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THER
BIG PICTURE
비밀의 폭포
FOLLOW US :
2022년 07월호

지리산 품속에 구름처럼 누워 있는 와운마을에서 출발해 천년송으로 향하는 길. 12km로 웅장하게 흘러내리는 뱀사골계곡의 숨은 샛길을 통과해 신비로운 풍광의 이끼폭포와 마주하다. 

‘실비단폭포’라고도 불리는 이 이끼폭포는 산중 깊숙이 꼭꼭 숨어 있는 비경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한국의 100대 볼거리 중 하나인데, 아쉽게도 2007년 반달가슴곰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현재는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뱀사골분소 옆을 지나가다 보면 6·25전쟁 직후 빨치산들이 맹세 서약을 했다는 곳으로 알려진 단심폭포를 만나게 된다. 이곳을 지나 해발 1732m 반야봉으로 오르기 전, 급경사 길을 지나 거칠게 부서진 돌이 흩어진 인적이 드문 곳에 숨어 있다. 

반야봉 기슭에는 지금도 빨치산 간부였던 박영발의 비밀 은신처가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빨치산들이 이 앞으로 지나다녔을 것으로 추정된다. 짐작하건대 이 폭포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잠시나마 현실의 고달픔을 털어내지 않았을까. 

실비단폭포라는 이름을 잘 살린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장노출을 위한 삼각대가 필수였으며, 장마철 직후가 수량이 많아 제일 보기 좋다고 알려져 있다. 

 

글. 박하선HA-SEON PARK
사진. 박하선HA-SEON PARK
RELATED
TRAVEL WITH PASSION AND PURP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