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깊은 밤을 더 넓게 확장해줄 오슬로에서의 시간.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노르웨이는 험하고 거친 지형에 도시의 활기가 공존해 이곳이 바이킹 후예의 땅임을 알려주는 것만 같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6월이 되면 일조 시간이 길어지고 맑은 날씨에 공기는 청량하다. 여행 최적기라 어디를 가도 길 위에선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바다 위에는 흰 백사장을 연상시키듯, 혹은 흰 천을 바람결에 띄워놓은 것 같은 오슬로 오페라하우스가 넘실넘실한 파도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높게 솟은 빌딩 사이로 레스토랑과 카페, 미술관과 다양한 상점이 꽃처럼 피어 있다. 그 사이로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서로를 계속해서 지나친다. 지척에 있는 트램도, 버스도, 공공 대여 자전거인 시티바이크도 마찬가지로 분주하다. 이 도시에는 흥미로운 역사를 가진 공간이 하나 있다. 바로 아메리칼리넨Amerikalinjen으로 1919년에 설립해 대서양을 가로지르며 노르웨이와 미국을 오갔던 해운회사가 창업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에 회사 건물 자리에 동명의 부티크 호텔을 오픈했다. 이 호텔은 여러 핫플레이스를 조각조각 오려 붙여놓은 듯한 모양새다. 안온한 초록빛 안뜰과 피오르 거리의 경치, 122개의 우아한 객실과 훌륭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풍부한 선율이 이어지는 재즈클럽이 한데 모여 있고, 북유럽답게 핀란드식 사우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마치 콜라주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 같다. 특히 주목할 곳은 칵테일바 피어42다. 수천 명의 노르웨이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첫발을 디딘 뉴욕 맨해튼의 부두, 피어42에서 영감을 받아 그곳의 이름을 딴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아메리칼리넨의 전성기 시절에 풍미했던 클래식 칵테일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는 아메리칼리넨의 여객선에서 바텐더로 일했던 코레 브레이비Kåre Breiby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버번을 더한 올드 패션, 진과 드라이 베르무트를 섞은 드라이 마티니 등을 마시다 보면 그 시절의 배에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새로운 길로 이어지는 부두를 닮은 이곳에서 칵테일 한잔을 즐기노라면 어쩌면 우리에게도 전에 없던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신선한 바람이 불던 그 당시 피어42에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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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에 위치한 오슬로 국립미술관에 방문해 세계적인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누려보자. 세기의 거장으로 꼽히는 피카소와 세잔, 르누아르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www.amerikalinj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