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도시에서 만난 대문호들의 쉼터.”
“그림으로 표현하기에 이 도시는 너무나 아름답다.” 1908년, 베니스에 도착한 모네는 생경한 풍경을 보며 말했다. 400여 개의 다리로 이어진 120여 개의 섬. 과거 베네치아인은 진흙섬 위에 통나무를 박은 뒤, 그 위에 나무로 된 기단과 돌을 얹었다. 수백 년에 걸쳐 수상가옥 건설 사업이 이어졌고, 그 결과 바다 위에 땅이 만들어졌다. 훗날 이곳은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예술의 도시가 됐다.
16세기 말 건축가 안토니오 다 폰테가 지은 아치 모양의 리알토 다리 아래,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뱃사공이 초승달처럼 끝이 얄팍하고 뾰족한 검정 곤돌라를 이끌고 출렁이는 물 위를 달린다. 수상버스 바포레토와 수상택시도 함께다.
베니스의 중심지 산마르코광장에는 비잔틴 건축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산마르코 대성당과 괴테와 헤밍웨이, 카사노바가 다녀간 카페 플로리안이 자리한다. 섬세한 디테일과 화려한 외형으로 빚어진 랜드마크와 색색의 건물이 도시를 장식하고 있다. 이 도시의 건물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유난히 창문이 많다는 점이다. 연약한 지반을 고려해 건물의 무게를 줄이고자 한 나름의 처방이다.
광장으로부터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메트로폴 호텔 Metropole Hotel.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마의 산>을 쓴 소설가 토마스 만이 머문 곳이다. 호텔이 지어지기 전에는 고아들을 양육하는 자선기관 ‘오스페달레 델라 피에타’의 자리 였으며, 비발디가 이곳에서 소녀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수공예품과 골동품이 곳곳을 장식한 공간에는 관능적이면서도 우아한 분위기가 흐르고, 은은한 광택이 고급스러운 커튼과 윤기 나는 소파가 배치된 객실은 한 점의 명화 같다.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된 욕실에는 자연광이 그대로 비추고, 객실 타입에 따라 터키식 목욕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하맘 전용 욕실이나 자쿠지가 마련돼 있다.
어둑한 밤이 오면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넘실대는 운하를 바라보며 잠을 청해보자. 수많은 작품의 장이 된 도시, 문호들이 머물다 간 호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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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귀한 물건으로 가득한 호텔 내 골동품 전시장 분더캄머 앤티크Wunderkammer antiques를 구경하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19세기에 만들어진 부채와 클러치백, 명함 케이스, 코르크 따개 같은 2000여 점의 골동품이 보기 좋게 진열돼 있다. hotelmetropo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