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도 세비야에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분다.
이곳은 세비야에 있는 레스토랑 엘 링콘실로El Rinconcillo. 나무로 된 아담한 바 위에 스페인에서 최고로 치는 이베리코산 돼지로 만든 파타 네그라 햄Pata negra ham이 매달려 있다. 홀에서는 절인 올리브, 크로케타스croquetas(크로켓류의 튀김요리), 정교하게 슬라이스한 햄 등을 올린 타파스를 서빙하느라 분주하다. 이런 풍경은 엘 링콘실로가 1670년에 처음 문을 연 이래로 변함이 없다.
세비야는 고대 스페인 도시답게 길 모퉁이마다 무어식Moorish(711년부터 이베리아반도를 정복한 아랍계 이슬람 무어인들의 스타일) 수공 타일 장식이 눈에 띄고 역시나 이 레스토랑의 벽도 그렇다. 나는 1981년 이곳에서 살 때 세비야에서 통용되는 안달루시아식 스페인어를 배웠다. 노인 한 분이 옆 테이블에 앉은 여성에게로 천천히 다가간다. 1940년대 스타일로 정장을 입은 그는 마치 고야의 그림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
그는 여성에게 무언가 적힌 냅킨을 건넨다. “당신을 위해 쓴 시입니다.” 그러더니 목례를 하고 시를 읽기 시작한다.
검은 드레스에 경이로운 머리카락을 지닌 당신은 별이 가득한 저 밤하늘보다 아름답습니다! 그대에게 키스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