선 기차와 케이블카를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겨울 VIP 패스의 경우 스키와 보드를 맘껏 즐길 수 있는 리프트 이용권이 포함된다. 액티비티뿐 아니라 레스토랑과 쇼핑 등 다양한 혜택이 담겨 있다. 즉, 컵라면 무료가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 마을마다 혜택이 쏠쏠해 융프라우 지역 곳곳을 여행하는 즐거움에 끝이 없다. 게다가 융프라우 VIP 패스는 한국인의 특권이다. 현지에서 판매하는 패스는 이보다 비싸고 이만큼 혜택이 풍성하지 않기 때문. 이는 융프라우철도의 한국총판인 동신항운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이룩한 것이다. 여기서는 2022년 새로 추가된 혜택 위주로 안내한다.
기차
아이거글레처 혹은 클라이네샤이데크-융프라우요흐 구간 편도 또는 왕복 좌석 예약이 무료이다. 이 구간은 예약이 필수는 아니나 성수기인 여름철이나 주말에는 붐비는 인파로 인해 대기 시간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미리 예약하면 유용하다. 여름 VIP 패스로 인터라켄-스피츠-툰-베른 구간 2등석을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도중에 내려서 마을을 구경하고 다시 기차에 올라도 좋겠다. 인터라켄 오스트-루체른 혹은 브리엔츠구간 편도 또는 왕복 40% 할인도 적용된다. 기차표는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만 구입 가능하며, 패스 유효 기간 내에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유람선
인터라켄을 기점으로 동쪽은 브리엔츠 호수 서쪽은 툰 호수이다. 각 호수를 누비는 유람선의 2등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려 77프랑(10만 2000원) 상당이다. 빙하가 만든 호수 위에서 호수와 어우러진 알프스산맥의 절경을 품어보길.
골프
알프스 산봉우리와 바이젠아우 자연보호구역Weissenau nature reserve으로 둘러싸인 18홀의 친환경 골프장, 인터라켄-운터젠 골프 클럽. 이곳은 회원 전용 골프장이지만 VIP 패스 소지 시 예약을 무료로 대행해준다. 4인 기준 1인 그린피는 180프랑(약 24만원). 14일 전까지 예약 가능하며, 동신항운 웹사이트를 참고해 이메일(info@jungfrau.co.kr)로 문의하면 된다.
쇼핑
톱 오브 유럽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15% 할인해준다. 스위스를 상징하는 시계와 초콜릿, 빅토리아녹스뿐 아니라 의류와 수공예품 등 엄선된 다양한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융프라우요흐, 클라이네샤이데크, 피르스트, 그린델발트 터미널, 인터라켄 등지에 숍이 자리하므로 여정에 따라 편한 곳에 들러 쇼핑하면 된다.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는 드럭 스토어인 닥터포트만 약국과 여러 브랜드의 시계를 판매하는 키르호퍼에서 현금 9%, 카드 8% 할인이 적용된다.
※ 동신항운 웹사이트(jungfrau.co.kr)에서 할인쿠폰을 신청하자. 현지 역에서 이 할인쿠폰을 사용해 융프라우 VIP 패스를 구입하면 된다. 1일권 180프랑(약 24만4000원)부터 6일권 280프랑(약 37만9000원)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