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S
AVEIRO PLATE
아베이루의 접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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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호

AIVERO

포르투와 리스본 사이, 포르투갈 해안에 위치한 아베이루는 마을 입구의 석호부터 대구가 득실거리는 북대서양까지 항상 바다와 깊은 연을 맺어왔다. 변화의 파고가 이 마을을 휩쓸었을지라도, 바다와의 연은 여전히 끈끈하다.


소금 채집부터

이 지역의 소금 생산은 로마 통치 시절에 자리를 잡았지만, 현지인들은 15세기에 석호가 형성되기 시작한 후에야 변화하는 풍광이 채굴보다는 염전에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날 플로르 드 살flor de sal 소금은 여름 내내 조아우 실바Joao Silva(왼쪽)와 같은 장인들의 활동으로 완성된다. 이들은 소금으로 뒤덮인 염전(위) 사이로 이어지는 보행로를 따라 자라는 샘파이어samphire를 덤으로 얻기도 한다. 석호에 있는 모든 식당 가운데 아 페이샤리아A Peixaria(‘생선 장수’라는 뜻)는 최고 중의 최고로 통한다. 사우자신투Sao Jacinto 마을에 위치한 소박한 식당인 이곳에서는 통통한 석호 갑오징어, 민조개삿갓goose barnacles, 맛조개, 육즙이 많은 가자미, 붉은 도미(오른쪽) 등 현지에서 잡은 생선과 해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데, 이 모든 생선을 요리사 겸 식당 주인인 후이 테이셰이라Rui Teixeira가 안뜰 그릴에서 요리한다.


전통의 염대구

아베이루 석호의 모래톱 남단에 위치한 코스타노바Costa Nova 마을은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온 어부들의 터전이었다. 석호를 마주하고 있는 그들의 독특한 오두막은 누구나 탐내는 휴가용 별장이 되었는데, 선명한 색상과 패턴으로 칠해져 있어 눈길을 끈다. 일부에서 전해져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고기잡이를 떠났던 어선이 돌아오는 길에 해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도 하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오히려 가정집에서 어떠한 날씨에도 견디는 보트용 페인트를 사용했다는 것이 맞겠다. 모래톱 반대쪽에는 바위 교각들이 대서양으로 뻗어 있어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낚시를 즐기곤 한다. 운이 따르지 않아 고기를 잡지 못했다면 인근의 가파냐 드 아켕Gafanha de Aquem에 있는 벨라 리아Bela Ria 식당으로 가면 된다. 이 식당에서는 감자와 양파를 곁들인 구운 염대구 같은 고전적인 요리법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데, 이 구운 염대구 요리는 남쪽으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일라보Illhavo에 기반을 둔 바칼라우 신자들의 ‘형제회’인 콘프라리아 가스트로노미카 두 바칼라우Confraria Gastronomica do Bacalhau에 의해 ‘훌륭’한 요리로 인정받은 후 식당에서 바칼라우 콘프라리아(‘형제의 염대구fraternity salt-cod’)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장어의 재발견

전통적인 몰리세이로moliceiro 보트들은 한때 소금을 실어 나르고 해초를 수확하는 데 사용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아베이루 운하 주변으로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보트가 들락날락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석호에는 도미, 칠성장어, 특히 장어가 풍부한데, 일부 식당에서는 소금에 절인 어린 장어를 튀겨 만든 간단한 요리를 전문으로 판매한다. 현지 요리사들은 전통적으로 머리에 꼬리를 감아서 어린 장어를 준비하는데, 인근 수산시장의 생선 장수들 역시 이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제법 까다로운 작업인데, 모래가 미끄러운 생선을 단단히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옛 소금 창고에 자리한 수상 경력이 있는 살포엔테Salpoente 식당에서는 생선과 새우 파스타 스튜인 마사다 드 페이시 이 카마라우massada de peixe e camarao 같은 현지에서 조달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들을 내놓는다.

오픈 캔 안의 풍미까지

소금과 바칼라우는 20세기 초 아베이루의 엄청난 부에 기여했다. 부유한 브라질 가족들이 1920년대에 이곳으로 들어왔고, 그들 대부분이 아르데코와 아르누보 양식으로 정교하고 섬세하게 주택과 사업장을 건설했다. 아르테 누바 미술관은 이 소도시의 중앙 운하가 내려다보이는 화려하게 장식된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1893년에 건설된 62m 높이의 프라이아 다 바하Praia da Barra 등대는 오늘날까지도 포르투갈에서 가장 높은 등대이며, 이곳에서 비추는 빛은 선박들을 모래톱을 따라 석호 입구까지 안내한다. 아베이루 중심부에 있는 우 바이후O Bairro 식당은 불과 몇 미터 거리에 있는 수산시장에서 종종 구매한 식재료를 이용하여 오픈 캔에 담아 내주는 랍스터와 홍합, 샘파이어 같은 혁신적이고 기발하게 연출한 요리들을 만든다.

 

 

글. 마크 파렌 테일러MARK PARREN TAYLOR
사진. 마크 파렌 테일러MARK PARREN TAY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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