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을 나서는 순간, 사막, 협곡, 산이 펼쳐지는 오리건주의 벤드는 모험심 강한 여행자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강이 흐르는 협곡과 눈 덮인 화산 등이 있는 오리건주의 고지대 사막 끝자락에 위치한 벤드Bend. 오리건의 아웃도어 중심지이자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도시다. 자연과 가깝다 보니 오전엔 강에서 래프팅을 즐기고, 오후엔 스키를 탄 다음, 마을로 돌아와 저녁때는 저명한 셰프가 요리한 티본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수제 맥주 양조장도 골목마다 자리한다. 미국에서 별이 가장 밝게 빛나는 지역 중 하나인 이곳 밤하늘 아래서 마셔야 제맛이다!
하이 데저트 박물관 안팎에서 벤드 지역의 사막 동식물과 화산지형 그리고 토착 문화를 숙지하며 여행을 시작하자. 새로 얻은 지식으로 탐험에 대한 욕구가 끓어오른다면 초현실적인 지형과 동굴, 폭포 등을 볼 수 있는 뉴베리국립화산기념지Newberry National Monument나 차를 타고 북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스미스록주립공원Smith Rock State Park을 추천한다. 이곳의 크게 벌어진 강 협곡 절벽으로 암벽등반가들이 모여든다. 스리 시스터스 윌더니스Three Sisters Wilderness와 워싱턴산Mount Washington 그리고 제퍼슨산Mount Jefferson에는 도전적인 하이커를 위한 난도 높은 코스가 기다린다.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들판에 흐드러지게 핀 여름 야생화와 맑고 깨끗한 빙하 호수, 치솟은 산세는 여행을 계획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fs.usda.gov, highdesertmuseum.org, stateparks.oregon.gov
대자연을 감상하며 배움을 얻고 싶다면, 데슈츠 랜드 트러스트의 가이드가 이끄는 무료 투어를 신청하자. 프레스코화 그리기부터 별 관찰하기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원더러스트 투어스에서 여름에는 카누 타기, 겨울에는 스노슈잉을 운영한다.
deschuteslandtrust.org, wanderlusttours.com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배첼러산은 겨울 스포츠로 유명하지만 사계절 내내 즐길 거리가 많다. 여름에 방문한다면 산악자전거 공원에서 다운힐의 스릴을 만끽하거나 집라인을 타고 공중을 질주하는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타면서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파인 마운틴 스포츠에서 자전거를 빌려 라파인주립공원La Pine State Park의 펄 리버 루프Fall River Loop로 향하자. 스릴 넘치는 트레일과 환상적인 숲이 기다리고 있다. 벤드 카약 스쿨에서 스탠드업 패들보드와 카약을 빌려 데슈츠강Deschutes River을 따라 유유자적 물살에 몸을 맡겨도 좋다.
mtbachelor.com, pinemountainsports.com, rivers.gov, bendkayakschool.com
겨울이 되면 산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신한다. 해발 2764m 성층화산 주변에 조성된 드넓은 리조트는 미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눈으로 가득하지만, 콜로라도와 아이다호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유명 리조트에 비하면 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가격도 훨씬 합리적이다. 소박하고 아늑한 엘크 레이크 리조트에 묵으며 세상으로부터 잠시 떨어져 있자. 리조트 측에서 운영하는 설상차를 타고 호반의 외딴 캐빈까지 갈 수 있어 스노슈잉을 하거나 크로스컨트리 스키 또는 스노모빌을 타며 하루를 알차게 채우기 좋다. 물론 그림 같은 풍광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눈이 절로 즐겁다.
elklakeresort.net

다시 평지로 돌아오면, 벤드의 유서 깊은 강변에 훌륭한 레스토랑이 여럿 있다. 한국식 김치볶음밥을 맛볼 수 있는 욜리도 그중 하나.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면 선택지가 다양하다. 유쾌한 카우보이 분위기의 블랙스미스, 와규 소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고급스러운 보스 타우로스, 티본과 안심이 맛있는 데다 활기가 넘치는 랜처 부처 셰프 등등. 알록달록한 외관이 돋보이는 캐주얼한 엘 산초는 멕시코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미 북부에서 최고의 타코를 만드는 곳이다. 
yolibend.com, bendblacksmith.com, bostaurussteak.com, rbcbend.com, elsanchobend.com
음식은 맥주를 먹기 위한 안주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벤드는 미국에서 인구 1명당 맥주 양조장이 가장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으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벤드 브루잉 컴퍼니는 정원뿐 아니라 곧 강변에 마련한 탭룸에서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워시 브루잉은 천문대를 겸한 독특한 양조장이다. 덕분에 천체망원경으로 우주를 들여다보며 맛난 맥주를 들이켜는 독특한 경험도 가능하다. 베벨 브루잉에서는 부드러운 IPA와 벤드에서 맛으로 정평이 난 안주를 함께 주문해야 한다.
bendbrewingco.com, worthy.beer, bevelbeer.com
맥주 마니아라면 맥메나민스 올드 세인트 프란시스 스쿨 호텔에 묵을 것을 권한다. 오리건의 클래식함이 느껴지는 이 호텔에는 다채롭게 꾸민 여러 펍(청소 도구함에 숨겨진 펍도 있다!)과 더불어 극장과 온수풀도 갖추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현지 추리소설가 줄스 싱클레어Jools Sinclair와 메그 케호Meg Kehoe가 안내하는 으스스한 벤드 고스트 투어에 나서자. 그 후 부디 좋은 꿈 꾸기를 바란다.
mcmenamins.com, bendghosttours.com, visitbend.com

TRAVEL WISE
가는 방법. 인천공항에서 포틀랜드공항까지 대한항공이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 공항에서 벤드까지는 차로 약 3시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