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눈동자 모양의 계단을 오르며 영화 <현기증>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처음 확립한 사람이 있다. 영국 출생의 미국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은 탁월한 심리 묘사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암살자의 집>, <39계단>, <백색의 공포>, <현기증>, <사이코> 등 다수의 작품을 남겼으며, 잡지 <히치콕 미스터리>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의 영화 <현기증>은 박찬욱 감독이 인생 영화로 꼽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보면 인물의 어지러운 마음이 탁월하게 표현된 장면이 있다. 각진 나선형 모양의 계단이 독특한 기법으로 연출됐는데, 해당 컷은 ‘현기증 기법’이라는 명칭을 얻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히치콕은 이탈리아의 제노바를 여행하던 중 이 장면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그가 머물렀던 호텔 브리스톨 팔레스Hotel Bristol Palace에는 영화 속에 등장한 나선형 모양의 계단과 똑 닮은 계단이 있다. 1층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계단을 올려다보면 스테인드글라스의 동그란 문양이 비춰 마치 거인의 눈동자와 시선을 맞추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얀 대리석 계단을 따라 이동해 고급스러운 방에 도착한다. 클래식 룸, 슈페리어 룸,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룸, 투머치 스위트, 엔터테인먼트 스위트, 패밀리 룸으로 구분되는 각 방은 클래식한 성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꾸몄다. 그중에서도 투머치 스위트는 페라리 광장Piazza De Ferrari이 한눈에 보이는 뷰로 잘 알려져 있다. 탁 트인 베란다에서 여유롭게 야경을 감상하자.
호텔이 위치한 제노바는 리구리아해 중앙에 있는 제1의 항구도시다. 때문에 많은 선박회사가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게다가 이곳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C. 콜럼버스의 고향이다. 호텔 문을 나서 해안선을 따라 이동해본다. 이어지는 산들이 바다와 마주하고 있고 숲, 화원, 별장 등이 해안선을 부드럽게 감싼다. 차량으로 30분 정도 더 이동하면 일 년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바라체Varazze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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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구리아와 제노바 전통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호텔 2층에 위치한 지오토 레스토랑Giotto Restaurant으로 향하자. 가장 보편적인 로컬 음식부터 상상력이 덧입혀진 창의적 음식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 테라스는 커다란 돛으로 덮여 있어 해안가의 분위기가 감도는 듯하다. 평일과 주말의 운영 시간이 상이하니 홈페이지를 참고해야 한다. www.hotelbristolpalace.i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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