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히 밝아오든, 뜨겁게 타오르든, 새벽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다.
섬으로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당신은 섬의 새벽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밤과 낮, 동이 틀 무렵, 잠들었다 어슴푸레 눈이 떠지는 순간 말이다. 섬이 차갑고 고요할 때, 한낮의 열기와 빛이 꿈을 쫓아내기 전에. 나는 그 시간들을 통해서 몇 년 전에야 비로소 섬의 가르침을 깨달았다. 그리고 태평양을 가로지르며 몇 번이나 이 사실을 확인했다.
아직 호놀룰루Honolulu는 어둠 속에 잠겨 있다. 나는 오아후Oahu 동쪽 고속도로를 향해 달렸다. 현무암 바위와 공기 중으로 치솟는 간헐천을 지나, 잠시 샌디비치Sandy Beach에 들렀다. 이곳 사람들은 소라 고둥을 불며 새로운 하루를 맞이했다. 그 소리를 뒤로한 채 와이마날로Waimanalo를 향해 계속해서 차를 몰았다. 해변에는 카주아리나casuarina 나무가 드리운 그늘이 몇 km씩 이어지고 있다.
뒤이어 팔리 고속도로Pali Highway의 오르막길을 달리다가, 올드팔리로드Old Pali Road로 방향을 틀었다. 눈 앞에 펼쳐진 열대우림, 유칼립투스나무가 만들어낸 터널, 이끼와 덩굴 식물과 꽃이 만발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쩌면 천국에서 맞이하는 완벽한 아침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