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강 유역에 자리한 스위스의 바젤은 예술, 건축, 음식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역동적인 문화로 활기가 넘친다.”
바젤은 스위스의 생명공학 및 제약 산업을 선두에서 이끄는 만큼이나 과감한 건축물, 아방가르드한 예술, 세계적 수준의 수많은 미술관 등 문화 열풍도 한창이다. 독일, 스위스, 프랑스가 만나는 강변에 자리한 이곳에 대자연이 펼쳐져 있다. 강변에 자리한 클라인바젤Kleinbasel 지역의 레트로풍 카페 프륄링에서 갓 볶은 모닝커피를 주문한다. 그러고 나서 중세시대에 건설된 미들 브리지를 따라 라인강을 건너 알츠타트그로스바젤Altstadt Grossbasel 지역으로 향한다. 첨탑과 갈매기형 문양이 돋보이는 지붕을 지닌 바젤 대성당BASEL MINSTER 곳곳에서 이곳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바로 남쪽으로는 붉은 사암이 인상적인 바젤 시청사BASEL TOWN HALL가 위치한다. 이곳은 즐겁게 뛰노는 천사들이 장식된 회랑으로 이어진다.
cafe-fruehling.ch
그러나 바젤의 중심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9월에 아트바젤 박람회를 개최하는 이 도시는 세계 현대미술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주말을 할애해 갤러리를 둘러본다면 경이로운 쿤스트뮤지엄 바젤은 가장 중요한 일정이 될 것이다. 두 채의 현대적 건축물에 한스 홀바인의 르네상스 걸작부터 반 고흐와 피카소, 파울 클레의 작품까지 다양한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artbasel.com, kunstmuseumbasel.ch
동쪽으로 향하면 세 채의 유명 건축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장밋빛 건축물 팅겔리미술관은 스위스 화가이자 조각가인 장 팅겔리의 기묘한 창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바젤바드역에서 트램을 타고 북쪽으로 20분 정도 가면 비트라디자인미술관이 나온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금속과 흰색 회반죽으로 해체주의자로서 족적을 남긴 곳이다. 경계를 넘나드는 전시가 열리며 건축, 산업 및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 등을 조명한다.
tinguely.ch, design-museum.de
해가 지면 5km에 달하는 예술의 거리 레베르거-베그REHBERGER-WEG를 거닐어보자. 스위스와 독일의 국경을 넘나드는 이 산책로는 바일암라인Weilam Rhein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데, 독일 조각가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가 설치한 공공예술 작품 24점을 따라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길의 최종 목적지는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이다.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이 건축물은 숲이 우거진 언덕과 백합이 가득한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다. 빛이 드리운 낮은 건축물 안에 호안 미로부터 잭슨 폴록 그리고 리히텐슈타인에 이르는 여러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24stops.info, fondationbeyeler.ch
다시 역 근처 중심가로 돌아오면, 1920년대 분위기를 되살린 마켓홀이 자리한다. 점심시간이면 돔 지붕 아래로 사람들이 잔뜩 몰려와 에티오피아, 베네수엘라, 이탈리아 등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먹는다. 여기에 하우스바HausBAR의 지역 맥주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altemarkthalle.ch
라인강은 바젤의 생명줄이며 이곳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는 것은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바르퓌세광장Barfüsserplatz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물고기 모양의 방수 가방을 구매해 소지품을 넣은 다음, 클라인바젤 지역의 강둑에서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하류로 떠내려가 보자. 패들보드를 타거나 비르스73에서 운영하는 투어에 참여해도 좋다. 강변의 바에서 술과 안주를 먹으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역시 큰 즐거움이다.
birs73.ch
술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바젤은 식전주를 즐기기 좋은 도시다. 화려한 벽화로 장식된 바 그렌츠베르트의 시원한 안뜰 정원에서 수제 맥주와 전채 요리를 음미하자. 밤이 깊어지면 보헤미안풍의 르네가 착 가라앉은 불빛 아래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여러 공연과 DJ가 사람들을 유혹한다.
grenzwert.ch, renee.ch
저녁식사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 고민일 터. 강변 테라스가 마련된 레트로풍 우페르7은 바젤 양조 맥주나 스위스 와인과 페어링하기 좋은 지역 요리를 특색 있게 선보인다. 베이컨, 사보이 양배추, 라클렛 치즈와 양파를 곁들인 피조켈pizokel(메밀만두)이 대표적이다. 파인 다이닝을 찾는다면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인 루츠를 예약하자. 셰프 파스칼 슈테펜Pascal Steffen이 통통한 어린 암탉과 무화과, 버섯 또는 오리와 호박, 마르멜로(모과와 비슷한 열매)를 넣은 요리로 손님을 맞이한다.
ufer7.ch, roots-basel.ch, basel.com
필립 브로글리의
아트 투어필립 브로글리Philipp Brogli는
바젤의 전시 및 프로젝트 공간인
아트슈튀블리의 설립자이자
소유주이다. artstuebli.ch
홀츠파크 클라이벡
HOLZPARK KLYBECK강변 옆에 마치 섬처럼 자리한 이곳은 다채로운 스튜디오, 팝업 레스토랑, 바, 공방으로 빼곡하고 연극과 음악 및 문화 행사를 주최한다. 현재 임시로 운영하는 장소이며, 1950년대 선박을 개조한 새로운 예술 공간을 준비 중이다. holzpark-klybeck.ch
어반 아트 – 바젤 시티 투어
이 투어는 바젤의 예술가와 전문가들이 이끈다. 프랑스의 거리예술가인 인베이더Invader가 도시 전역에 설치한 25개의 ‘스페이스 인베이더스(아케이드 게임의 픽셀 이미지 작품)’를 찾아보길 권한다.
space-invaders.com/world/basel
아트슈튀블리
ARTSTÜBLI바젤의 유서 깊은 마켓홀에 위치한 이 갤러리는 그라피티부터 거리예술에 이르는 어반 아트와 문화의 다양한 현대적 측면을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여러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