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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에서의 신비로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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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소요 시간 킹할리드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30분
여행 기간 3일
여행 타입 이국적 문화에 호기심으로 가득한 탐험가
이런 선물 당도 높은 대추야자


사막 한가운데 거대하고 정교하게 새겨진 돌무덤, 진흙 벽돌과 모스크가 조화를 이루는 역사 지구 속에서 마주하는 낯설고도 매혹적인 여행의 한때. 게다가 이곳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가 11년째 차곡차곡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이렇듯 사우디아라비아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여행자를 미지의 여정으로 이끈다.

정원이라는 뜻의 리야드는 중동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이다.

고대문명이 번성한 지역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와 페르시아만 해안선을 모두 접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대부분의 땅이 아라비아 사막과 산맥으로 이루어진 그 땅 아래 유전이 흘러 풍요로운 곳. 고대로부터 자리하고 있는 진흙 벽돌로 세워진 도시에 공존하는 다채로운 문화가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빌딩은 오늘날의 미래적 디자인에 관하여 화두를 던진다. 연중 내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Riyadh에서 도시 탐험을 시작해 알울라Alula 요새에서 마주하는 고대의 흔적에 이르기까지. 역동적인 모험이 펼쳐지는 3일간의 여정을 시작해보자. 처음 상상했던 그림과는 제법 다른 신선하고 생경한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첫째 날. 리야드 - 역사와 건축

아침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맞이한 첫날 아침, 도시 중심부에서 하루를 시작해보자.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1865년 점토와 진흙 벽돌로 견고히 세운 알 마스막 궁전Al Masmak Palace. 이곳은 처음 세워졌을 당시에는 요새로 사용되었으나, 1902년 압둘 아지즈 왕의 군대가 왕국을 통일하면서 요새가 정복되었고.
지금은 다양한 역사적 유물, 예술 작품, 무기, 지도 등을 전시하며 박물관으로서 역할한다. 알 마스막이 오늘날의 사우디를 있게 한 장소라면, 킹덤센터Kingdon Centre는 리야드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장소다. 높이 302.3m, 99층의 역포물선 형태의 인상적인 건축물 꼭대기에 위치한 스카이브리지 전망대에서 시내 전망을 감상해보자.

오후
알 마스막 궁전 바로 옆으로 자리한 수크 알 잘Souq Al Zal 시장은 언제 가도 역동적이다. 골목골목마다 100년 역사를 간직한 리야드의 가장 오래된 전통 시장 중 하나로, 전통 수공예품과 골동품을 비롯해 전통 신발과 식기, 향신료와 향료 제품 등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현지인의 생동하는 삶으로 들어가볼 수 있다. 그런 다음 나즈드 빌리지Najd Village로 걸음을 옮겨 고대 과거로부터 영감받은 사우디아라비아 특유의 미식 문화를 즐겨보자. 화려한 패턴의 양탄자 위에 앉아 나즈드 전통 생활양식을 경험하고, 닭고기를 곁들인 쌀밥 요리 치킨 캅사Chicken Kabsah를 비롯해 각종 스튜와 풍미 가득한 재료를 넣고 튀긴 페이스트리인 삼보사Sambosa 등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저녁
저녁이 가까워질 무렵, 리야드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안 낙힐An Nakheel 지역에 도착한다. 킹사우드 대학교가 위치하며, 미술, 발레부터 스포츠 캠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구역도 함께해 현재 리야드의 젊은 바이브를 누려보기 좋다. 더불어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가 큐레이션되어 있는 대형 쇼핑몰 리야드 갤러리 몰Riyadh Gallery Mall과 유워크Uwalk 단지에서 유니크한 스타일의 럭셔리함을 즐길 수 있다고. 이 지역에는 〈타임아웃 리야드〉에서 추천하는 레스토랑이 몇몇 있는데, 전통 사우디 음식을 세련되게 재해석해 선보이는 수하일Suhail, 피자 베이글부터 샥슈카를 채워 넣은 베이글까지 다양한 맛의 베이글을 선보이는 베이글-오-베이글Bagel-O-Bagel 등이다. 리야드의 트렌디한 미식 신을 경험한 후에는 서늘한 밤공기를 맞으며 화려한 조명 사이를 거닐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왼쪽부터) 킹덤센터의 외관.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수크 알 잘 시장.

사우디아라비아의 4가지 풍미

아즈와 대추야자Ajwa dates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에서 널리 재배되는 품종. 중간 크기의 타원형 대추야자는 표면이 검고 쫀득한 식감에 강한 단맛이 특징이다.
하레스Harees
양고기나 닭고기를 다져 넣고, 통곡물 반죽과 기gree 버터를 섞은 후 각종 향신료와 함께 버무려 완성하는 사우디의 인기 음식 중 하나.
사리크Saleeq
사우디에서는 위안을 주는 음식으로 통한다. 이탈리아의 리소토와 흡사한데, 녹인 버터를 얹어 조리한 흰쌀 요리 위에 오븐에 구운 닭을 얹어 낸다.
자리스Jareesh
사우디 라마단의 필수 요리 중 하나. 밀과 요구르트를 섞어 만든 죽에 캐러멜라이즈한 양파와 고기를 곁들여 먹는다.



