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외곽에 있는 넵튠 제도의 바닷속에서 거대하고 흰 생명체와 맞닥뜨린다.
상어가 나타났다!
나는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라운지 바깥으로 달려 나갔다. 보트의 나무 기둥에 마구 부딪히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지금 내가 타고 있는 보트인 프린세스 투는 인도양 남쪽 바다를 유유히 항해하는 중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거대하고 흰 생명체에 집착해왔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해안에서 약 30km나 떨어진 곳에 있는 거친 섬 넵튠아일랜즈Neptune Islands로 향하는 보트에 타고 있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그 생명체는 바로 거대하고 강한 백상아리다.
‘상어’보다 강렬한 단어가 있다. 바로 1975년에 제작된 영화 제목이기도 한 ‘죠스Jaws’다. 지금 내가 타고있는 배와 이 여정은 영화 ‘죠스’의 상어 자문 역할을 맡았던 로드니 폭스와 그의 아들 앤드루 폭스Andrew Fox가 운영하고 있다. 투어 리더인 앤드루 폭스가 상어를 처음 본 건 일곱 살 때였다. “영화 속 죠스(상어)는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상어라는 존재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사람들을 상어 가까이 끌어들였죠. 마치 상어가 멸종 위기에 처한 드래곤이라도 되는 것처럼요.”(폭스)
마지막 날 밤에 상어 주사위 게임을 했다. 선미를 비추는 불빛과 그 너머에서 밤바다가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상어들이 있다. 나만의 ‘드래곤’이 없는 인생은 정말 밋밋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