둘째 날. 알울라 - 고대와 사막

아침
빈티지 랜드로버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헤그라Hegra에 들어선다. 라위Rawi, 레인저Ranger와 함께 고대 나바테아인Nabataeans들이 바위에 조각한 수많은 무덤과 호화로운 연회 장소 사이를 오가며 헤그라의 본질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여태껏 발견된 무덤은 110여 기, 가이드의 설명을 통해 걸스 마운틴으로 시선이 집중된다. 여성 소유인 30여 기의 무덤, 한 무덤에 20구 내외의 시신이 들어간다고 하니 무수한 영혼이 이곳에 고이 잠든 셈이다. 뒤이어 약 2000년 전 헤그라에서 마흔의 나이로 고인이 된 히나Hinat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고 난 뒤 고고학자와 법의학자 등 전문가 집단에 의해 복원된 그녀의 얼굴을 헤그라 웰컴 센터에서 마주한다.

오후
알울라Alula의 내리쬐는 햇빛이 눈부시게 반영되는 마라야홀Maraya hall 앞에 당도한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0m, 높이는 26m에 달하는 큐브 형태의 마라야는 여행자로 하여금 몰입과 영감의 세계로 이끄는 힘을 발휘한다. 거울로 뒤덮인 외벽은 주변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반영해 무한의 세계로 확장되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는 사막을 반영하는 것뿐 아니라, 분할과 블록 조각을 활용해 만들어 나바테아인의 건축물과 그 역사에 대한 경의를 표한다고. 이곳에서는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나 존 레전드John Legend 등의 전설적인 음악가와 앨리샤 키스Alicia Keys 등의 여전히 핫한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선보이기도. 리야드에 거주하는 스리랑카 출신의 한 예술가는 이곳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상하기도 했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현대적인 거울 구조물을 둘러싸고 있는 고대 암석층은 시선을 압도하는 숨 막힐 듯한 광경을 선사했죠.”

저녁
이곳에 조금 오래 머물며 자연과 호흡하기를 원한다면 모던한 스타일의 로지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클라우드 세븐 레지던스 알울라Cloud7 Residence AlUla는 로컬 커뮤니티와 긴밀히 연계해 여행자로 하여금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돌로 지어진 올드 시티 다단Dadan을 탐험하거나 하이킹, 암벽등반, 집라인 등을 통해 역동적인 모험을 즐기고, 현지 가족이 준비한 로컬 음식을 맛보며 진정한 풍미를 향유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로지에 밤이 깊어지면 별을 관찰하며 자연의 한가운데 오롯이 머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라야홀에 반영된 사막.

최고의 숙소 2
알울라의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들.

반얀트리 알울라
아샤르Ashar 계곡에서 영감받아 건축된 이 숙소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감각을 일깨우는 자연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계곡을 조망하는 위치에 세워진 우아한 텐트형 빌라는 프라이빗한 구조인 동시에 자연을 향해서는 활짝 열려 있는 형태다. 머무는 동안엔 현지에서 만든 수공예품으로 장식된 레스토랑에서 현지의 소박한 음식을 맛보거나 사암 산맥 사이에 만들어진 워터풀에서 완벽하게 휴식하기로 한다.

해비타스 알울라
마다인 살레Madain Saleh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사막에 세워진 해비타스 알울라는 온통 사암 계곡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독립된 빌라 형태로 건축된 숙소는 실내에서 모두 협곡을 감상할 수 있다. 숙소마다 마련된 야외 테라스는 모래 위 안락한 좌식 공간을 갖추고 있다. 아침이면 새의 지저귐으로 하루를 열 수 있는데, 사막 오아시스에 자라고 있는 수많은 나무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무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달콤한 열매를 키워내는 대추야자도 포함돼 있다고.



INTO THE PAST
지형을 탐험하다


5억 년을 전후하여 형성된 붉은 사암이 펼쳐진 알울라는 과거이자 현재이고, 동시에 미래이기도 하다. 과거의 자연현상으로 말미암아 깎이고 퇴적된 결과물이 층층이 눈앞에 펼쳐지고, 지금 알울라를 휘감는 바람과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미래의 어느 지점 알울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 수억 광년을 통과해 눈앞에 반짝이는 별처럼, 알울라의 시간이 반짝 스쳐간다. 붉은 알울라는 어떤 면에서는 광활한 우주와도 같게 느껴진다. 알울라의 아이코닉한 코끼리바위Elephant Rock는 수백만 년에 걸쳐 바람과 물의 침식으로 형성된 따뜻한 색조의 사암이다. 52m 높이의 이 바위는 황혼이 가까워질 무렵이면 짙은 진홍빛을 몸체에 드리우며 여행자를 매혹한다. 늦은 오후엔 바위를 감상하기 좋은 자리를 찾아 나서보자. 동그란 벙커 안의 따뜻한 화덕 앞에 자리를 잡고 몸을 녹이며 자연의 경이로운 변화를 목도해보기를.

TRAVEL WISE
항공편
인천국제공항에서 킹할리드국제공항까지 사우디아항공이 수요일과 금요일 주 2회 직항편을 운행한다. 시간은 약 1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더 많은 정보
사우디아라비아관광청 visitsaudi.com
나즈드 빌리지 najdvillage.com
헤그라 whc.unesco.org/en/list/1293/
마라야홀 marayaalula.com
클라우드 세븐 레지던스 알울라 cloud7hotels.com/alula/hotel/alula
반얀트리 알울라 banyantree.com/ko/saudi-arabia/alula

글. 임보연BO-YEON LIM
사진. 황인범,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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